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차박’ 열풍...거리두기 여행은 좋지만 지켜야 할 것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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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차박’ 열풍...거리두기 여행은 좋지만 지켜야 할 것 많아
  • 부산시 동래구 노현진
  • 승인 2020.09.28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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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여행 '차박' 유행하자 다양한 문제점 등장
불법 주차는 물론 취사 금지 구역에서 취사 행위
'차박' 즐기기 전 기본적인 시민 의식부터 갖추어야

코로나19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며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언택트 여행인 캠핑이 유행이다. 특히 자동차에서 잠을 자고 머무는 ‘차박’이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연예인들이 차박 캠핑을 떠나는 모습이 자주 방영된다. 또 캠핑카를 타고 국내 여행을 다니는 프로그램도 방영할 만큼 큰 인기다. 차박 캠핑은 차만 있으면 한적한 곳을 찾아가 여행의 낭만을 즐기고 타인과 거리두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이 많은 곳으로 여행을 가지 못하자 차에서 잠을 자고 머무르는 일명 ‘차박’ 여행이 유행한다(사진 : MBC ‘나 혼자 산다’ 방송 캡처).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이 많은 곳으로 여행을 가지 못하자 차에서 잠을 자고 머무르는 일명 ‘차박’ 여행이 유행한다(사진 : MBC ‘나 혼자 산다’ 방송 캡처).

한 데이터연구소가 지난 1월부터 7월 25일까지의 인터넷 검색 정보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캠핑이 199만여 건으로 매우 많다. 특히 차박과 관련된 정보량은 4월 2만여 건에서 5월부터 3만 건으로 증가했다. 차박을 즐기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차박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차 뒤에 트레일러를 연결해 끌고 다니는 카라반은 물론 자신의 차를 캠핑카로 개조한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지난해 9월 개조된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올해 2월 29일부터 캠핑 자동차 활성화를 위한 규제가 완화돼 캠핑카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다. 모든 차종이 캠핑카로 튜닝이 가능해지자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에 맞게 너도나도 차박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소수의 마니아만 즐기던 레저 활동을 많은 사람이 즐기자,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했다.

캠핑장은 공간 대여료를 지불하면 전기, 수도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차박 캠핑은 다르다. 차박 캠핑을 떠나는 사람들의 목적지는 캠핑장이 아닌 바다, 산, 또는 하천 등으로 다양하다. 차박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이 제한돼있지만, 일부 여행자들은 이를 모르고 자동차 진입 불가 지역 또는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불법 주차를 한다. 불법 주차를 할 경우 단속에 걸려 과태료를 부과받지만, 이를 무시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위치에 주차 후 여행을 즐긴다. 또 공영 주차장은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간이나 여러 대의 캠핑카가 자리를 점령해 정작 사용해야 할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 동해안의 한 공영 주차장은 캠핑카의 점령과 장기 주차로 인한 민원이 증가하자 주차장 폐쇄를 결정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차박 캠핑을 즐기는 것이 옳은 행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차박 캠핑 과정에서 큰 문제점은 취사 행위다. 현행법상 자신의 차량 내에서 취사 행위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산, 하천, 바다 등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는 불법이다. 차박 캠핑은 차량 주변에 의자와 테이블을 설치한 후 불을 피우고 음식을 만드는 등 캠핑을 즐긴다. 차 안이 아닌 차량 주변에서 밥을 해 먹어 문제가 된다. 물론 취사 행위가 허용된 지역에서는 가능하다. 그러나 취사 행위가 제한된 지역에서 불을 피우고 음식을 하고 더 나아가 캠프 파이어를 즐기는 사람도 있어 논란이다. 취사 행위는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차박 캠핑을 떠나기 전 취사 행위가 가능한 지역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불법 주차, 취사 행위뿐만 아니라 차박 캠핑이 증가하면서 쓰레기나 폐수 등의 문제도 심각하다. 평상시 우리 주변만 봐도 많은 쓰레기가 바닥을 나뒹굴고 있다. 아무렇지 않게 길에 쓰레기를 버리던 사람이 차박 캠핑을 간다면 어떻게 될까? 캠핑으로 인해 발생한 쓰레기를 가져오지 않고 인근에 버린다. 한적한 곳에서 여행의 낭만을 즐기며 힐링을 하고 쓰레기는 버리고 오는 것이 차박일까? 모든 일에는 기본적인 매너가 필요하다. 자신이 머물렀던 곳을 깔끔히 청소하고 본 모습을 보존하는 것이 당연하다. 남들이 버려둔 쓰레기 더미 위에 내 쓰레기를 쌓아둘 생각보다 지정된 장소에 올바르게 버리며 자신이 만든 쓰레기는 가지고 올 줄 아는 시민 의식을 먼저 갖추길 바란다. 나 하나쯤은 괜찮다는 마음보다 나부터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올바른 차박 캠핑 문화를 만들어가야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분지의 편집장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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