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은 서양 문화우월주의?...동양 내 서양 사대주의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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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은 서양 문화우월주의?...동양 내 서양 사대주의도 문제
  • 경남 창원시 최연우
  • 승인 2020.10.2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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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과 간판에 영어 가득한 건 우리의 서양사대주의 일환
영어 중심 동서양 소통 관행도 서양 우월주의와 동양 내 서양 사대주의 합작품

지금 우리는 세계화 시대에서 살고 있다. 국적과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소통하며 경제, 문화 등을 교류하는 것은 요즘 전 세계를 배경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과 모순되게도 피부색에 따른 인종차별 문화는 여전히 존재한다.

며칠 전, 한국인 유학생 부부가 베를린 지하철에서 현지인 5명에게 인종차별적 모욕과 폭행을 당했던 사건이 6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언론이 보도했다. 베를린에서 가장 큰 신문사가 이 사건을 보도했고, 담당 수사관 면담도 빨리 이뤄졌지만, 점차 관심이 사라지면서 수사 속도는 매우 느려졌다. 심지어 가해자들이 실제로 기소될지에 대한 여부도 불분명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한다.

인종차별의 서양적 시각은 서양우월주의일 것이다. 그러나 동양 내에 존재하는 서양에 대한 사대주의도 동양인 인종차별을 부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인종차별의 서양적 시각은 서양우월주의일 것이다. 그러나 동양 내에 존재하는 서양에 대한 사대주의도 동양인 인종차별을 부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이 지하철 인종차별 사건을 비롯해 유럽의 스포츠 경기에서 동양인 선수에게 눈을 찢는 모습을 보여주며 조롱하는 것, 원숭이와 같이 특정한 동물을 빗대어 동양인을 부르는 것 등 서구의 동양인 차별 문화는 여전히 빈번하다. 또한 서양에서는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도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나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서양의 흑인 차별 문화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외치고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지만 동양인 차별 문화에 대해서는 정작 별다른 말이나 행동을 취한 사례가 비교적 드물다. 도대체 왜 그럴까?

나는 인종차별 문화의 이유가 은연중에 존재하는 동양의 서양 문화 사대주의와 서양의 자문화 중심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주변을 생각하면 이런 현상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당장 사용하고 있는 전자기기와 수많은 물건에는 한글보다 더 큼지막한 영어가 새겨져 있고, 우리는 이것에 익숙하다. 또한 동양인임에도 영어는 기본 지식으로 여기며 동양에서 서양 사람들과 의사소통할 때에도 우리는 영어를 사용한다.

반대로 서양에 가면 동양의 언어들은 찾아보기도 힘들고, 모든 것이 서양인을 기준으로 된 환경만이 보인다. 서양인들은 자신들의 주 언어인 영어의 사용을 당연시하며 동양과 다르게 다른 국적의 사람들과도 영어로 소통한다.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서양 문화가 존재하며 서양인들을 위한 환경이 제공되니 서양인들은 굳이 동양 문화를 이해할 필요성을 못 느꼈을 것이다. 그로 인해 서양인들은 서양만을 기준으로 한 사고방식과 서양이 우월하다는 전제가 생기지 않았을까.

나는 이런 일상의 모습들이 현재 세상이 서양 중심이라는 증거이고 동시에 동양인 차별 문화로 이어지게 한 원인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인종차별 문화를 없애기 위해선 먼저 동양과 서양은 각자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동양과 서양이 문화의 우열을 가리고 평가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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