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발’이라는 버스, 기사가 무서워... 언제쯤 마음 편하게 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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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발’이라는 버스, 기사가 무서워... 언제쯤 마음 편하게 탈 수 있을까?
  • 부산시 동래구 노현진
  • 승인 2020.11.30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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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민원 중 버스 기사의 난폭운전과 불친절이 가장 많아
시내버스 회사의 적자는 시민 세금으로 채우나 서비스는 최악
불친절 계속되지만 마땅한 해결 방법 없어 시민 대다수 비관적 전망
일부 불친절 난폭운전 기사 때문에 친절한 기사들까지 욕 먹고 있어
‘시민의 발’이라 불리는 버스는 이용객들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버스 기사들의 난폭운전과 불친절로 인해 위협을 느끼는 승객이 많다(사진: 독자 노현진 씨 제공).
‘시민의 발’이라 불리는 버스는 이용객들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버스 기사들의 난폭운전과 불친절로 인해 위협을 느끼는 승객이 많다(사진: 독자 노현진 씨 제공).

지난 15일 충남 천안의 한 버스 기사가 카드가 찍히지 않아 하차하는 여성 승객에게 욕을 하며 위협해 논란이 일었다. 여성 승객은 카드 인식의 오류로 찍히지 않아 버스 기사에게 “카드가 찍히지 않아서 내려야 할 것 같다”며 곧바로 다음 정류장에서 내렸다. 여성 승객이 내리자 버스 기사는 운전대를 놓고 앞문으로 따라 내려 “카드가 안 찍히면 죄송하다고 말한 후 내려야 한다”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버스 기사는 여성 승객을 향해 “씨XX 불친절로 신고하지 말라”, “싸가지 없는 X”이라며 많은 사람이 쳐다보는 곳에서 2~3분간 욕설을 이어갔다. 당시 버스에는 다른 승객이 10명 정도 타고 있었고, 버스 뒤에는 다른 차도 서 있었다. 해당 여성은 “말대꾸를 하면 신체적 폭력을 가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며 너무 무서워 제대로 된 대응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버스는 많은 사람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준다. 일하러 나가거나 약속 장소를 찾아갈 때, 많은 시민의 발이 된다. 특히 개인 승용차가 없는 사람에게 버스 이용은 필수다. 버스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다. 그러나 요즘 다양한 사건 사고가 발생해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무섭다. 신호를 위반하며 난폭운전을 해 사고가 날 것 같아 걱정된다. 이외에도 버스 기사가 승객에게 막말을 퍼부으며 욕을 하기도 한다.

현재 부산 시내버스는 2007년부터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다. 즉, 부산 시내버스 회사에 적자가 발생하면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다는 말이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부산시 버스 준공영제 지원·누적 적자 금액’ 자료에 따르면, 부산시는 지난해 부산시 시내버스 회사 적자 보전 금액으로 1300억 원을 투입했다. 매년 국민의 세금이 엄청나게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버스 기사들이 갑질을 하며 최악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민들에게 공격적인 말투로 대하고 심할 때는 큰소리를 치며 욕을 한다. 버스 기사의 서비스는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더 심해져 시민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

실제 버스를 이용하며 버스 기사가 승객을 향해 욕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며칠 전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한 여성 승객이 버스 하차 벨을 잘못 눌렸다. 곧바로 “내릴 정류장을 착각해 잘못 눌렸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여성 승객의 말이 끝나자마자 버스 기사는 큰소리로 “아 XX 제대로 눌려야지”라며 욕설을 했다. 버스 내에 10명 이상의 승객이 타고 있었고 버스 기사의 욕설에 승객 모두가 놀랐다. 버스 내부가 시끄러웠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선명하게 잘 들렸다. 버스 안에 승객이 있건 말건 너무 당당하게 욕을 하는 모습에 당황스러웠다.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었다. 누가 봐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게 욕을 하는 모습이 불편했다. 하차 벨을 잘못 눌렸다고 해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다. 버스가 정류장에 서는 것은 당연하다. 심지어 정류장에 다다르기 한참 전이었다. 너무 당연하게 욕을 하고 화를 내는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나에게 직접 욕을 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상황이 무서워 빨리 내리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버스 기사들의 불친절과 막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랜 시간 지속된 문제다. 그들의 막말은 남녀노소 불문하지 않으나 위협을 느끼는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여성 중 많은 사람이 불친절로 인한 위협을 느꼈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택시는 버스보다 심하고 무섭다. 너무 당연하게 시비를 걸고 욕을 하며 위협한다. 택시는 기사와 나 단둘이만 있는 공간이라 대응하기 더 어렵다. 중간에 내린다고 하면 욕을 하고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한다.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강하게 대응하고 할 말을 하라고 한다. 그러나 막상 이런 상황을 겪으면 절대 대응하기 쉽지 않다. 정말 무섭고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할 것 같아 두렵다.

난폭운전도 문제가 되지만 불친절과 욕설이 정말 큰 문제다. 현재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다만 다들 말하지 않을 뿐이다. 불친절로 인한 사건이 발생해 민원을 넣으면 버스 회사에서 사과한다. 해당 버스 기사가 직접 사과를 하는 일은 드물다. 또 사과만 하고 나면 끝이다. 시내버스 기사들의 불친절 문제는 다시 발생한다. 절대 줄지 않고 뫼비우스의 띠처럼 계속 반복될 것이다. 시민들의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서비스는 엉망이다. 정말 말이 안 된다.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면 서로 좋지 않겠는가. 몇몇 버스 기사들로 인해 친절하고 안전 운전을 하는 버스 기사도 욕을 먹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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