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바리' '개병대' 등 군인 비하 사회 분위기는 잘못...처우개선과 함께 자존감 갖도록 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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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바리' '개병대' 등 군인 비하 사회 분위기는 잘못...처우개선과 함께 자존감 갖도록 해줘야
  • 부산시 동래구 주태형
  • 승인 2020.10.1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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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나를 책임진다는 느낌 들도록 군인에게 로열티 부여해야
군인 스스로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부조리 등 개선 필요

대한민국은 징병제를 실시하는 나라다. 2018년 기준 만 19세 이상 남성 인구 80%가 현역 판정을 받았다.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군대를 경험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군대를 소재로 한 TV프로그램도 많고 SNS나 커뮤니티에서도 군대 이야기는 단골소재로 등장한다. 이런 군대 관련 이야기를 보면, 대부분의 내용이 부정적인 것들이 많으며, 이를 공감하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 보니, 군대 이야기를 하다 자칫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군인들이 속초지역의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잔불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 더팩트 제공).
군인들이 속초지역의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잔불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 더팩트 제공).

군대를 경험한 남성들이 부정적인 이야기에 공감을 많이 하는 이유는 징병제 국가임에도 군인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고, 군대 내에서도 좋은 기억보다 안 좋은 기억들이 많기 때문이다. 군인에 대한 대우는 말할 것이 없다. 현재 병사의 월급은 병장 기준 54만 900원으로 예비역들이 봤을 때 많은 돈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절대 많은 돈이 아니다. 1일 9시간 근무한다고 가정하고 시급을 계산하면 약 2800원이다. 2020년 현재 최저시급 8590원에 현저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역한 남성들은 군대의 부정적인 경험 때문에 전역 후에도 군대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고, 군대나 군인을 비하하는 경우가 많다. 군대를 비하하고 욕하는 것은 개인의 탓도 있지만 환경의 탓이 크다. 왜냐하면 군대 내에서 부조리를 목격하거나 부당함을 보아도 쉬쉬하며 넘어가는 경우가 많고, 만약 부당함에 대해 이야기해도 해결되기 어렵고 오히려 피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군대 문화는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부조리 문화는 계속해서 뉴스를 타고 우리들에게 전해진다. 군대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숨기기에만 급급하고 책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군대에서 사망사고나 다쳤을 때 제대로 된 보상을 해주지 않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군바리, 땅개, 물개, 개병대 등등 군인들끼리 서로 비하하는 용어들은 결국 같이 끌려왔는데 누군가는 편하고 누군가는 힘든 일을 한다는 불평등함에서 서로 비하하고 깎아 내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 군인 월급이 인상되고,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하게 되자, 예비역들이 과거 자신들의 생활과 비교하여 현역들의 군 생활이 편하다며 비하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 모두가 강제로 징집된 상황에서 서로 총부리를 겨눌 필요가 없다.

현역이나 예비역들이 스스로 비하하는 문화를 없애려면 군 생활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거나 보람을 느끼게끔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최소한 군대에서 시간을 버렸다고 생각이 들지 않게 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것이 전무하다 보니 군 생활하고 남는 것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군인들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고 자랑스러워하지 않는데, 민간인들이 군인들을 비하하지 않는다고 탓할 수도 없다. 오히려 서로 비하하는 문화 때문에 민간인들이 군인들을 비하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요즘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컨텐츠 중 하나인 <가짜사나이>를 보면 교관들은 자신들의 출신인 UDT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지만, 그 안에서 대우나 여건이 좋지 않아 전역하는 경우가 많다. 특수부대 출신들이 이 정도인데, 징집병은 더욱 심할 것이다. 민간인들이나 외부인들이 군인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다고 한들 군인에 대한 대우나 여건이 충분치 않으면, 군인에 대한 안 좋은 인식들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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