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복지관에서 노인 돌보고, 세이브 더 칠드런에서 어린이 보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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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복지관에서 노인 돌보고, 세이브 더 칠드런에서 어린이 보호하고...
  • 취재기자 김민지
  • 승인 2020.11.27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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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 꿈꾸는 박한비 씨의 하루는 봉사로 시작해 봉사로 마감
돌봄 손길 찾아 독거노인 만나고, 어린이 보호 캠페인 하며 보람 찾아

“실습하러 온 친구들에게 ‘필드로 나와도 괜찮아’라는 말을 할 수 있고 아동들에게 ‘덕분에’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요.”

현재 경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박한비(21, 부산시 북구) 씨는 도움이 필요한 아동이 있다면 그 아동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특별한 기관들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봉사를 남들보다 많이 하고 있다. 사회복지사가 하는 일들을 직접 경험해보고 현장을 마주하기 위해 그녀는 오늘도 봉사를 시작한다.

사회복지사를 꿈꾸고 있는 박한비 씨는 봉사를 천직으로 알고 남들보다 더 많은 봉사 활동을 찾아 나서고 참여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민지).
사회복지사를 꿈꾸고 있는 박한비 씨는 봉사를 천직으로 알고 남들보다 더 많은 봉사 활동을 찾아 참여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민지).

박한비 씨가 사회복지사라는 꿈을 꾸게 된 원인에는 고등학교 때 경험했던 작은 봉사활동이 크게 작용했다. 그녀는 고등학교 2학년 시절인 2017년에 교회의 보육원(그룹홈)에서 생애 첫 봉사를 경험했다. 당시 친하게 지내던 교회 친구가 권유해 함께 시작한 그 일은 매주 목요일마다 보육원에 가서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공부를 가르쳐주고 청소하는 등의 봉사 활동이었다. 그녀는 “예전부터 아이들을 좋아하해서 같이 놀아주고 지내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봉사여서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첫 봉사였기에 그만큼 서투른 점들도 있었다. 그녀가 보육원 봉사를 할 시기에 보육원에는 다운증후군인 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 아이가 갑자기 자신을 안거나 자신의 손을 잡는 등의 모습을 보여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이 살짝 꺼려졌다. 하지만 아이와의 만남이 점점 늘어나자, 처음의 주저하던 마음은 다 사라지고 스스럼없는 그 아이의 행동에 살가움과 함께 행복을 느꼈다. 그녀는 “봉사가 끝난 후 헤어질 시간에 아이들이 또 언제 오냐고 묻는 것이 가장 슬펐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부산 토박이인 박한비 씨는 현재 사회복지사라는 꿈을 가지고 경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이다. 하지만, 그녀는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기 이전에 다른 학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과거 이과 공부를 했기 때문에 화학교육뿐만 아니라 교육학과, 보건행정도 전공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그녀가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한 계기는 역시 고등학교 시절의 보육원 봉사활동이었다.

과거, 그녀는 보육원에서 아이들을 돌보거나 함께 노는 등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봉사를 주로 했다. 그러나 대학에 입학한 후, 그녀는 과거보다 더 전문적인 봉사를 하고 싶었다, 현재 그녀는 부산진구에서 실시 중인 아동의 안전과 보호를 위한 사업들을 평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박한비 씨의 봉사활동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녀는 현재 해운대에 있는 반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정기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화하거나 가정방문해서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사례관리’라고 하는데, 사례관리란 지역 내 문제 상황에 놓인 주민이 스스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상담, 정보제공, 자원 연계 등으로 도와주는 일을 의미한다.

그녀는 반여동 복지관에서 ‘청춘사례발굴단이 실천하는 살기 좋은 우리 동네 만들기 프로젝트 지역 줌인(zoom in)’ 사업도 하고 있다. 이는 직접 현장에 나가서 복지가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서 사례관리하는 활동이다. 기존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직접 복지관 문을 두드리는 형식이었으나,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복지관에서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을 직접 찾아가는 봉사를 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마다 밑반찬을 배달해주거나 그 달에 생일을 맞는 사람들에게 케이크를 준비해서 축하해주는 ‘생신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녀는 “시간이 지날수룩 노인과 나와의 관계가 친숙해짐을 느낀다. 어르신들이 감사하다고 말씀하실 때면 그분들에게 작은 힘이 되어 드렸구나 싶어 기쁘다”고 말했다.

반여종합사회복지관에 봉사를 가기 위해 박한비 씨가 출입증을 준비하고 있다(사진: 박한비 씨 제공).
반여종합사회복지관에 봉사를 가기 위해 박한비 씨가 출입증을 준비하고 있다(사진: 박한비 씨 제공).
박한비 씨가 생일을 맞은 어르신에게 생일 케이크를 준비해서 생일을 축하하는 ‘생신 서비스’를 하고 있다(사진: 박한비 씨 제공).
박한비 씨가 생일을 맞은 어르신에게 생일 케이크를 준비해서 생일을 축하하는 ‘생신 서비스’를 하고 있다(사진: 박한비 씨 제공).

이 외에도 박한비 씨는 아동 권리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을 위한 ‘세이브더칠드런이란 단체의 대학생 서포터즈인 ’영세이버‘의 일원 중 한 명이다. 영세이버 10기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아동 체벌을 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캠페인을 담은 카드뉴스를 영세이버 인스타그램에 올려서 일반인들에게 홍보하는 일도 맡았다. 또한, 부산진구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52개 이동 관련 사업 중 몇 개를 뽑아서 이들 사업이 실제 아동들의 안전과 보호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분석, 평가해서 구청에 사업의 문제점이나 개선 사항을 전달하는 일도 진행했다.

박한비 씨가 활동하고 있는 영세이버들이 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다(사진: 박한비 씨 제공).
박한비 씨가 활동하고 있는 영세이버들이 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다(사진: 박한비 씨 제공).

그리고 박한비 씨는 최근 부산시 동구에서 열린 부산지역 공기업 4개사와 세이브더칠드런이 함께한 ‘다함께 차차차’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는 드라이브 스루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부산지역 사회적 기업과 농어민들을 돕고자 이들이 만들거나 재배한 채소, 과일, 잡곡, 수산물을 꾸러미별로 저렴하게 일반 주민들에게 판매하는 행사였다. 이 행사에서 주민들이 농수산물을 사면 경품을 주는데, 그녀는 경품을 추첨하는 부스에서 봉사했다.

부산지역 공기업 4개사와 세이브더칠드런이 함께한 ‘다함께 차차차’ 행사 포스터(사진: 드라이브스루 자선행사 홈페이지).
부산지역 공기업 4개사와 세이브 더 칠드런이 함께한 ‘다함께 차차차’ 행사 포스터(사진: 드라이브스루 자선행사 홈페이지).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은 박봉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도 힘든 직업이다. 그렇기에 막연한 봉사는 좋은 일이라는 생각만 가지고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해서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준비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박 씨는 말한다. 그녀는 “사회복지사는 사회적 약자를 돕는다는 사명감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그 사명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현실에 굴하지 않는 의욕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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