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다시 조정해달라”...코로나 비대면 수업에 학생들 볼멘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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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다시 조정해달라”...코로나 비대면 수업에 학생들 볼멘 하소연
  • 취재기자 이동근
  • 승인 2020.10.1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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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면제·감액 가능 개정안 국회 통과...실효성은 의문
"새내기들 불쌍"... 일부 대학, 특별장학금 지급 예정

대학생 김성현(24, 경남 김해시) 씨는 지난 1학기에 동의대학교 호텔컨벤션경영학과에 편입했다. 김 씨는 기대에 부푼 마음을 안고 자취방까지 알아봤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강의실에서 수업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한 학기를 비대면 수업으로 끝마쳤다. 김 씨는 “새로운 선·후배, 교수님, 동기들을 사귀고 싶었는데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다”며 “편입생이라 다른 학우들은 내가 누군지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한탄했다.

새내기라고 불리는 신입생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경성대학교 전자공학과 양세빈(23, 경남 김해시) 부학회장은 “새내기들이 제일 불쌍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새내기 20학번들은 대학생활의 꽃이라 불리는, 한 번밖에 없는 신입생 시절을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새내기 대학생은 “지난 학기 기말고사를 제외하곤 학교에 가본 적이 없다”며 “학식 한 번 먹어보지 못하고 군대에 갈 판”이라고 말했다.

지난 학기에 코로나19의 여파를 겪은 대학생들의 2학기 휴학률은 얼마나 늘어났을까?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립대 및 사립대 하반기 휴학률 근황’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45개 대학의 하반기 휴학률은 평균 27.05%로, 2019년 하반기 27.46%, 2018년 하반기 28.46%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 의원은 “대학의 등록금 반환과 원격수업을 위한 대학의 시설 보강 등이 2학기 대규모 휴학을 막는 것에 조금이나마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의원은 “대학들은 1학기 등록금 반환과 관련된 학생들의 요구를 신속히 반영하기 위해 비대면 수업의 질적 향상에 대한 많은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학기에 이어 이번 학기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학교가 많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지난 학기에 이어 이번 학기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학교가 많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9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코로나19 등 재난으로 인하여 대학의 학사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대학이 등록금을 면제·감액할 수 있도록 하는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교육부는 “급격한 교육환경 변화의 상황에서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개정안이 강제 규정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대학생들이 등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등록금 환급기준인 수업시수 감소 등이 구체적이지 않고, 등록금 환급 의무조항과 처벌이 없어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국회를 통과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국무회의를 거쳐 3개월 후 시행될 예정이다.

한편 일부 대학은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부생들을 위해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서울시립대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선별해 특별장학금Ⅰ 유형을 학생당 10만 원, 특별장학금Ⅱ 유형을 학생당 45만 원씩 총 8억 원에 이르는 금액을 9월 말까지 지급한다고 밝혔다. 동아대학교는 지난 1학기를 이수해 성적을 받은 학부생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등록금 실제 부담금 중 10%에 달하는 금액을 이달 말까지 지급할 예정이며, 총 금액은 35억 원에 달한다.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거세다. 지난 1학기에 동의대학교로부터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을 지급받은 대학생 김성현 씨는 “280만 원 내고 10만 원 돌려받았다. 한 학기 중 등교한 날은 단 5일”이라며 “이번 학기에는 더 많이 돌려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대학생 조 모(24, 경남 김해시) 씨는 “비대면 수업만 1년째”라며 “학교가 완전히 사이버대학이 됐다”고 말했다. 조 씨는 “대학은 비대면 수업을 기준으로 등록금을 다시 책정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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