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낳은 '소득격차 = 교육격차' 현상...저소득층엔 IT 기기 부족, 원격 수업 보충할 사교육도 감지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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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낳은 '소득격차 = 교육격차' 현상...저소득층엔 IT 기기 부족, 원격 수업 보충할 사교육도 감지덕지
  • 부산시 남구 진윤희
  • 승인 2020.10.01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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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업이 장기화되면서, 소득격차에 따른 교육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적절한 IT기기, 사교육, 공부방, 부모 지원이 없는 저소득층 자녀들, 교육 충실도에서 소외 중
정부 긴급 지원금이 교육에 투입돼야 한다는 목소리 높다

코로나 팬데믹 현상으로 우리의 당연했던 일상은 이제 더 이상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됐다. 친구와 밥 먹자는 약속을 잡는 것도 왠지 모를 불안함에 섣불리 날짜를 정하기 어렵다. 코로나가 바꿔놓은 우리의 일상은 이러한 소소한 부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는 교육,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을 바꿔놓았고, 우리는 새로운 흐름에 적응해야 한다.

올해 3월 신학기가 시작됐지만, 학교에는 학생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초중고교를 비롯해 대학교까지 모든 교육기관에서는 원격수업이 진행됐고, 학생들은 각자 원격수업을 들을 수 있는 IT 환경을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면대면 수업 방안으로 등장한 원격수업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그것은 소득격차가 곧 교육격차로 나타나는 것이었다.

원격 수업이 길어지면서 적절한 원격수업 환경을 갖추지 못한 저소득층의 교육 효과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이에 정부가 이들에 대한 재정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원격 수업이 길어지면서 적절한 원격수업 환경을 갖추지 못한 저소득층의 교육 효과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이에 정부가 이들에 대한 재정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지난 8월 초중고를 대상으로 한 경기도교육연구원 조사연구에 따르면, 원격수업에 필요한 기기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한 수치에서 소득수준 중상층 학생들에 비해 하층 학생들이 2배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필자는 대학생이지만 필자 또한 원격수업을 듣는 학생으로서 최근 2학기 수업을 준비하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노트북이 수명을 다한 탓에 과제를 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것을 고려해 결국 노트북을 새로 장만하게 됐다. 하지만 노트북과 같은 전자기기는 가격이 상당한 편이라 이리저리 싼 가격을 찾았음에도 부담이 컸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위의 연구결과를 생각해보니 초중고교 학생들이 느낄 부담감이 충분히 이해가 됐다.

이같은 소득격차는 자연스럽게 수업 이해 정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위 조사연구를 계속 살펴보면, 소득수준 중상층 학생들의 경우 과외와 같은 사교육을 받거나 또는 보호자로부터 별도의 공부방을 제공받는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소득수준 하층 학생들의 경우 수업 내용과 관련한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상중층에 비해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물론 코로나 현상 이전에도 공교육과 사교육 간 격차에 대한 문제는 오랜 숙제이긴 했지만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원활하지 못한 교육 환경과 더불어 수업에 대한 이해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면서 학생들은 무력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코로나로 인한 교육격차는 이전보다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회 문제라는 것을 우리는 인지해야 한다. 같은 공간에서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기회조차 막힌 지금, 정부의 재정 자원이 교육에 투입되지 않는다면 교육은 그 진정한 의미를 놓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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