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기 연예인 앞세운 중국 게임광고 '공습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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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기 연예인 앞세운 중국 게임광고 '공습 경보'
  • 취재기자 김슬기
  • 승인 2020.10.25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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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이어 유재석 4년만에 중국 게임광고 모델로
소비자들 국산 착각..."중국 한한령 등 간과 말아야"

중국 게임 업체에서 경쟁력 있는 국내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게임 광고를 출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배우 하정우를 모델로 내세워 큰 인기를 끌었던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중국 게임 업체인 릴리스 게임즈는 최근 ‘AFK 아레나’ 홍보모델로 개그맨 유재석을 앞세웠다.
‘AFK 아레나’는 빠르고 손쉽게 이용할 수 있고 전 세계 이용자와 겨루는 PVP 콘텐츠와 자신만의 조합으로 스테이지를 비롯해 월드 탐험, 이계의 미궁 등 다양한 PVE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유재석이 게임 광고에 등장한 것은 지난 2015년 캔디크러쉬소다 이후 약 4년 만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평소 개그맨 유재석이 편안하고 진중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홍보모델로 발탁됐다”고 밝혔다.

유재석이 4년 만에 중국 게임광고 모델로 등장했다(사진: AFK 아레나 홈페이지 캡처).
유재석이 4년 만에 중국 게임광고 모델로 등장했다(사진: AFK 아레나 홈페이지 캡처).

유주게임즈코리아에서 출시한 ‘그랑삼국’은 개그맨 황제성과 김동현에 이어 배우 이경영을 홍보 모델로 앞세웠다. 이경영이 촬영한 ‘그랑삼국’ 광고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3000만 회를 넘길 정도로 인기다. 이들 외에도 가수 김희철과 전 바둑기사 이세돌, 배우 소지섭, 김갑수, 설경구, 박성웅, 강부자 등이 중국 게임의 광고 모델로 등장했다.

한국 연예인이 중국 게임 광고에 소비되는 이유는 ‘이미지’ 때문이다. 과거 중국게임에 대한 국내 인식은 좋지 않았다. 개연성 없는 게임 스토리와 현저히 떨어지는 품질과 그래픽 때문에 찾는 이가 많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준 높은 그래픽과 중독성 있는 게임 방식을 연구하여 국내 이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친근한 이미지의 한국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냈다는 분석이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 이용자인 대학생 이현우(22, 경남 창원시) 씨는 “중국게임인 줄 몰랐다. 한국 연예인이 광고해서 당연히 국산인 줄 알았다”고 놀라워했다. 평소 게임에 관심 없는 대학생 김빛나(22, 부산시 남구) 씨도 “게임에 대해 잘 모르는데 우리나라 연예인이 홍보한 게임 광고가 유명한 것이 많아서 본 적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중국 게임 회사의 마케팅은 일단 성공적이다.

하지만 국내 게임 시장이 죽어가게 될 것과 친근한 이미지의 연예인을 앞세운 무분별한 게임광고로 게임에 대한 인식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평소 TV 시청을 즐기는 주부 김보라(34, 부산시 남구) 씨는 “주말에 가족들과 오랜만에 TV를 트는데 게임광고가 너무 많이 쏟아져서 놀랐다”며 “초등학생 아이가 게임 광고에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 나온다면서 게임을 설치하는데, 어린 학생들이 중독될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 모(17, 경남 창원시) 씨도 “요즘 제 친구들도 아레나 게임을 많이 한다”며 “국내 게임인 넥슨과 넷마블은 한물갔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 게임위원회(GP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사가 한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16억 5737만 달러로 약 2조 원에 달한다.

한편, 중국 게임 시장이 국내로 진출하여 큰 인기를 끄는 반면 국내 게임 시장은 중국 정부가 2016년 7월 한국의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 내 한류 금지령(한한령)을 적용하여 4년째 중국 수출이 막힌 상태다. 올해 1월부터 한한령 해제 움직임이 나타났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으며 문제가 해소된 상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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