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물정 모르는 대학생과 코로나로 힘든 자영업자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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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물정 모르는 대학생과 코로나로 힘든 자영업자 노린다
  • 부산시 사상구 김민지
  • 승인 2020.09.23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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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 노리던 보이스 피싱, 대학생·자영업자 등으로 타겟 확대
코로나 재난지원금 신청해준다며 영세자영업자 신상정보 빼 가기도
통장 도용됐다고 검사 사칭하면, 겁먹은 대학생들, 구글 기프트카드나 문화상품권 사기당하기 일쑤

보이스피싱은 전화를 통하여 신용카드 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이를 범죄에 이용하는 전화금융사기 수법을 말한다. 과거, 적지 않은 피해 사례를 낳아온 보이스피싱은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의 수법은 굉장히 다양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지능적으로 변화하며, 보이스피싱의 대상 또한 노인에서 전 연령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자녀가 납치됐다거나, 또는 자녀가 사고당했다고 속여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대학 지원자들에게 대학을 사칭해 추가합격이 됐으니 예치금을 입금하라는 등 여러 수법을 통해 사람들을 속인다.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보이스피싱을 당하면 자신도 모르게 속아 넘어가 버린다.

보이스피싱 범행 대상이 노인들에서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대학생이나 돈이 궁해서 재난지원금이 급한 영세자용업자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사진: pxhere 무료 이미지).
보이스피싱 범행 대상이 노인들에서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대학생이나 돈이 궁해서 재난지원금이 급한 영세자용업자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사진: pxhere 무료 이미지).

최근에는 이런 것 외에도 코로나로 힘든 상황을 이용한 방식의 보이스피싱도 많이 발생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자영업자들에게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돈을 빼돌리거나 외국인에게 코로나19 재난생활비를 대신 신청해주겠다며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방식 등을 사용한다고 한다.

나도 얼마 전 보이스피싱을 당했다. 대구지방검찰청에서 근무하는 검사인 척 공공기관으로 속여 나에게 연락이 왔는데, 그 내용은 내 명의로 된 통장을 다른 지역에 사는 누군가가 대포통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내 명의가 도용됐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그 말에 대해 의심하지도 않은 채 그대로 믿었다. 그들은 조작한 공문을 검찰에서 보낸 실제 문서처럼 속여 보여준 뒤 그들은 나에게 구글 기프트카드를 요구했다. 내 명의로 된 통장이 범죄에 쓰였다는 말에 속아 넘어간 나는 결국 보이스피싱에 약 100만 원의 돈을 사기당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러한 보이스피싱 수법에 나뿐만 아니라 나와 비슷한 동네에 사는 친구들까지 내가 당하고 나서 며칠 뒤에 똑같은 수법으로 당했다고 한다. 내가 당한 것에서 요구받은 금전적 물품을 제외하고는 전부 똑같은 수법이었다. 나에게는 구글 기프트카드를 요구했으나 문화상품권이나 백화점 상품권 등을 요구받은 친구들도 있었다.

나는 뒤늦게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알아챘지만, 내가 경찰에 신고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경찰서에서도 이런 보이스피싱의 수법을 쓰는 경우, 대부분 해외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실제로 범인을 검거하거나 돈을 돌려받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은 속아버리는 순간 빠져나오기 힘들다. 그래서 공공기관은 개인번호로 연락하거나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직시해야 하며, 또한 믿을 만한 증거여도 조작됐을 가능성에 대해 다시 의심해야 한다. 이미 사기를 당한 나뿐만 아니라 당하지 않은 사람들도 다시 새로운 피해자가 될 수 있기에 스스로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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