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늘고 있는 '키오스크' 언택트 문화의 두 얼굴...젊은이와 노년층 선호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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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늘고 있는 '키오스크' 언택트 문화의 두 얼굴...젊은이와 노년층 선호도 달라
  • 부산시 진구 김지우
  • 승인 2020.10.06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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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는 인건비 절약 위해 키오스크 도입에 열중
젊은이들은 키오스크 익숙...노년층은 적응 안돼 곤혹
키오스크가 알바생 몰아내는 기계화 부작용도 존재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되면서 언택트(untact)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일상 생활의 디지털화가 확산되면서 키오스크 도입이 급증하고 있다. 키오스크의 도입은 코로나가 초래한 새로운 언택트 문화라는 일종의 패러다임 변환이기도 한 것이다.

키오스크 도입으로 매장 내 사람들 간 대면 접촉이 최소화되고 있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가장 큰 장점으로 손꼽힌다. 또한 점포 운영 측면에서 보았을 때도 효율적이다. 점주는 인건비를 절약해 가게를 24시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점포의 운영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의 대표적 변화는 키오스크의 등장으로 꼽힌다. 점주에게는 인건비 절약 방법이지만 실직자를 양산한다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사진: pxhere 무료 이미지).
포스트 코로나의 대표적 변화는 키오스크의 등장으로 꼽힌다. 점주에게는 인건비 절약의 한 방법이지만 실직자를 양산한다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사진: pxhere 무료 이미지).

소비자 입장에서 나 역시 키오스크의 도입으로 많은 편리함을 느꼈다. 나는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에서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시간에 줄을 오래 서지 않고 키오스크를 이용해서 빠르게 주문할 수 있었다. 이는 바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큰 장점이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 친구들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늦은 밤 혹은 이른 새벽에도 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볼 때, 키오스크 도입이란 경영 방식의 전환은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을 주고 있다.

이처럼 기계화로 인해 사람들은 편리한 생활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계화라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소비자들에게 기계 부적응을 가져오기도 했다.

며칠 전 인스타그램에서 한 영상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 내용은 이렇다. 영화를 보러 영화관을 찾은 이춘수 씨는 무인 티켓 판매기를 마주하게 된다. 이 씨는 너무나도 빠르게 지나가는 설명들과 작은 글씨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이 씨는 몇 차례 시도 끝에 결제 단계에 왔지만 시간 초과로 예매에 실패하고 결국 다른 사람의 도움을 빌려 13분 만에 영화 한 편을 예매한다.

이 영상을 보니, 나의 영화관 아르바이트 경험이 떠오른다. 나는 CGV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영화관을 리뉴얼하면서 무인 티켓 판매기와 무인 간식 판매기가 도입됐다. 나는 키오스크 사용에 만족감을 느꼈기에 “많은 손님들도 나처럼 편리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다. 노인층뿐만 아니라 청장년층들도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느꼈다. 많은 고객들이 키오스크를 사용하다 결국은 포기하고 알바생들을 불러 도움을 청했다.

영화관만이 아니다. 패스트푸드점, 버스 터미널, 카페 등 키오스크가 설치된 곳 어디서든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로 키오스크를 이용한 사람들 중 대부분이 “심적으로 초조하다. 다음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노인분들은 “자존감이 떨어진다. 배울 수 있는 길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키오스크 도입이란 새로운 언택드 문화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점주들은 임금 절약이 가능해진 반면 노동자들은 실직하게 됐다. 또 기계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는 편리함을 주지만 그렇지 않은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더 큰 불편함을 가지고 온 것이다.

이러한 양면성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이 인상돼 인건비가 비싸지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키오스크의 도입은 지금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을 발전시키고 디지털화를 확산하는 것도 좋지만, 키오스크 사용법에 익숙하지 못한 세대의 적응력 문제, 기계에 밀려 실직당하는 노동자 등의 문제는 새로운 문화,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사람들에게 일상생활의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실직자 문제라는 사회구조적 문제도 동시에 제기한다는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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