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탈옥수 신창원과 범죄심리학자 표창원 차이는 가족 사랑, 그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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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탈옥수 신창원과 범죄심리학자 표창원 차이는 가족 사랑, 그것뿐
  • 충북 제천시 김연우
  • 승인 2020.11.04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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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원, 사랑과 관심 부족한 자신의 가족 한탄
좋은 부모 되고 사랑 받는 자식 되기에 사회 구성원 노력 중요
모든 사람이 사랑을 받는 환경에서 성장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진 : 구글 무료 이미지.)
모든 사람이 사랑을 받는 환경에서 성장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최근 사회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가족의 형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다문화 가정, 재혼가정, 한부모 가정 등이 흔해지고 있다. 이렇게 가족 형태가 다양해졌어도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지닌 의미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여전히 우리에게 가족은 아주 소중한 의미가 담긴 집단이다.

90년대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이 있었다. 나도 얼마 전 SBS의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접했다. 그는 절도죄로 여러 차례 수감생활을 하고 마지막엔 강도살인치사죄로 무기징역형까지 받았다. 1997년 탈옥하여 약 2년 반 동안 도주했던 신창원은 잡힌 후 교도소에서 이런 편지를 썼다. “저는 의적도, 좋은 놈도 아닙니다. 그저 죽어 마땅한 죄인일 뿐입니다. 제가 만난 재소자 중에 90%가 부모의 따뜻한 정을 받지 못했거나 아니면 가정폭력 또는 무관심 속에서 살았습니다. 범죄를 줄이는 방법은 다른 게 없습니다. 가정이 화목하고 자녀들에게 좀 더 사랑과 관심을 가진다면 (범죄는) 자연히 줄어들게 됩니다.”

신창원 또한 평범하지 못한 가정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조차도 자식을 품지 않고 내치는 사람이었다. 어렸을 때 한 작은 도둑질에 훈방 조치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그를 소년원으로 끌고 갔다. 이러한 환경들이 신창원의 범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물론 그의 범죄를 미화하자는 게 아니다. 하지만 다른 곳도 아닌 가정에서, 그것도 부모에게서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큰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어떻게 적응하고 행동하겠는지 잘 생각해보자.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태어날 때부터 범죄자였던 사람은 없다. 범죄에 서사를 부여하고 싶진 않지만, 그들이 살아온 환경이 조금이라도 달랐더라면 오늘날 뉴스에서 흉악범의 얼굴을 볼 일이 조금은 줄지 않았을까.

범죄심리학자 표창원도 신창원과 비슷한 어린 시절 환경에서 자랐다고 한다. 하지만 한 명은 경찰이 됐고, 한 명은 범죄자가 됐다. 표창원의 어머니는 그가 밖에서 사고를 치고 오면 따끔한 훈육과 따뜻한 사랑을 동시에 주었다고 한다. 결국 어린 시절 환경과 그들의 성격은 다소 비슷했지만 성장 과정에서 겪은 사랑의 차이가 그들의 차이를 만들었다. 만약, 신창원의 아버지가 물건을 훔친 것에 대해 혼을 내고 아들을 데려가 물건값을 변상해준 뒤 사과를 시켰더라면 모든 이야기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첫 사회화를 경험한다. 그 시기에는 나의 인격과 가치관이 형성되며, 그 시기에 보고 듣는 것들은 나의 전부가 된다. 가족은 우리의 표본 그 자체다.

부모와 자식들에게 묻고 싶다. 나는 어떤 부모였는지, 그리고 나는 나의 부모님께 어떤 영향을 받으며 컸는지를 묻고 싶다. 우리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면 우리는 조금 더 성숙한 어른이 되어 사회에 발을 내디딜 수 있지 않을까.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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