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남의 생각이 멈추는 곳] 낙엽 따라 코로나, 북핵, 독재, 정치 싸움 가고, 희망의 추석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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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남의 생각이 멈추는 곳] 낙엽 따라 코로나, 북핵, 독재, 정치 싸움 가고, 희망의 추석 왔으면...
  • 김민남
  • 승인 2020.10.01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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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비로 쓸어 담듯, 북핵, 독재, 정치 싸움꾼들이 여름과 함께 가버렸으면...
그래서 희망 가득하고 서로 베푸는 추석 명절이 되었으면...

9월 가을이다. 하늘 높고 바다가 잔잔한 가을이다. 

태풍이 지나가고 2-3일, 그 위풍당당한 여름이 허무하게 무너지던 날, 소리없이 가을이 얼굴을 내밀었다. 높은 하늘도, 하늘을 닮은 바다도 온통 밝고 맑은 쪽빛으로 곱게 물들었다. 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 몇 조각이 소리없이 흘러가며 바다 위에 뜬 작은 그림자를 함께 끌고 어디론가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세상은 어지럽고 풍파가 잧아들지 않고 있지만, 아침 바다는 한가롭고 여유가 묻어나는 한 때다.

아침저녁 소매 자락을 스치는 옅은 바람이 어느새 서늘한 기운을 몰고 온다. 나무들이 양쪽으로 늘어선 길에는 낙엽이 한두 잎 떨어지고, 그 길을 쓸어내는 분들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빗자루 끝에는 피로가 조금씩 쌓여가는 짙은 가을이다.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모든 나쁜 일들이 여름과 함께 떠나고 희망과 풍요가 가득한 추석이 왔으면 좋겠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모든 나쁜 일들이 여름과 함께 떠나고 희망과 풍요가 가득한 추석이 왔으면 좋겠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그 무더웠던 여름을 끌고가는 이 계절을 나는 그냥 빈손으로 보낼 수 없다. 정치(政治)와 꾼들, 빠들에겐 좀 편치 않고 부담스럽지만, 몇 가지 당부만은 떠나가는 여름 끝자락에 담지 않을 수 없다. 수확의 계절을 선물하고 작별하는 이 여름에 작은 성의라도 보여야 하니까.

지난 2월부터 다시 우리들의 숨통을 틀어막고, 말 문을 가로막고, 심지어 오고가는 우리네 인정(人情)마저 끊어버리는 코로나 19를 먼저 담았다. 

거기에 업혀 경제 절벽을 교묘히 비켜가려는 부도덕하고 좀 염치가 없는 정치세력들, 불통(不通)의 몇몇 언론들도 쓸어 담았다. 세월따라 쌓여만 가는 민초(民草)들의 팍팍한 삶도 이참에 몽땅 담아 가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수확의 계절이 가져다 주는 풍성함을 마음으로 만이라도 한껏 누렸으면 좋겠다. 비록 짧게 머물다 금방 떠나가버리는 황당한 이 가을이지만 ㅡ.

부디 우리들의 이 자그만 소망(小望)이 코로나나 북핵(北核), 독재권력, 잘못된 정치에 허물어지는 일이 없도록 감히 기도한다. 

절박한 기도는 때로는 하늘에 닿기도 한다니 그 기도의 기적은 반드시 멀리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팍팍한 삶 속에서도 끈질긴 노력과 도전의 끈을 함부로 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며칠 전 친구가 보내준 글 한 토막은 이 아침 풍경 못지 않게 아름다운 '감동'이다. 한동안 생각을 멈추게 해서 이 가을 편지에 더붙이기로 했다. 

부모를 일찍 잃은 일곱 살 꼬마는 그를 돌봐주던 삼촌마저 공사장에서 크게 낙상(落傷)하는 불행을 안게 되었다. 의사가 어느날 꼬마에게, 

"네 삼촌을 살릴 수 있는 건 하느님밖에 없단다"

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꼬마애는 그가 가진 전 재산 1달러를 들고 그날부터 자그만 도시에 있는 모든 가게를 찾아다니면서 '1달러 짜리 하느님'을 구하기 시작했다. 59번째 들린 가게에서 처음으로 꼬마를 제대로 상대해준 허름한 노인 한 분을 만나게 되었다. 

"얘야 하느님을 사서 뭣하려고 하는데?"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이 삼촌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은 하느님밖에 없다고 해서요. 제가 가진 돈은 1달러밖에 없어요."

그러자 주인 노인은,

"아 마침 잘됐구나, 여기 1달러짜리 하느님이 있구나."

하면서 선반에서 '하느님 생명 수'라는 드링크 하나를 건내주었다. 

아이는 너무도 고맙고 기뻤다.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서 삼촌에게 '1달러짜리 하느님'을 건냈고 삼촌은 그걸 마셨다. 그런데 그 기적이 일어났다. 그는 바로 병상에서 일어났다. 

그 노인은 사실 미국 서부의 억만장자로 심심할 때는 그 가게에 나와 시간을 보내곤 했던 것이다. 그 이튿날 노인이 운영하는 병원의 의사들이 비행기를 타고 이 자그만 시골 도시의 병원으로 몰려와 아이의 삼촌을 진료하기 시작했다.

일곱 살 아이가 삼촌을 위해 하루종일 가게를 찾은 건 결국 절실한 기도다. 이 기도가 억만장자 노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기적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들의 마음 속에 있다. 이 가을 하늘처럼 맑고 정갈한 마음 속에 말이다. 때로는 엄청난 힘을 품고ㅡ.

올해는 내일 모래 10월 1일이 겨레의 큰 명절(名節) 추석(秋夕)이다. 조상님께 제사 드리고 서로 즐겁게 나누고 베풀기도 하는 날이다. 

그보다 모든 분들에게, 또 풍성한 수확을 안겨준 이 가을과 자연에게 감사(感謝)하는 계절이다. 이 감사를 마음에 새기는 날, 즉 명절(銘節)이다.

2020년 9월 29일
묵혜(默惠) 김 민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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