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한 해 성희롱 43만여 건...관련 법 없고, 피해자에 침묵 강요하는 분위기 심각 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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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한 해 성희롱 43만여 건...관련 법 없고, 피해자에 침묵 강요하는 분위기 심각 수위
  • 인도네시아 유학생 아델리아
  • 승인 2020.10.0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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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부터 성희롱 만연해서 법 만들 의지 부족한 게 문제
성희롱 호소하면, 가해자보다 피해자 비난하는 게 사회 분위기
피해자들, 심각한 정신적 외상 호소...법 제정 위한 사회적 압박 절실

인도네시아에서 성희롱 사건은 새롭고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매일 매시간 매초, 인도네시아에서는 성희롱 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성희롱 피해자는 여자일 뿐만 아니라 남자이기도 하다. 정부는 성희롱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피해자는 자신을 강력하게 지키고 외부의 도움을 청하는 게 쉽지 않다. 인도네시아에서 성희롱은 깨지기 어려운 관습 안에 갇혀 있다. 성희롱 피해자는 침묵을 강요당하다고 있다. 일종의 침묵 문화다. 성희롱에 대한 침묵 문화는 인도네시아에서 즉시 제거돼야 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한 해에 43만여 건의 성희롱 등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으나 관련 법이 부족해서 피해자들의 고통이 심각하다(사진: KomnasPerempuan 트위터)
인도네시아에서는 한 해에 43만여 건의 성희롱 등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으나 관련 법이 부족해서 피해자들의 고통이 심각하다(사진: 인도네시아 여성보호기관 KomnasPerempuan 트위터)

성희롱 피해자들에게 강요되고 있는 침묵 문화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인도네시아에서는 성희롱 가해자를 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확실한 법적 근거가 없다. 이전에 많은 사람들이 성희롱에 관한 법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성희롱에 대한 법적 규제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고만 대답하고 있다. 만약 정부가 성희롱 피해자들을 구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법적 장치를 만드는 일은 어려운 것이 아닐 것이다. 정부, 공공기관 내에서 권위와 위계질서에 의한 성희롱이 많기 때문에 정부가 성희롱 관련 법을 만들 의지가 약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현실은 공공연한 비밀이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국민들에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또한, 아직도 인도네시아에서는 성희롱 피해자를 가해자보다 먼저 비난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는 문제가 있다. “네 옷차림 때문에”, “너도 좋아했었지?”, “왜 이제 와서 갑자기 말해? 처음부터 왜 안 말했어?” 등 피해자가 성희롱의 고통을 호소하면 주위 사람들은 이런 말로 피해자를 괴롭히는 나쁜 말을 한다. 소위 성인지 감수성이 인도네시아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희롱 피해자가 겪는 정신적 외상은 심각하다. 이 정신적 외상 때문에 피해자는 두려운 나머지 외부로 성희롱 고통을 말하지 못하고 침묵을 선택하게 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성희롱 근절을 위한 노력이 이제 초기 단계다. 사회는 성희롱 금지 법률 제정을 위해 정부에 더 강한 압력을 가해야 한다. 사회는 피해자들을 성원하고 도와야 한다. 성희롱 가해자는 그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엄하게 처벌돼야 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성희롱 피해자들이 계속 ‘침묵’한다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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