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사건 이후 또 불거진 '교육 불평등' 사건, 홍진영 석박사 논문 표절과 특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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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사건 이후 또 불거진 '교육 불평등' 사건, 홍진영 석박사 논문 표절과 특혜 의혹
  • 경남 김해시 박재희
  • 승인 2020.11.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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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청소년들 밤새워 공부하는 이유...'노력하면 실력 늘 테니까' 단 하나
홍진영 석박사 논문 표절 의혹...'교육도 아빠 찬스인가' 젊은이들 교육 불평등에 심기 불편

나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수많은 학생은 ‘무한경쟁 사회’에 살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사회는 각자 개인에게 등수를 부여하고 경쟁을 부추긴다. 나는 친구와 경쟁해야 하는 것에 잠시 의문을 가진 적도 있었으나 고등학생이 되고 난 후, 그런 의문을 가질 틈도 없이 경쟁에 치여 살았다. 그렇다면 왜 학생들은 이런 경쟁에도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학업에 집중할 수 있을까?

대다수 학생은 학업 실력은 노력 여하에 따라 얻어낼 수 있고, 모든 학생이 평등하게 각자 실력을 얻어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학업 성취에서 불평등이 존재한다. 가장 유명한 예로, ‘이화여자대학교 정유라 특혜 논란’이 있다. 정유라는 자신의 어머니 권력을 등에 업고, 이화여대에 부정입학했으며, 이후에도 교수들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았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정유라는 SNS에 “돈도 실력이야,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말을 올렸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처음으로 사회에 ‘불평등’이 존재함을 깨닫게 됐다.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는 노력하면 누구나 실력이 향상될 거라는 평범한 믿음 하나라고 한다. 가끔 터지는 부모 특혜에 의한 부정입학 등의 교육 불평등 사건은 그런 학생들의 믿음을 허무는 일이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는 노력하면 누구나 실력이 향상될 거라는 평범한 믿음 하나라고 한다. 가끔 터지는 부모 특혜에 의한 부정입학 등의 교육 불평등 사건은 그런 학생들의 믿음을 허무는 일이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그런데 이미 입시를 마치고 대학생이 된 나에게 다시 불평등함을 느끼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수 홍진영이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지난 5일 홍진영의 조선대 무역학과 석사 논문 표절률이 조사 소프트웨어인 ‘카피킬러’에 의해 74%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단순 표절률로 큰 논란이 된 것은 아니었다. 홍진영을 가르쳤던 전 조선대 무역학과 교수의 말에 따르면, 높은 표절률에도 석박사 학위를 따는 데에 홍 씨의 부친이 같은 학교 교수라 입김이 작용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정유라 사건이 4년이나 지난 지금도 부모의 권력이 능력이 되는 사회는 여전히 존재했다.

홍진영 표절 사건 전에도 나경원 딸 부정입학 의혹, 연세대 전 부총장 딸 부정입학 의혹 등이 있었으나, 이름을 익히 알고 있는 가수의 표절 논란은 내게 무겁게 다가왔다. 사회는 교육 기회의 평등을 외치지만 부정부패가 판을 치고 있다. 부모의 권력, 돈이면 누구나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고, 석사와 박사를 딸 수 있는 사회는 누구도 평등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이런 불평등이 계속된다면 제 부모 능력을 비관하고, 넘을 수 없는 벽을 보며 원망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부모 재산과 같이 자신이 변화시킬 수 없는 부분은 어느 사회건 존재한다. 그러나 교육에서 만큼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실현돼야 한다. 오로지 본인의 노력과 능력에 따라 평가받을 수 있는 사회야말로 올바르고 건강한 사회다. 그러니 우리는 항상 교육 불평등에 저항하고, 언제든 다시 촛불을 들 준비를 해야 한다. 많은 이들의 목소리는 사회의 불평등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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