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제작 의도가 '이혼 자랑'인가?...자극적 소재보다 사회적 악영향 먼저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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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제작 의도가 '이혼 자랑'인가?...자극적 소재보다 사회적 악영향 먼저 고민해야
  • 부산시 사하구 김민규
  • 승인 2020.11.29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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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부의 세계' '우리 이혼했어요' 등 이혼 다룬 TV 프로들 제작 의도 한심
이혼이 금기 아니지만, 이혼으로 상처받는 당사자들, 자녀들 입장 고려해야
미디어 시청률 지상주의보다, 사회적 영향력 감안이 우선이다

올해 들어와 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들며 부부와 관련된 자극적인 소재를 다룬 프로그램이 유행처럼 생겨났다. 대표적인 예로 올해 전국을 뒤흔든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있을 것이고, 또 최근 방송되고 있는 ‘우리 이혼했어요’가 있다. 이 예능을 접했을 때의 솔직한 심정은 요즘 방송이 별의별 소재를 다 사용하는구나하는 생각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이혼을 자랑하는 것 같았다. 과연 이혼이 자랑인가.

2019년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조이혼율은 2.2건이다. 10년 전인 2010년 2.3건에서 아주 살짝 떨어졌다. 조이혼율은 1000명당 이혼건수를 의미한다. 10년 전에 비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2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그럴까? 확실히 이혼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도 변했다. 그만큼 이혼이 흔해진 것이다. 이는 그렇게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이혼이 금기어는 아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이혼으로 상처받은 당사자나 그들의 자녀들이 있다. TV에서 이혼을 단지 시청률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진: pxhere 무료 이미지).
이혼이 금기어는 아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이혼으로 상처받은 당사자나 그들의 자녀들이 있다. TV에서 이혼을 단지 시청률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진: pxhere 무료 이미지).

이렇게 이혼에 무뎌진 데는 그만큼 우리가 이혼에 익숙해져서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이런 종류의 TV 프로그램의 영향도 없을 수가 없다고 본다. 이런 미디어 속 이혼 후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이를 시청하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은연중 이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내가 여기서 이혼에 관해 반대하고 나서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혼에 대해 너무 흔해져버린 사회적 무감각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흔히들 이혼을 생각할 때 우리는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본다. 이 TV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이혼을 다른 시각으로 봐보자. 과연 이혼한다고 했을 때 그 당사자들의 자녀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친한 친구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했다. 한참 공부와 인간관계가 중요했던 시기에 그 친구는 다른 일에 팔려 있었다. 이는 그 친구를 더 단단하고 더 독하게 만들었고, 지금 그 친구는 그 때를 당당하게 말할 수 있지만,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것을 내가 옆에서 절절히 목격했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이거다. 이런 프로그램이 어떠한 취지로 만들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이것이 미칠 부정적이거나 더 큰 사회적 영향력을 생각해야 한다. 미디어의 힘은 생각보다 강하고 이를 보고 있는 시청자들의 사고를 바꾸는 것은 일도 아니다. 이혼이 그렇게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좋게도 볼 수 없다. 이혼하는 과정에서 그 친구 같은 피해자가 생긴다는 점, 그 피해자는 생각보다 극복하는 것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힘들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디어는 때론 주목을 끄는 것보다 그것이 사회구성원에게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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