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비대면 조별과제, '효과적 운영방안'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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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비대면 조별과제, '효과적 운영방안' 없을까요
  • 취재기자 조봉선
  • 승인 2020.10.1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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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과목에서 조별과제 부여... “화상채팅, 카톡 등 활용 많아”
비대면 장점 불구, 일부 무임승차 등 스트레스도 생겨
“조별과제 대신 레포트 등 개인 과제 대체가 바람직” 의견도

코로나19로 인해 대학가에서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조별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나, 상당수의 대학생들은 조별수업 자체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부분의 대학들은 올 1학기에 이어 2학기도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별과제를 필수로 하는 과목의 교수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며 학생들에게 최대한 대면하지 않고 조별과제를 실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팀워크가 중요한 조별과제마저도 비대면 방식으로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대면 수업임에도 조별과제를 하게 되는 이유는 온라인 화상채팅 시스템이 활성화된 탓도 있다. 대학생 박준호(25, 경남 창원시) 씨는 “온라인 화상채팅이 잘 돼 있어 그런지 교수님들도 이를 활용해서 조별과제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학생 정민경(21, 부산시 사하구) 씨는 “화상채팅으로 수업하는 많은 교수님들이 조별회의나 조별과제를 효과적이라고 보시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비대면 조별과제를 해야 하는 대학생들은 주로 온라인 화상채팅인 ‘ZOOM’과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활용해 조별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대학생 정윤하(22, 경남 창원시) 씨는 “ZOOM의 화면공유 기능을 활용해 조원들과 함께 PPT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영(23, 부산시 사상구) 씨는 “단톡방에 만든 과제물을 올려 서로 피드백해주는 방식으로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많은 대학생들이 온라인 화상채팅인 ‘ZOOM’과 ‘카카오톡’ 등을 활용해 비대면 조별과제를 수행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많은 대학생들이 온라인 화상채팅인 ‘ZOOM’과 ‘카카오톡’ 등을 활용해 비대면 조별과제를 수행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비대면 조별과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대학생 이윤지(21, 부산시 사상구) 씨는 비대면으로 조별과제를 실시함으로써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말할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 이 씨는 “평소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조별과제를 할 때마다 말을 제대로 못해 스트레스였는데, 비대면 조별과제는 채팅 위주로 이뤄지다보니 의견을 적극적으로 낼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현수(22, 경남 창원시) 씨는 시간의 효율성을 언급하며 비대면 조별과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씨는 “조원들 각자 사는 장소도 다르고, 낼 수 있는 시간도 다르다”며 “조별과제를 비대면으로 진행함으로써 이동 시간도 줄일 수 있고, 여유 시간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대면 조별과제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대학생들도 적지않다. 온라인 화상채팅에 의존해 조별과제를 하고 있다는 대학생 김수현(22, 경남 창원시) 씨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 씨는 “대면 조별과제 때보다 진행속도도 많이 더디고, 조원들의 참여도 저조해 답답한 점이 많다. 조별과제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말했다.

비대면의 답답함을 참지 못해 직접 만나 조별과제를 해결하는 대학생도 있다. 김지은(22, 경남 창원시) 씨는 최근 스터디카페에서 조별모임을 가졌다. 김 씨는 “비대면으로 조별과제를 하려니 답답한 점이 많아 차라리 만나서 과제를 하자고 했다”며 “여러 사람이 모이는 게 두려웠지만 비대면보다는 조원들이 잘 참여해 만나서 하길 잘했다 싶었다”고 말했다.

비대면 조별과제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대학생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내세웠다. 첫 번째 이유는 ‘소통의 불편함’이었다. 임아연(22, 경북 포항시) 씨는 “아무래도 ZOOM보다는 카톡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조원들이 바로바로 읽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게다가 서로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답이 느려지기 일쑤여서 진척이 잘 안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이유는 ‘조원들의 불성실함’이었다. 강은혜(21, 경남 거제시) 씨는 비대면임을 이용해 무임승차하려고 하는 조원들이 많다고 했다. 강 씨는 “직접 마주하지 않다보니 자료조사나 PPT를 대충 해오거나 갑자기 잠수를 타는 조원들이 대면 때보다 많다”며 “다들 무임승차하려고 하고, 제대로 하는 사람은 한 두 명뿐인데 조별과제가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비대면 조별과제의 대안을 말하는 학생도 있다. 김해영 씨는 “조원평가를 의무로 만들어 불성실한 조원에게 패널티를 주게 한다면 비대면을 이용해 무임승차하려는 학생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김민지(22, 경남 창원시) 씨는 “굳이 조별과제를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면 레포트나 요약 과제와 같은 개인 과제로 대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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