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의 '우리 이혼했어요'...이혼하라는 건지, 하지 말라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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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의 '우리 이혼했어요'...이혼하라는 건지, 하지 말라는 건지?
  • 부산시 해운대구 손현아
  • 승인 2020.11.28 0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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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혼했어요' 프로, 제작 의도 모호
.부부의 세계'처럼 결혼과 이혼을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다룬 마케팅 아닐까?

TV조선에서 11월 20일 ‘우리 이혼했어요’ 프로그램을 첫 방영했다. 왜 결혼이 아닌 이혼일까 기획의도를 보니, 이혼한 연예인과 셀럽 부부가 다시 한 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관찰하여 이혼 후 새로운 관계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함이었다.

이혼을 하게 된 이유를 보면 우리나라 기준 1위는 ‘성격차이’였다. 이혼 부부들은 그들의 성격이 맞지 않았기에 각자 다른 길을 가는 것을 선택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다 해도 한 성격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변하기는 쉽지 않다.

이혼이란 자극적 소재를 다룬 '우리 이혼했어요' 프로그램은 이혼을 하라는 건지 하지 말라는 건지 제작 의도가 모호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이혼이란 자극적 소재를 다룬 '우리 이혼했어요' 프로그램은 이혼을 하라는 건지 하지 말라는 건지 제작 의도가 모호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우리나라에서 이혼을 진정성 있게 다룬 프로그램은 없었다. 나는 서로 사랑해서 법적 부부가 됐으나 서로의 끝을 봤기에 ‘남남’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혼한 사람들을 다시 한 집에 생활하도록 하는 것은, 또 이를 방송에 내보낸다는 것은 결국 ‘이혼’이란 타이틀을 이용하여 ‘마케팅’을 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이혼의 상처에, 이혼하게 된 사연을 다루면서 누군가는 상처를 받게 된다. 이혼하고 7개월 만에 ‘우리 이혼했어요’ 프로그램에서 재회하게 된 이혼부부가 나왔다. 그들이 이혼하게 된 사연이 방송을 타고, 시청자들은 방송을 통해 그들의 이혼에 대한 단면만 보게 된다. 결국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고, 전과 다를 바 없이 이혼한 부부였던 그들은 각자 자신들만 보호하기 위해 해명하기 바빴다.

나는 과연 이 프로그램이 기획의도에 맞게 이혼에 대한 진정성을 알아보기 위함이었을까, 아니면 단지 ‘이혼’이란 주제로 사람들을 자극시키기 위한 소재였을까 되려 의문스러웠다. 이혼은 나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이혼을 주제로 한 ‘(이혼부부) 1호가 될 수 없어’의 프로그램처럼 이혼은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기에 이혼부부가 되면 안 된다는 취지를 담아 이혼을 자극적으로 방송하는 예능프로그램들이 사람들의 인식을 더욱 좋지 않게 심어준다.

드라마와 예능의 트렌드를 보면 우리 사회가 어떤 사회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최근 드라마는 <부부의 세계>, <펜트하우스> 등 외도에 관한 내용을 자극적으로 보여준다. ‘외도’도 마찬가지로 이혼사유 중 하나다. 나는 지금 우리 사회가 결혼보다는 이혼을 주인공으로 비춰주는 사회가 되어간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선택이듯, 이혼도 각자의 선택이다. 이를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이를 이용하는 사회는 되지 말아야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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