파워블로거, 작가, 강사 등 전·현직 직함만 35개...작가 김진향의 팔색조 인생 비결은 "역경을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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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블로거, 작가, 강사 등 전·현직 직함만 35개...작가 김진향의 팔색조 인생 비결은 "역경을 기회로"
  • 취재기자 신유리
  • 승인 2020.12.0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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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로 어린 시절 역경 이긴 경험으로 작가 데뷔...책 부제도 ‘글쓰기는 기회의 문 여는 열쇠’
학창시절은 알바로, 그 후는 옷가게, 카페, 수제화 쇼핑몰 운영 등으로 활동
강연 섭외 줄이어 “단 한 명의 청중 인생이라도 바꾸자”는 신념으로 강사 일 전념
김진향 작가(사진: 김진향 작가 인스타그램)
김진향 작가(사진: 김진향 작가 인스타그램)

승적이익강(勝敵而益强). 싸울수록 더 강해진다는 뜻이다. 작은 성공이 반복돼 자신감이 생기면 결국 큰 성공이 오는 것처럼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 생활보호 대상자였던 한 소녀가 지금은 35개나 되는 직업을 가진 유명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작가 겸 가수 김진향(35) 씨는 35개의 직업을 가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힘들었던 유년시절에 있었다고 당당히 밝힌다. 울산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고3이 되었을 때, 병상에 10년 넘게 누워있던 아버지를 여의었고, 어머니는 길에서 혼자 붕어빵 장사를 하며 삼남매를 키웠다. 생활보호대상자였던 김 작가는 중고등학교 시절 분식집 알바, 횟집 서빙, 전단지 알바 등 돈이 되는 일이면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달려들었다. 그렇게 힘들었던 어린 시절에 그녀에게 위로가 됐던 건 책, 그림, 그리고 음악이었다. 김진향 작가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인생에 한 번은 고난이 올 텐데, 나이가 들어서 고생한다고 생각하면 더 끔찍하다. 어렸을 때 내게 닥친 그런 고생은 젊으니까 고생해도 이겨내고 버텨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또순이처럼 모은 돈으로 스무 살에 대구 지역의 한 대학에 입학한 후 김진향 작가는 잠깐의 행복 끝에 또 다른 역경을 맞이했다. 대학 시절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사귀고 캠퍼스 생활을 누렸지만, 병원에서 당뇨 진단을 받고 학교와 아르바이트 모두 그만두게 된 것. 다행히도 그녀는 꾸준한 혈당관리로 점차 몸을 회복했으나 학교로 돌아갈 재정적 여유가 없어 결국 학업을 포기하고 울산의 한 의류 브랜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돈을 벌기 시작했다. 이후 의류에 흥미가 생겨 서울로 올라가 동대문 도매 시장에서 일을 하며 본격적으로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김진향 작가는 “서른 살 안에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틈틈이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일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김진향 작가는 대출 받은 돈으로 그녀가 26세이던 2011년에 카페를 차렸다. 지금은 그만 두었지만 당시 순조롭게 카페를 운영하던 중 수제화 만드는 회사 대표가 될 기회를 잡았다. 카페에서 우연히 구두 제작 기술자를 만나 어떻게 구두 디자인을 할 수 있는지 물어 보게 됐고, 수제화를 만들어 팔면 어떨까 하는 사업 욕심이 생겨 공장 사장 한 분을 소개받아 본격적으로 수제화를 만들 사업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김진향 작가는 “당시에 구두 디자인 공부에 거의 미친 듯이 몰입했다. 덕분에 카페 일하면서 틈틈이 수제화 사업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했다. ‘브이너스’란 수제화 브랜드 이름도 정했고, 브이너스 사이트도 직접 디자인해서 홈페이지도 개설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저서 ‘나를 더욱 사랑하게 되는 감성 글쓰기’를 들고 포즈를 취한 김진향 작가(사진: 김진향 작가 인스타그램)
자신의 저서 ‘나를 더욱 사랑하게 되는 감성 글쓰기’를 들고 포즈를 취한 김진향 작가(사진: 김진향 작가 인스타그램)

20대 후반이 되면서 그녀는 더욱더 바빠지기 시작했다. 카페 주인에, 수제화 브랜드 대표뿐만 아니라 작가로서 글쓰기 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에 <스물여덟, 구두를 고쳐 신을 시간>을 첫 출판으로 올해 8월에는 <나를 더욱 사랑하게 되는 감성 글쓰기>란 책을 출판했다. 책의 부제는 “글쓰기는 기회의 문을 여는 열쇠‘다. 그렇다. 그녀는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 시기에 스스로 이겨낼 수 있고 버틸 수 있는 힘을 얻은 것이 바로 ‘글쓰기’였다. 글에 대한 그녀의 사랑과 애정을 <나를 더욱 사랑하게 되는 감성 글쓰기>에 고스란히 담았다. 김진향 작가는 “나는 어려운 시절에 밀려오는 고통을 글로 적으면서 삭였고 그렇게 어려운 시절을 극복해 나갔다. 모든 사람들이 꼭 글쓰기를 했으면 한다. 그리고 누구나 자기의 삶을 글로 적을 수 있는 작가이며, 본인의 삶 자체가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책을 낸 이후 어느 단체의 호텔 조찬 모임에서 연사로 초청해주어서 처음으로 강연 기회를 얻게 된 김진향 작가는 현재 초중고대학생,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그녀가 배운 삶의 교훈들을 아낌없이 나눠주고 있다. 강연 반응이 좋았던지 여기저기 단체들이 입소문을 듣고 김 작가를 연사로 초청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1년에 많으면 200회 정도 강연을 다니게 됐다. 거의 1주일에 2-3회 정도로 강연 횟수가 늘면서 그녀에게는 새로운 강연 목표가 생겼다. 자신의 강연을 듣는 모든 사람이 아닌,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바꾸자는 것. 그녀는 “만약 600명의 청중을 상대로 강연을 간다면, 그중에서 정말 딱 한 사람을 대상으로 강연한다는 심정으로 강연에 임한다”며 “내 이야기를 듣고 딱 한 사람의 청중이 삶을 바꾼다면, 난 그걸로 강연은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10년 넘게 개인 블로그를 운영해 지금은 파워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의 블로그에는 지금까지 570만 명의 누적 방문자가 다녀갔으며, 블로그에 자신의 책을 홍보하기도 하고, 맛집을 소개하기도 한다. 그녀의 블로그는 꾸밈없는 자신의 일상을 기록해 이웃들과 소통하고 있다.

김진향 작가는 공식적으로 전직 현직 직업이 35개다. 이를 나이대별로 정리한 표를 만들어 기자에게 보내주었다(사진: 김진향 작가 제공)
김진향 작가는 공식적으로 전직 현직 직업이 35개다. 이를 나이대별로 정리한 표를 만들어 기자에게 보내주었다(사진: 김진향 작가 제공)

김진향 작가 삶의 궤적은 끊임없는 일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지금은 작가 일과 강연 강사 일이 가장 시간을 많이 쏟는 직업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이력서는 이것으로는 배가 고프다. 그녀는 대학을 그만 두고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일하던 중 모델 에이전시와 모델 카페에 올린 사진을 보고 방송국 등에서 연락이 와서 모델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모델 일은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 중이며, 올해로 15년차다.

좀더 전문적인 직업을 갖고 싶어서 20대 초반에 광고회사에 들어가 일을 한 적도 있었고, 어린 시절부터 듣기 좋아하고 부르기 좋아했던 기억을 살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노래를 들으며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너와 함께>라는 노래를 직접 작사, 작곡하기도 했다.

김 작가는 지금까지 바쁘게 살아왔기 때문에 요즘에는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지금의 대학생들은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살피면서 천천히 앞날을 계획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미래를 고민하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조언을 잊지 않았다. 그것은 하고 싶은 것들은 모두 도전해보라는 것. 그녀는 “ 꿈은 조각이 크면 클수록 좋다. 그 조각이 깨진다고 해도 깨진 조각이 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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