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장애인 상대 스마트폰 강매한 휴대폰 매장 발각...태블릿이나 스마트 워치 끼워 팔기도 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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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장애인 상대 스마트폰 강매한 휴대폰 매장 발각...태블릿이나 스마트 워치 끼워 팔기도 감행
  • 경북 칠곡군 박정빈
  • 승인 2020.11.01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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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학대 행위 중 전국에서 휴대폰 사기 33건 적발
"요금 아낄 수 있다"는 등 의사 소통 어려운 장애인들이 단골 사기 대상
각종 사기에 취약한 '장애인 구하기' 대책 필요

스마트폰은 이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됐다. 스마트폰만 있다면 못 하는 것이 없고 굉장히 편리하다. 스마트폰이 필수인 시대에 스마트폰을 잘 이용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잘 모르고 뒤처지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스마트폰을 완벽하게 이용하는 편은 아니다. 나는 젊은 층에 속하지만, 휴대전화를 바꾸러 매장에 가면 그 기능을 모르는 것들이 많아서 망설이게 된다. 심지어 긴장되기도 한다.

나도 이렇게 스마트폰 앞에서 머리를 싸매는데 지적 장애인을 비롯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 나는 장애인은 사회적 약자로 사회 누구나가 도와줘야 한다고 어릴 때부터 배웠는데, 장애인의 약점을 악용한 스마트폰 사기 행각이 드러난 한 신문 기사를 봤다.

의사소통이 어눌한 지적 장애인들을 상대로 스마트폰 강제 개통 등 사기 행각을 벌인 휴대폰 매장들이 발각됐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의사소통이 어눌한 지적 장애인들을 상대로 스마트폰 강제 개통 등 사기 행각을 벌인 휴대폰 매장들이 발각됐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전국 상업시설 중 장애인 학대 행위로 관련 기관에 신고된 51건 가운데 33건이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지적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휴대전화를 짧은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개통시키거나 당사자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태블릿PC나 인터넷TV, 심지어는 스마트워치 등까지 끼워 팔아 많은 피해를 줬다. 길가에서 장애인들을 붙잡아 매장으로 데려온 뒤 ‘특정 상품에 가입한다면 요금을 아낄 수 있다’며 유도하거나, 장애인 신분증을 빼앗아 위협을 가하면서 당사자의 동의 없이 마음대로 기기를 개통하기도 했다.

이 기사를 읽자마자 나는 화가 났다. 이게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장애인들의 취약점을 악용한 상업시설이나 휴대폰 대리점의 행위를 막기 위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우리의 마음 안에는 본능적 자아라고 불리는 id(이드), 도덕적 자아인 superego(슈퍼에고), 이드와 슈퍼에고를 중재해주며 정상적 자아라고 불리는 ego(에고)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슈퍼에고가 우리 마음을 잘 지배하고 있으면 우리 자아는 정상이지만, 우리 자아가 도덕성보다 이드, 즉 본능에 지배받으면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애인의 취약점을 악용해 돈을 버는 사람들은 마음 안에 있는 도덕성보다 돈을 벌겠다는 본능이 앞선 결과다.

제대로 된 사회화가 이루어지고 마음 안에서 본능과 도덕성을 제대로 조율해줬다면 ‘장애인은 자신보다 약하고 잘 몰라서 속여도 되는 존재’가 아니라, ‘정상적인 사람에 비해 불편한 점이 있으니까 도와주고 모르는 것을 알려줘야 하는 존재’로 인식했을 텐데 말이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장애인을 향한 안 좋은 인식을 지닌 사람들 개개인의 생각을 다 바꿔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다. 천천히라도 장애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기 위해 사회화 교육을 제대로 받아야 하며, 장애인 취약점을 악용하는 사람들은 법의 강력한 제재를 받도록 하루빨리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편집자주: 위의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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