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민스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읽고 긍정적으로 살려고 했는데...세상 누구를 믿으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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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읽고 긍정적으로 살려고 했는데...세상 누구를 믿으란 말인가?
  • 전남 여수시 김성범
  • 승인 2020.11.28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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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라더니 알고 보니 풀소유 혜민 스님에 수만 지지자들 허탈
"불교 가르침 어기고, 대중 신뢰 잃고, 본인마저 상실한 것 아닌가"

최근 활발히 방송에 출연하던 혜민 스님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대중 선원에 돌아가 다시 공부하겠다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혜민 스님은 2010년대 초반에 <젊은 날의 깨달음-하버드에서의 출가 그 후 10년>과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출간했다. 그가 하버드 출신 스님이라는 마케팅을 통해 8개월 만에 그의 저서 100만 부를 판매하여 도서 출간을 통해 엄청난 인지도를 얻었다.

나도 그의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읽고 위안을 받아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나의 시각이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세상을 통해 자신의 마음이 바뀌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마음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뀐다는 말은 지금도 나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중적 신뢰를 얻고 있던 혜민 스님이 풀소유자인 것으로 드러나 만인의 실망을 사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대중적 신뢰를 얻고 있던 혜민 스님이 풀소유자인 것으로 드러나 만인의 실망을 사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하지만 지난 11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비친 혜민 스님의 일상은 무소유를 강조해온 본인의 말과는 이중적인 행보를 보여 비난을 받게 됐다. 그의 집은 절이 아닌 화려한 자택이었고, 그가 고가의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모습은 무소유와는 대비됐다. 이 때문에 혜민 스님은 많은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무소유가 아닌 풀소유다”라는 말과 함께 위선적인 태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고승(故僧) 법정 스님은 불교에서 말하는 무소유는 정말 빈털터리가 되라는 말이 아니고,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고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때 우리는 전보다 집착에서 벗어난 홀가분한 삶을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모든 괴로움은 집착으로부터 나온다’는 불교의 사성제(四聖諦)의 가르침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하지만, 혜민 스님이 소유한 화려한 자택과 고가의 전자기기를 구매한 것은 오로지 본인의 사욕을 채우기 위한 구매였다. 행여나 본인의 사욕이 없다고 하더라도 사치품을 구매하면 사람은 그 물건에 집착이 생길 수밖에 없다.

내가 처음 혜민 스님에 관한 기사에 접했을 때, 나는 그가 화려한 저택에 살고 고가의 전자기기를 구매한 것은 본인의 소득으로 구매한 것이므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거 혜민 스님의 발언이 조명되면서 그가 ‘무소유’를 강조해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스님으로서 불교의 교리를 지키는 것 또한 당연하지만 본인의 인지도가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그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혜민 스님은 스님으로서 불교의 교리를 어긴 것은 물론이고 과거 본인의 언행에 모순되는 행동을 했다. 이는 그를 지지하는 대중의 신뢰를 잃고, 인지도를 얻기 전 불교에 충실하던 본인마저 저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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