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속 유튜브 영상 보고 퍼나르다 어느새 로망처럼 돼버린 문화적 기현상
코로나 속 올해 핼로윈 파티가 진짜 '유령 파티' 안 되었기를...
요새 10월의 마지막 밤 31일은 이용의 <잊혀진 계절>보다 핼로윈 파티로 더 유명하다. 핼로윈이란 미국의 명절로 아이들이 귀신 분장을 하고 사탕을 얻으러 다니고 남녀노소 귀신 복장을 하고 파티를 하는 날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 의미가 살짝 다르다. 아이들이 분장을 하고 다니지만 외국처럼 모두가 하는 것도 아닐 뿐더러 아무 집이나 들어가지 않는다. 선생님의 지휘하에 다른 학부모님들의 집을 돌며 사탕을 얻는다. 또한 밤이 되면 젊은이들이 온갖 분장을 하고 사람이 많은 거리를 거닐고 클럽에 들어가서 술을 마신다. 일년에 한번 있는 핼로윈을 위해 10월 초부터 분장 준비를 하는 사람도 많다.
우리나라 명절도 아닌 핼로윈을 이렇게까지 챙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핼로윈에 열심히 놀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어느 순간부터 젊은이들에게 10월 31일은 분장하고 노는 문화가 되어 버렸다.
여기서 미디어가 사회화 수단으로서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졌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처음에는 소수의 핼로윈 파티였지만 이것을 많은 사람들이 SNS로 보고 유튜브 속 핼로윈 분장 메이크업을 보며 실제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게 된다. 이렇게 미국 명절이 우리나라의 문화가 되어버렸다 우리 젊은 세대들이 미국 문화를 우리 것처럼 즐기도록 어느새 사회화된 것이다. 추석이나 설날 명절 쇠지 않으면 사회의 규범을 어기기나 한 것처럼.
필자 또한 어렸을 때 성인이 되면 하고 싶은 첫번째 로망이 핼로윈 파티였다. 친구들과 분장하고 술 마시며 하는 파티가 너무나도 하고 싶었다. 이번 핼로윈을 코로나임에도 불구하고 내 로망을 위해 서울로 가서 생애 첫 핼로윈을 이태원에서 맞이할까? 너무나도 하고 싶었지만 당장은 그 순간이 즐거워도 시간이 조금 지나 거울 자아 이론처럼 내 모습을 남들에게 비춰보았을 때 내 자신이 당당하지 못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올해 핼로윈은 그저 집에서 홈파티로 대체했다. 업계에서도 집구석 홈파티를 위해 많은 용품을 할로윈 기념으로 내어 놓았다. 모두 각자의 사정과 이유로 바글바글한 핼로윈을 즐기고 싶었겠지만 우리의 청춘에게 남겨진 시간은 많으니 조금만 더 멀리 보아 올해는 핼로윈 방구석 홈파티로 보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