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어 내놓으면 넉 장 중 석 장이 사라지는 5만 원권...코로나19로 환수율 발행 이래 최저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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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어 내놓으면 넉 장 중 석 장이 사라지는 5만 원권...코로나19로 환수율 발행 이래 최저치 기록
  • 취재기자 안시현
  • 승인 2020.11.30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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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거래 많은 숙박 여가 서비스 업종 등 대면 상거래 부진으로 정상적 화폐 환수 어려워져
코로나19로 경제불확실 안전자산 선호심리 작용한데다 저금리 현상 겹쳐 5만 원권 선호
한국은행, “지하경제 유입 등 구조적 문제가 작용했다고 볼 순 없다”며 일각의 우려 일축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5만 원권의 환수율이 급감했다 (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5만 원권의 환수율이 급감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5만 원권 환수율이 최초 발행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이를 두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상거래가 부진함과 동시에 경제 사정이 불확실해져 예비용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5만 원권 발행액은 21조 9000억 원, 환수액은 5조 6000억 원이다. 환수율은 25.4%로 집계됐다. 이는 5만 원권이 최초 발행된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작년인 2019년의 5만 원권 환수율은 60.1%, 2018년의 5만 원권 환수율은 67.4%다.

한국은행은 5만 원권 환수율 감소의 원인으로 코로나19를 꼽았다. 감염병의 특성 때문에 대면 상거래가 부진해졌다. 대면 상거래를 통한 정상적인 화폐 환수가 어렵다는 추측이다. 이 근거로 숙박, 여가·서비스 업종의 GDP 성장률이 과거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자영업자가 많은 이 업종들은 상대적으로 현금 입금 비중이 높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불확실해지자 5만 원권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개인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작용했다. 여기에 저금리 현상까지 겹치자 안전자산으로서 현금을 보유하려는 성향이 더욱 높아졌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고액권 환수율이 떨어지는 현상은 다른 나라들에서도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유로존의 100유로 이상 환수율은 작년에 비해 19.3%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다른 권수는 상대적으로 적게 하락한 양상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지하경제로의 유입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에 한국은행은 “주요국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지하경제로의 유입 등 구조적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순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국은행은 지하경제 규모가 줄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5만 원권은 지난 추석연휴를 앞두고 품귀현상을 보인 바 있다. 당시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고액권 발행 역사가 다른 나라보다 짧아 아직 충분히 시장에 풀리지 않은 탓이라고 추측했다. 한국은행 발권기획팀 옥지훈 과장은 우리나라가 유독 고액권 환수율 하락 폭이 큰 이유에 대해 “5만 원권의 생애 주기상 성장기여서 신규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고, 우리나라 경제 구조에 자영업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한국은행은 오는 2021년에 5만 원권 발주량을 늘려 수요에 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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