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처럼 결혼과 이혼을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다룬 마케팅 아닐까?
TV조선에서 11월 20일 ‘우리 이혼했어요’ 프로그램을 첫 방영했다. 왜 결혼이 아닌 이혼일까 기획의도를 보니, 이혼한 연예인과 셀럽 부부가 다시 한 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관찰하여 이혼 후 새로운 관계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함이었다.
이혼을 하게 된 이유를 보면 우리나라 기준 1위는 ‘성격차이’였다. 이혼 부부들은 그들의 성격이 맞지 않았기에 각자 다른 길을 가는 것을 선택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다 해도 한 성격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변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이혼을 진정성 있게 다룬 프로그램은 없었다. 나는 서로 사랑해서 법적 부부가 됐으나 서로의 끝을 봤기에 ‘남남’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혼한 사람들을 다시 한 집에 생활하도록 하는 것은, 또 이를 방송에 내보낸다는 것은 결국 ‘이혼’이란 타이틀을 이용하여 ‘마케팅’을 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이혼의 상처에, 이혼하게 된 사연을 다루면서 누군가는 상처를 받게 된다. 이혼하고 7개월 만에 ‘우리 이혼했어요’ 프로그램에서 재회하게 된 이혼부부가 나왔다. 그들이 이혼하게 된 사연이 방송을 타고, 시청자들은 방송을 통해 그들의 이혼에 대한 단면만 보게 된다. 결국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고, 전과 다를 바 없이 이혼한 부부였던 그들은 각자 자신들만 보호하기 위해 해명하기 바빴다.
나는 과연 이 프로그램이 기획의도에 맞게 이혼에 대한 진정성을 알아보기 위함이었을까, 아니면 단지 ‘이혼’이란 주제로 사람들을 자극시키기 위한 소재였을까 되려 의문스러웠다. 이혼은 나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이혼을 주제로 한 ‘(이혼부부) 1호가 될 수 없어’의 프로그램처럼 이혼은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기에 이혼부부가 되면 안 된다는 취지를 담아 이혼을 자극적으로 방송하는 예능프로그램들이 사람들의 인식을 더욱 좋지 않게 심어준다.
드라마와 예능의 트렌드를 보면 우리 사회가 어떤 사회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최근 드라마는 <부부의 세계>, <펜트하우스> 등 외도에 관한 내용을 자극적으로 보여준다. ‘외도’도 마찬가지로 이혼사유 중 하나다. 나는 지금 우리 사회가 결혼보다는 이혼을 주인공으로 비춰주는 사회가 되어간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선택이듯, 이혼도 각자의 선택이다. 이를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이를 이용하는 사회는 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