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의 일상화된 노인혐오... “나도 차별당할 수 있다" 인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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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의 일상화된 노인혐오... “나도 차별당할 수 있다" 인식해야
  • 부산시 영도구 이태녕
  • 승인 2020.11.24 15: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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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틀딱 등 노인혐오는 젊은이들의 일상적 정서
김지혜의 '선량한 차별주의자' 읽고 깨달은 바 있어

코로나는 우리의 삶을 빠르게 변화시킴과 동시에 여러 혐오와 차별을 가져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노인혐오 정서의 확산이다. 최근 마스크를 내리고 대화하는 할아버지와 이에 분노한 여성이 지하철에서 언쟁을 벌이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사람들은 노인들 전체를 일반화하여 혐오하는 것 같다.

노인혐오는 젊은 세대 사이에선 생각보다 일상적이다. 내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중년층과 노년층 손님들은 알바생에게 다짜고짜 반말 하는 경우가 많았다. 혹은 다 마신 음료를 카운터로 가져오지 않고 그냥 자리에 두고 가기도 했다. 한창 코로나로 민감한 시기에 마스크를 끼지 않고 주문하는 할아버지 손님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자, 나는 나이 많은 손님을 대하는 것이 불편했고, 내심 그분들이 오지 않기를 바라게 됐다. 친구도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 친구는 고깃집에서 알바를 하는데, 노인들은 셀프인 반찬을 알바생에게 직접 가져다 달라고 요구했고, 친구가 거절하자 화를 냈다는 것이다. 덧붙여 친구는 진상 손님의 대부분은 나이 든 사람이라고 불평했다. 그 얘기에 많은 다른 친구들이 공감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에 많다면, 이것이 약자에 대한 혐오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에서도 노인에게 겪은 불쾌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노인혐오가 생길 것 같다는 글이 흔하다. 그러면 ‘틀딱’, ‘꼰대’ 등 노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쓰며 글에 동의하는 댓글도 수십 개가 달린다. 사람들은 노인이 무례하다고 결론 지으며 노인혐오를 정당화하고 있다.

불평등은 인종, 성별, 나이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사회 속에 존재한다. 나는 동양인으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살아가며 많은 불평등을 경험했다. 그래서 언론에 올라오는 동양인 비하 사건이나 성차별적인 발언들을 보며 분노했다. 그러나 내가 차별당한 것처럼 나 또한 누군가를 차별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우리 모두가 노인이 된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사진: unsplash 무료 이미지).
우리 모두가 노인이 된다는 생각을 잊어선 안된다(사진: unsplash 무료 이미지).

최근 나는 김지혜의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우리 각자는 또한 누군가를 차별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차별은 생각보다 흔하고 일상적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하지 않은 다른 집단에 대해 고정관념이나 적대심을 갖기도 쉽다. 나 역시 노인은 고집이 세고, 자신보다 어린 사람을 무시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지는 않았나 돌아본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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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아 2020-11-27 16:05:27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