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틈탄 보이스피싱...“청년들도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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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틈탄 보이스피싱...“청년들도 당할 수 있다”
  • 취재기자 손다은
  • 승인 2020.09.2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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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 사지 않게 개인정보 대신 문화상품권 번호 요구
젊은이도 눈 뜨고 당해...금전 요구는 일단 의심해야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은 범죄 들먹여 겁주고 금품 빼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2017년 2431억 원, 2018년 4440억 원, 2019년 6720억 원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과거 보이스피싱이 주로 전화를 사용한 범죄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사람들이 똑똑해지는 만큼 보이스피싱 수법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전화가 아닌 문자,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를 이용한 범죄가 늘고 있다. 통장의 비밀번호를 알아내던 수법이 이제는 문화 상품권, 구글 기프트카드 등의 일련번호를 받아내는 식의 피싱이 늘어났다. 나이와 성별에 무관하게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보이스피싱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을까?

실제로 피싱 범죄에 사용된 카카오톡 계정이다. 이 계정을 통해 문화 상품권 등의 일렬번호를 요구한다.피해자에게 신뢰감을 주려는 듯 검찰청사를 배경으로 검찰청 로고를 악용했다(사진 : 카카오톡 캡처).
실제로 피싱 범죄에 사용된 카카오톡 계정이다. 이 계정을 통해 문화 상품권 등의 일렬번호를 요구한다.피해자에게 신뢰감을 주려는 듯 검찰청사를 배경으로 검찰청 로고를 악용했다(사진 : 카카오톡 캡처).

대부분 보이스피싱은 보통 중장년층을 타겟으로 한다. 하지만 젊은층, 특히 대학생이 많이 당하는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이 있다. 바로 ‘검찰사칭 보이스피싱’이다. 이들은 자신이 검찰이고 피해자 명의로 된 계좌가 범죄에 이용됐다며 조사에 응하길 요청한다. 특히 코로나 사태를 이용하여 대면 조사가 어렵다며 전화로 연락을 취한다. 이때, 주변에 아무도 없어야 하며 이 상황을 주변 누군가가 알게 된다면 조사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피해자에게 겁을 준다. 그리고는 피해자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는지 알아본다는 핑계로 문화상품권 결제 후 일련번호를 요구하는 수법이다.

실제로 이 수법에 피해를 본 대학생 허 모(22, 부산시 북구) 씨는 보이스피싱이 중장년층에게만 일어나는 범죄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허 씨는 “피해 금액은 30만 원으로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돌이켜보면 뻔한 수법에 당한 것 같아 억울하다. 전화통화를 거부하면 서울지검으로 직접 출두해야 한다고 협박했는데, 당황스러운 마음에 침착함을 잃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피싱 수법에 당하는 이유는 실제로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이라 하면 개인정보를 이용한 범죄가 통상적이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 점에서 피해자는 보이스피싱이라는 의심을 내려놓게 된다. 또 다른 이유는 어려운 법적 용어를 사용하며 피해자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허 씨는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검찰청에 방문해 약 36시간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협박했다. 이 부분에서 불안감이 더해져 순순히 시키는 대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수법의 피싱을 예방하기 위해 알아둬야 할 점은 공무집행 기관은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연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가 공무원을 사칭한다면 해당 기관에 연락해 사실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검찰을 사칭하여 조사를 요구하는 경우, 우편으로 된 출석요구서를 요청하는 것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또 다른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은 부모님에게 휴대전화가 고장 났다며 급하게 돈을 보내달라는 일명 ‘문자나라 피싱’이다. 이 수법은 휴대전화가 고장 나 ‘문자나라’라는 서비스를 사용해 연락했다며, 휴대전화 수리비를 송금해달라고 요구한다. 이는 최근 가장 많은 사람이 경험한 보이스피싱 수법이다. 여기서 변형된 수법이 바로 구글 기프트카드를 요구하는 것인데, 검찰사칭 보이스피싱과 비슷하게 문화상품권의 일련번호를 요구하는 형식이다.

실제로 이와 같은 문자를 받은 주부 최 모(52, 부산시 북구) 씨는 당황스러운 마음에 구글 기프트카드를 사러 갈 뻔했다. 당시 상황은 자녀를 사칭한 피싱범이 전화가 안 된다며 문자로만 연락을 요구했다. 그리고 자신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며 편의점에 가서 구글 기프트카드 15만 원 권을 5장 구매하라고 요구받았다. 최 씨는 “구글 기프트카드를 구매한 뒤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는데, 뭔가 이상해 아들에게 전화해본 뒤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알아챘다”며 “구글 기프트카드가 뭔지도 잘 몰랐고 아들이 급하게 필요한 돈이라고 해서 보내줘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지만 다행히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자로 구글 기프트카드를 요구하는 신종 피싱 방법이다. 보통 자녀를 사칭해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는 방법이다(사진 : 보이스피싱 피해자 최 모씨 제공).
문자로 구글 기프트카드를 요구하는 신종 피싱 방법이다. 보통 자녀를 사칭해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는 방법이다(사진 : 보이스피싱 피해자 최 모 씨 제공).

그렇다면 보이스피싱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보이스피싱의 유형을 알아두는 것이다. 최근 보이스피싱의 종류가 다양하게 늘었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이고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 피싱의 사실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다. 가장 흔한 유형의 보이스피싱은 자녀를 사칭한 피싱이다. 이때, 감정적으로 대처하기보단 침착함을 유지하며 자녀에게 연락을 취해 사실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 다음으로 직통번호를 물어보는 것이다.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번호는 발신용이기 때문에 전화가 걸리지 않는다.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면 직통번호를 물어보고 확인 후 다시 전화하겠다고 하자. 마지막으로 나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 보이스피싱의 피해자 대부분이 중장년층인 것은 맞지만 최근 대학생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의 사례도 늘고 있어 경각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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