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은 애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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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은 애국이 아니다
  • 부산시 동래구 주태형
  • 승인 2020.10.2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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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적인 칭찬과 국뽕은 애국 아닌 자아도취에 불과
반응 살피는 것은 정상이지만 집착하는 것은 옳지 않아
‘국뽕’은 열등감의 한 단면...애정 구걸하는 모습 꼴불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손흥민(사진: 더 팩트 제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손흥민(사진: 더 팩트 제공).

"두 유 노우 <강남스타일>(강남스타일 아세요?)" 사람들은 이 말을 한 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2013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을 때,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우리가 가벼운 인사치레 정도로 물어보는 말이었다. 이는 소위 국위선양하는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들을 대입하여 변형이 가능한 질문이다. 질문들은 결국 제3자에게 칭찬을 듣기 위한 것이다. 이런 질문들에 단골로 등장하는 사람들을 ‘두유노 클럽’이라고 부르기도 할 정도로 많았다.

두유노 클럽처럼 국가에 대한 과한 자긍심은 '국뽕'을 일으키기도 한다. 국뽕은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과도하게 도취되어 있는 사람이나 상태를 비꼬는 단어다. 유튜브에도 국뽕을 주제로 한 영상이 많다. 국뽕 영상은 대개 유튜브에서 조회수가 높다. 보통 스포츠, 정치, 문화, 사회 등 국뽕 영상은 주로 한국의 문화, 스포츠 선수 활약상 등 한국인이 자랑스러워하는 것들에 대해 외국인들의 반응을 소개하는 것이다.

이런 국뽕 영상은 맹목적인 칭찬이나 긍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루며 부정적인 내용은 거의 없다. 만약 부정적인 내용이 있다면 시청자의 반응이 좋지 않다. 때문에 국뽕은 국수주의, 민족주의 같은 사상들과 상통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국뽕이 유행하는 이유는 이제까지 한국이 큰 관심을 세계적으로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관심은 K-POP과 같은 문화 컨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손흥민, 류현진과 같은 스포츠 스타들이 활약하면서 한국의 인지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국뽕 영상은 이런 한국의 칭찬을 주 컨텐츠로 한국 칭찬을 주야장천 한다. 특히 국뽕 영상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며, 이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도 존재한다. 또 K-POP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나올 경우 이를 보고 반응하는 영상을 찍어 올리는 해외 유튜버들도 많으며, 손흥민 선수가 골을 기록했을 때 반응을 찍은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도 존재한다.

이런 반응을 보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큰 거부감을 가지지는 않는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다른 이의 반응이 궁금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국뽕 영상은 다른 사람에게 과도한 칭찬과 반응을 유도하는 영상들이다. 이런 영상들은 대개 외국인들을 영상에 출연시켜 한국문화나 음식 등을 소개하는 영상들이 많다. 이 경우 외국인들은 대부분 칭찬의 말을 하며, 비판적인 발언은 매우 조심스럽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국뽕 영상에 많은 사람이 흥미를 잃었으며, 우리가 왜 이렇게까지 다른 사람에게 과도한 칭찬과 같은 인정을 구해야 되는가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 물론 남들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과장된 말로 칭찬받고 스스로 위안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결코 아니다.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비판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국뽕이 유행하는 이유는 한국이 오랜 기간 가지고 있던 ‘국가적 열등감’ 때문이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암울했던 시기가 많았고 지금처럼 위상이 높았던 적이 없었다. 한국 국민들이 이런 상황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다른 이의 반응에 집착하는 것은 열등감을 가지고 애정을 구걸하는 걸로 비춰지기 마련이다. 반응에 집착한다는 것은 또한 다른 이의 눈치를 보는 것처럼도 보인다.

우리가 겉포장이 아닌 실제 선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듯, 우리 스스로 한국의 겉모습이 아닌 속 모습까지도 보여 줄 수도 있어야 한다. 모든 사회 문화에는 장단점이 존재한다. 단점이 존재하는 것보다 이런 단점을 고치려 들지 않는 것이 더 부끄러운 것이다. 전 세계적인 팝스타인 BTS의 <Love Yourself>라는 곡처럼 나 스스로 사랑하는 것이 남에게 사랑받는 첫걸음이다. 한국의 국뽕은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 아닌 자아도취에 가깝다. 우리 스스로 우리 문화를 사랑한다면 국뽕의 가치는 없어도 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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