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의 끝판왕 ‘펜트하우스’, 시청자 높은 관심만큼 자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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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의 끝판왕 ‘펜트하우스’, 시청자 높은 관심만큼 자극적
  • 부산시 동래구 노현진
  • 승인 2020.11.16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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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소재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청률 멈출 줄 모르고 상승
기존 막장 드라마와 급이 다른 자극과 충격, 역겹다는 반응도 있어
현실을 보여주나 막장 드라마 속 범죄를 정당하게 생각할까 우려

최근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가 자극적인 소재와 빠른 전개로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말이 안 되는 막장 드라마는 욕하면서 챙겨본다는 말이 있다. 펜트하우스는 9.2%의 시청률로 시작해 최근 방영된 4회는 13.9%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인다. 현재 월화극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만큼 드라마를 보는 시각이 다양하다. 자극적인 이야기로 사람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 한편에서는 너무 자극적이라 검열을 요청하는 사람도 있다.

드라마 ‘펜트하우스’는 자극적인 소재로 막장 드라마의 끝판왕을 달리며 지속적인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나, 기존 막장 드라마보다 더 자극적인 소재로 사람들의 말이 많다(사진: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공식 영상 캡처).
드라마 ‘펜트하우스’는 자극적인 소재로 막장 드라마의 끝판왕을 달리며 지속적인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나, 기존 막장 드라마보다 더 자극적인 소재로 사람들의 말이 많다(사진: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공식 영상 캡처).

펜트하우스는 100층짜리 최고급 주상복합아파트 ‘헤라팰리스’가 주 무대다.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일어나는 부동산과 교육 문제에 대한 엄마들의 일그러진 욕망을 다룬다. 겉으로 보기엔 모든 것이 완벽하나 속은 충격 그 자체다. 출생의 비밀, 비리, 불륜, 폭력, 살인 등 막장 드라마의 요소가 모두 존재한다. 뻔뻔하게 불륜을 저지르고 자식들의 교육에 목숨을 거는 모습에 ‘부부의 세계’와 ‘스카이 캐슬’이 떠오른다. 그러나 펜트하우스는 이보다 더한 자극으로 막장 드라마의 끝판왕을 달린다. 딸의 입시를 위해 딸의 경쟁자를 없애려 하고, 중학생들이 또래 친구를 납치해 폭력을 행사하며, 어른들은 아무렇지 않게 범죄를 저지른다.

다른 부분은 기존 막장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하는 소재들이라 큰 말이 없다. 그러나 꽤 수위가 높은 장면이 포함되어 있어 시끄럽다. 남자 주인공 주단태(엄기준)가 아내의 전 남편을 총으로 쏴 죽인 후 결혼반지가 끼워진 손가락을 잘라낸 후 보관한다. 이후 아내 심수련(이지아)이 잘린 손가락을 발견하는 장면이 방영되자 시청자들은 “역겹다”, “지상파 방송이 맞냐”며 혼란스러움을 나타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헤라팰리스 내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주민들이 합심해 사건을 은폐한다. 이 과정에서 시신을 유기해 자살로 위장하며 방화 등의 범죄도 서슴지 않는다.

나도 우연히 첫 방송을 본 후 뒷이야기가 궁금해 매주 본방송을 챙겨봤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이 가능한 것인지 걱정했다. ‘펜트하우스’와 소재가 비슷하다는 막장 드라마 ‘부부의 세계’, ‘스카이캐슬’도 다 챙겨봤다. 자녀 교육과 불륜이 소재였던 두 드라마는 당시 나에게 막장에 대한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러나 ‘펜트하우스’는 신선한 충격이 아닌 충격 그 자체다. 시신을 유기하고 납치와 감금,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너무 당당해 보였다. 이 자극적인 이야기가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과 비슷하다. 범죄를 저질러도 뻔뻔하고 당당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부끄러워하기보다 당시 상황을 탓하거나 다른 요인을 들먹이며 피해자인 척 행동한다. 뻔뻔함의 극치를 달린다.

놀랍게도 이 드라마의 시청 등급은 15세 이상이다. 성인들이 보기에도 자극적이고 역겹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청소년들이 시청하기에는 상당히 자극적이고 모방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막장 드라마가 흔해지며 불륜, 폭력, 비리 등의 자극적인 이야기가 당연하게 느껴진다. 막장 드라마가 우리 사회 모습을 보여주며 비판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드라마 속 모습이 당연하게 여겨져 범죄를 저지르는 행동을 정당하게 생각할까 우려한다. 아무리 창작의 자유가 존재한다고 해도 드라마 ‘펜트하우스’는 강력한 검열이 필요해 보인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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