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댓글 기능 폐지는 정말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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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댓글 기능 폐지는 정말 옳은가?
  • 부산시 동래구 주태형
  • 승인 2020.09.2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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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잇달아 연예, 스포츠 기사 댓글 기능 폐지
건강한 댓글 문화를 만들기 위해 실명제 또는 댓글 삭제기능 추가해야

대한민국 대표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 네이트는 스포츠와 연예기사의 댓글기능을 폐지했다. 댓글기능을 폐지한 이유는 악성댓글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유명인처럼 대중에게 노출된 사람들이다. 연예인의 경우 개인 SNS계정에서도 악성댓글을 작성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댓글 창을 닫아 버리기도 한다.

네이버 스포츠기사 목록 아래에 스포츠 서비스에서 댓글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적혀 있다(사진: 네이버 스포츠기사 캡처).
네이버 스포츠기사 목록 아래에 스포츠 서비스에서 댓글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적혀 있다(사진: 네이버 스포츠기사 캡처).

대한민국의 댓글 문화를 보면 대부분의 계정들이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사용자가 지정한 가명을 사용하며,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의 경우 한 사람이 많은 계정을 소유할 수 있기 때문에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사이트보다 많은 악성 댓글들이 달린다. 하지만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경우도 댓글 기능을 폐쇄하지 않았으며, 필요한 경우 사용자가 댓글 기능을 폐쇄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포털사이트의 경우 댓글 기능 자체를 폐지했다.

댓글 폐지론자들은 무분별한 악성댓글을 제한하기 위해 인터넷 댓글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예기사 뿐 아니라 인터넷 기사들을 보면 일명 ‘키보드 배틀’을 하거나 원색적인 비난, 성희롱 댓글과 같이 눈살이 찌푸려지는 댓글들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댓글들도 많고 기자와 독자, 독자와 독자 간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런 댓글 기능을 악성 댓글이 달린다는 이유만으로 폐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분명 악성 댓글을 작성하는 것은 안 좋은 행동이다. 하지만 댓글 기능을 통해 독자들이 누리고 있던 이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단점 때문에 강제로 포기해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악성 댓글을 잡기 위해 댓글 기능을 폐지하는 것은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나기 때문에 자동차를 다 없애는 것과 같다. 이런 댓글 기능 폐지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강력한 처벌과 댓글 실명제 등 다른 대안이 있다.

네이버의 경우 스포츠 댓글 기능을 폐지하기 전 ‘클린봇’이라는 악성 댓글을 감지해주는 AI프로그램이 있었다. 인스타그램의 경우에도 AI가 악성 댓글을 사용하려는 이용자를 제지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이용해 충분히 악성 댓글을 줄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악성 댓글을 게시할 경우 악성 댓글을 다는 계정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한다. 악성 댓글을 작성한 횟수가 일정 수치를 넘어가면 계정을 삭제하거나 정지시켜야 한다.

이렇게 악성 댓글을 줄이는 방법은 댓글 기능 자체를 없애는 것 말고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에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개인의 자유는 다른 사회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까지 최대한 보장 받아야 한다. 소수의 악성 댓글 때문에 다수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 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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