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 속이고 술 담배 구매한 미성년자 때문에 억울하게 영업정지 처벌받는 가게들 많다
상태바
신분 속이고 술 담배 구매한 미성년자 때문에 억울하게 영업정지 처벌받는 가게들 많다
  • 부산시 북구 김세인
  • 승인 2020.11.30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분증 도용하거나 위조해 술 산 뒤 검사하지 않았다고 업주에 뒤집어 씌우기도
핸드폰 신분증 확인 어려워, 미성년자들은 업주와 알바생 눈 속이고 술 구매 사례 많아
행정처분 면제 길 있지만 입증하는데 시간 걸리고 과정 복잡해 감경받기 쉽지 않아
자칫 알바생이나 취준생이 처벌받는 경우 향후 해외출국 제한되고 취업에도 영향

얼마 전 친구가 아르바이트하는 술집에 갑자기 경찰이 찾아온 일이 있었다. 한 청소년 무리가 신분증을 도용해 술을 먹었기 때문이다. 분명 친구는 신분증 검사를 하고 손님을 받은 것인데 알고 보니 미성년자였던 것이다. 경찰이 찾아와 학생들을 데리고 가면서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학생들은 검사하지 않았다고 거짓말까지 했다. 자칫 잘못하면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았다는 이유로 친구가 일하는 가게가 문을 닫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요즘 일반음식점을 운영하는 분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에 청소년들이 신분을 속이고 들어오는 것이다. 이런 사건은 주변에서 쉽게 목격된다. SNS에 억울하다는 글을 올리는 업주들의 글도 자주 보인다. 그래서 신분증을 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남의 신분증을 도용하여 신분을 속이는 청소년들도 엄정하게 처벌하도록 법률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현행 식품위생법상 청소년이 신분증을 도용 또는 위조해 영업자가 청소년인 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폭행 또는 협박으로 청소년임을 확인하지 못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행정처분을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업주 입장에서는 입증하는데 시일이 걸릴 뿐더러 복잡하기 때문에 감경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언론에 따르면, 한 업주는 청소년들이 신분증을 교묘하게 속이거나, 휴대전화에 저장된 신분증의 경우 확인도 어려워 결국 자영업자만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호소했다. 이 업주는 행정심판 등을 통해 감경을 받을 수 있지만, 입증 절차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신분증을 위조까지 해서 술을 사려고 하겠나 생각할지 모르지만, 돈을 받고 신분증을 위조해 주는 곳도 있다. 혹은 형제나 자매의 신분증을 도용하는 경우도 많다. 밝은 곳에서 유심히 대조하지 않는다면 본인으로 착각할 여지가 충분하다. 특히 바쁜 시간대에 손님이 몰린다면 이러한 행위에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아르바이트하는 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의 경우 담배나 술 판매로 벌금형 등의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면 향후 해외여행이나 출장 등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형사처벌 기록이 있다면 웨이버(waiver)로 불리는 사면을 받아야만 비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한다. 청소년에게 담배, 술을 판매하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경찰 조사에 모든 자료와 선처 호소문 등을 준비, 제출하여 혐의없음 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향후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신분증 도용은 성인이나 청소년이나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자신들의 짧은 생각으로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한 가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청소년들이 인식해야 한다. 청소년에게 주류나 담배를 제공한 경우 통상 판매업자에게만 처벌이 내려지고 청소년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하고 있지 않는데, 이제는 위조신분증을 사용해 범죄를 도모한 청소년의 경우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해당 청소년들에 대해 금주, 금연 의무교육을 부과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유튜브에 미성년자 주류 판매로 영업정지를 당해 억울하다며 도와달라는 영상이 올라와 있다(사진: 유튜브 캡처).
유튜브에 미성년자 주류 판매로 영업정지를 당해 억울하다며 도와달라는 영상이 올라와 있다(사진: 유튜브 캡처).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