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빨간 구두 이야기’의 배우 신선영...“인생은 롤러코스트 같은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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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빨간 구두 이야기’의 배우 신선영...“인생은 롤러코스트 같은 연극”
  • 취재기자 박명훈
  • 승인 2020.11.2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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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연극영화과 석사 출신...연기와 대학 강의 병행하는 재원
“가난한 연극배우의 삶, 내가 선택했기에 마음은 부자다”

연극배우는 가난하고 힘들다는 인식은 오래전부터 계속 있어왔다. 그러나 물질적인 것만이 부유함의 기준이 될 수는 없는 것. 영화배우 짐 캐리는 “좋아하지 않는 일을 선택해도 실패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게 낫지 않은가?”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연극 단체 ‘문’과 ‘드라마 라운지’ 등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했고, 성남문화재단과 경성대학교 연극영화과에서 강사직을 병행하며 마음의 부를 쌓아가고 있는 연극배우 신선영(33) 씨를 시빅뉴스가 만났다.

연극배우와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신선영 씨가 주말에 셀카를 찍으며 휴식을 하고 있다(사진: 신선영 씨 제공).
연극배우와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신선영 씨가 주말에 셀카를 찍으며 휴식을 하고 있다(사진: 신선영 씨 제공).

신선영 씨는 인천 출신으로 2007년 연세대학교에 입학해서 영문학과와 심리학과를 복수전공했다. 그러나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연극과 연기에 대한 마음이 컸기 때문에 연세대학교 재학 중에도 연극 동아리 활동을 했으며, 연세대 졸업 후 영국 코번트리에 위치한 워릭 대학교(University of Warwick)에 2012년에 입학하여 연극영화과(Drama and Theater Education) 석사 학위를 2013년에 취득했다.

석사 졸업 후 귀국한 신선영 씨는 2014년부터 본격적인 연극 생활을 시작했다. 첫 연극은 <절대사절>이었으며, 서울시 대학로에서 공연했다. 첫 연극을 마친 후 심정은 “처음에 겪는 프로 무대여서 아무래도 적응하는데 힘이 무척 들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첫 작품 이후 <맥베스>(2015), <다 아는데 너만 모르는 이야기>(2016, 2018), 단편영화 <우로보로스>(2018), <빨간 구두 이야기-잘 알지도 못하면서 쇼케이스>(2019) 등 다양한 작품에서 배우로 열심히 활동했다.

2019년 신선영 씨가 출연한 연극 (빨간 구두 이야기-잘 알지도 못하면서 쇼케이스)의 현수막 사진이다. 사진의 오른쪽이 신선영 씨다(사진: 신선영 씨 제공).
2019년 신선영 씨가 출연한 연극 '빨간 구두 이야기-잘 알지도 못하면서 쇼케이스'의 현수막 사진이다. 사진의 오른쪽이 신선영 씨다(사진: 신선영 씨 제공).

연기를 하는 동안 그녀는 “관객들이 바쁜 삶 속에서도 스스로를 생각해볼 기회가 없는데, (연극을 통해) 감정 또는 이야기 등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할 때 배우로서 가장 보람찬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배우로서 연기에 대한 칭찬보다는 전체적인 작품에 대해서 칭찬을 들을 때 더 기분이 좋다. 작품 자체에 대한 칭찬을 들을 때 공동작업을 함께했다는 동료들과의 유대감이 느껴져서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녀의 연기자 생활이 지금처럼 여유가 있지는 않았다. 신선영 씨는 연기를 시작하게 되면 배고프게 생활할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실제로도 금전적인 벽에 종종 부딪혔다. 그래서 처음에는 스스로 학비와 더불어 용돈벌이로 연기 생활과 강사 활동을 병행했다. 그럴 때마다 한 선배로부터 연기나 강사 중에 하나라도 제대로 하라는 등의 타박을 받기도 했다. 그때 그녀는 스스로 바보 같고 약하다는 생각에 혼자 눈물로 밤을 지새운 적도 꽤 여러날 있었다.

그녀가 힘들어서 다 포기하고 싶었을 때, 주위에서 해준 격려와 위로의 말들이 그녀에게 가장 도움이 됐다. 어느 선배는 “너는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라고 위로했고, 어느 극단 대표는 “너는 생각보다 독한 년”이라고 위로했는데, 이렇듯 그녀는 “나는 남들로부터 강하고 단단한 사람처럼 보인다는 말을 들을 때 더욱 힘을 내고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처음엔 금전적 이유로 대학 강사 활동을 시작했으나, 현재는 자신의 활동 범위를 넓히고 스스로 공부하기 위해 전 연령을 대상으로 무료 봉사 강의와 더불어 경성대학교 연극 영화과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하고 있다. 신선영 씨는 연극 강연을 할 때 해당 지역의 소득에 따른 지역 사람들의 문화 인식의 차이를 느낀다고 한다. 그녀는 “문화를 즐기는 데 소득으로 차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문화를 즐기는 데에는 만인이 평등해야한다. 소득에 따른 문화 불평등을 없애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성대학교 연극교육학과에서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는 신선영 씨의 교원증(사진: 신선영 씨 제공).
경성대학교 연극교육학과에서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는 신선영 씨의 교원증(사진: 신선영 씨 제공).

신선영 씨가 연기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단순히 연극을 좋아하고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집안의 반대로 인해 첫 진학을 바로 연극과 연기에 관련된 학과가 아닌 영문학과로 진학 후 졸업한 뒤에 연기를 시작하게 됐는데, 그로 인해 남들보다는 연기를 시작한 시기가 조금 늦어졌다. 그녀는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연기의 길로 전향한 일은 너무 무모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그 선택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연기뿐만 아니라 어떤 일이든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사람들에게 ‘늦었다고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어 박사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그녀는 교육과 연기를 병행하면서 더욱 깊이 있고 심화 있게 공부를 계획하고 있다. 그녀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편하게 살아가는 방법도 있겠지만, 회전목마 같은 인생보다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이 더 재밌지 않겠냐”며 “불확실한 삶 역시 내가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굴곡진 인생을 즐기며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신선영 씨는 <빨간 구두 이야기-잘 알지도 못하면서>라는 연극을 올해 가을에 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공연 날짜는 내년 5월 중으로 미뤄졌으며, 공연 장소는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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