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불쌍하다고 먹이 주는 것도, 그렇다고 학대하는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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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불쌍하다고 먹이 주는 것도, 그렇다고 학대하는 것도 문제다
  • 부산시 동래구 주태형
  • 승인 2020.12.0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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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생명 보호 vs. 심야 울음소리와 쓰레기봉투 훼손 등 피해...주민 간 갈등 곳곳 발생
캣맘, 캣대디, "인간에 의해 버려진 생명들을 보살피는 것"이라며 먹이와 물 지속적으로 공급
반대 주민들, "그렇게 길고양이 소중하면 자기 집에 데려가 키워라"며 이기적인 행태라고 비판
정부가 지자체와 길고양이 개체수를 정확히 파악해 중성화 수술을 비롯한 종합적 관리대책 세워야
길고양이는 주택가에 가장 많이 서식하며 전봇대나 주차된 차량 밑에 있는 경우가 많다(사진:  독자 주태형 씨 제공).
길고양이는 주택가에 가장 많이 서식하며 전봇대나 주차된 차량 밑에 있는 경우가 많다(사진: 독자 주태형 씨 제공).

고양이와 개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키우는 반려동물이다. 고양이는 개와 달리 독립성이 강해 야생에서 사는 개체가 많다. 가정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이 아닌 길에서 사는 고양이를 길고양이라고 부른다. 주로 도심에서 사는 고양이들이 문제를 일으킨다. 길고양이 문제는 일명 ‘캣맘’, ‘캣대디’로 불리는 먹이를 주는 사람들과, 길고양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 간의 갈등이 대부분이다.

고양이는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에 밤에 주로 활동한다. 밤에 내는 울음소리와 배고픔에 쓰레기통을 뒤지고 훼손하는 등 길고양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주민들은 민원을 제기한다. 이들에게 고양이는 생활에 방해가 되는 유해 동물이다.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캣맘들은 이런 상황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인식되고 캣맘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캣맘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근거로 들며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준다. 캣맘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길고양이는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보살펴야 하는 이유가 없고 만약 보살피고 싶다면 집에 데려가 키우기를 주장한다. 길고양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 때문에 길고양이를 학대하고 캣맘에게 해코지하는 사람도 있다. 이로 인해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고양이는 사냥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을 쉽게 사냥한다. 고양이는 사냥감을 장난으로 죽이기도 한다. 호주에서는 야생고양이가 20여 종의 포유류를 멸종위기에 빠뜨리는데 영향을 줬다고 한다. 호주정부는 약 600만 마리로 추정되는 야생고양이 중 200만 마리를 2020년까지 살처분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살처분 만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있다.

서울시에서는 중성화 수술을 통해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서울시의 노력으로 길고양이는 2014년 25만 마리에서 2017년 13만 9000마리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 숫자마저도 정확한 길고양이 개체수라고 할 수는 없다. 중성화 수술은 민원이 제기된 경우에 한정적으로 실시하고 서울시의 모든 길고양이를 중성화 수술하는 것은 현재로서 불가능하다.

길고양이는 도심이나 주택가에서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고양이다. 길고양이는 주로 애완동물로 키워지다 버려지거나 쥐 퇴치를 위해 도입한 뒤 버린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이런 자체 번식을 통해 개체수가 늘어난다. 고양이의 임신기간은 약 두 달이며 한 마리에서 최대 여섯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때문에 모든 고양이를 중성화하지 않는 한 고양이 개체수를 줄이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한다.

길고양이를 불쌍하게 여길 수는 있다. 하지만 길고양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생명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길고양이를 데려가 키우는 방법이 가장 좋겠지만 모든 길고양이들을 데려다 키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고양이의 생명만 중요한 것도 아니다. 다른 동물들의 생명도 중요하다. 캣맘들이 길고양이에게 밥을 준다면 길고양이의 사후관리도 함께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행위에 대한 제재가 점차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고양이 학대문제에 대해서도 처벌한다. 캣맘과 주민들 간의 갈등으로 인해 애궂은 고양이들이 희생되는 경우도 있다. 현재와 같이 지자체와 개인이 일시적으로 중성화 수술을 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는 궁극적으로 길고양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길고양이 개체수를 줄여야 한다면 전국의 길고양이 개체수를 파악하고 관리해야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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