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안내 없는 QR코드 체크인 시스템, 점자 덮는 엘리베이터 항균 필름...곳곳에 장애인 괴롭히는 코로나19 장애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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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안내 없는 QR코드 체크인 시스템, 점자 덮는 엘리베이터 항균 필름...곳곳에 장애인 괴롭히는 코로나19 장애물 많다
  • 경남 창원시 최연우
  • 승인 2020.10.02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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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생긴 새로운 환경들이 곳곳에서 장애인 암초로 등장
항균 필름 덮힌 엘리베이터 버튼이 시각 장애인 점자 인식 방해
음성 안내 없는 발열체크 시스템 등 즉시 개선돼야 할 정책 수두룩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면서, 일상생활에서 흔히 보이는 풍경이 있다. 사람 많은 곳에 들어가기 전 찍는 QR코드 체크인 시스템, 하루에 몇 번이고 하는 명단 작성, 열 체크, 곳곳에 배치되어있는 손 세정제, 엘리베이터 버튼에 덮여 있는 항균 필름 등이 그런 풍경들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꽤 많은 새로운 장면들이 최근 일상이 됐다. 

최근 시각장애인들이 코로나로 생긴 변화가 더 큰 불편함을 주고 있다는 뉴스가 있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덮고 있는 항균 필터가 점자를 읽기 힘들게 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또,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별도의 안내 음성이 없어 QR코드로 체크인을 하는 것, 물건이나 음식을 배달시키는 것과 같은 행위를 혼자서 할 수 없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못하는 환경에 놓였다고 언론이 보도했다. 심지어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보 또한 그림이나 도표 등으로 시각자료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아 시각장애인은 정보를 얻기 까다롭다는 사실도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장애인들이 외출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코로나19로 인해 장애인들이 외출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평소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문제들에 늘 관심을 두고 살아왔다 생각했는데, 이 뉴스를 접한 후, 나는 그러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 바뀐 부분들이 누군가에겐 오히려 더 불편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가 일어난 지 반년이 넘어간 지금, 언론에서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보도하기 시작했고, 뒤늦게 그들의 어려움이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 세상은 비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간다. 장애인도 똑같이 소중한 사회 구성원이기에 그들에게도 더 나은 환경에 살아가야 할 권리가 분명히 있다. 코로나 사태 와중에 비장애인 중심으로 환경을 조성해 장애인들이 많은 불편함을 겪게 한 건 엄연한 사회의 잘못이다.우리는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여 더 이상 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내버려 둬선 안된다.

코로나 상황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추가 대안을 만들어 실행해야 한다는 게 내 의견이다. 먼저 장애인들이 쉽게 이용하지 못하는 제도나 시스템에 별도의 음성 안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 그밖에도 비교적 빠르게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은 곧바로 실행해야 한다. 그 후 장애인들이 겪었던 어려움을 조사해 그에 맞는 구체적인 대책을 다같이 고안해야 하는 것이 지금 사회가 해야 할 의무다. 또한 지금까지 실행했던 방안들이 장애인들에게도 공평하게 적용되고 있는지 우리는 냉정히 되돌아봐야 하며, 앞으로 시행할 방안들을 검토할 때 장애인들도 고려하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

매일 당국이 제공하는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볼 수 있는 수화통역 서비스와 같이 사회는 계속해서 장애인을 위한 섬세함을 발휘하고 그들이 가진 어려움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어쩌면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겪는 장애인들의 어려움이 알려진다면, 많은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힘듦을 알게 되고, 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장애인에게 소외로 인한 어려움을 주어서는 안 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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