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 청소년 명품 소비 풍조...노스페이스 롱페딩 '등골브레이커' 소환
상태바
코로나 시국에 청소년 명품 소비 풍조...노스페이스 롱페딩 '등골브레이커' 소환
  • 경북 칠곡군 박정빈
  • 승인 2020.09.20 1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남 이사온 청소년들, 부모에게 명품부터 사달라고 조르기 일쑤
과거 노스페이스 롱패딩 등골 브레이커 연상
"물건보다 인격이 명품되는 게 어떨까?"

최근 SNS에서 접한 글이 하나 있다. 바로 중학생 딸 교육 때문에 서울 강남으로 이사한 어느 어머니의 고민이 적힌 글이다. 고민 내용은 이렇다.

평소에 스포츠 브랜드의 운동화만 사달라고 했던 딸이 갑자기 강남으로 이사와서 50만 원 명품 운동화를 원했다는 것이다. 나는 이 글을 보고 ‘중학생이 벌써 무슨 명품이야’라고 생각했는데, 댓글을 단 사람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강남으로 갈 때 생활 수준도 각오해야 한다", "딸이 학교에서 그런 일로 왕따를 당했을 수도 있다",  심지어는 “50만 원이면 싼 거 고른 건데”라는 댓글도 있었다.

이 글을 보니, 내가 초등학생, 중학생이었던 시절이 떠오른다. 2013-2014년쯤에는 명품이 아니라 노스페이스 패딩이 유행이었다. 그 시기에 자연스레 ‘등골 브레이커’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실제로 부모님께 졸라서 노스페이스 패딩을 산 친구들도 많았다. 그 당시에는 유행을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하면 나에게는 비싼 패딩을 입은 친구들이 그저 부러울 뿐이었다. 하지만 50-60만 원대까지 하는 패딩이 부담스러웠기에, 나는 그것보다 조금 저렴한 다른 브랜드의 패딩을 사서 입고 다닌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는 노스페이스였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청소년들은 스포츠 브랜드는 옛말이고 아예 명품을 원하고 있다.

과거의 롱패딩 명품 선호  풍조가 여전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사진: pixnio 무료 이미지).
과거의 롱패딩 명품 선호 풍조가 여전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사진: pixnio 무료 이미지).

올해 스마트학생복에서는 중고등학생 358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명품 소비 실태를 조사했다. “명품을 구매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조사 대상 중고등학생 56.4%가 ‘있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평소 명품에 관심이 많아서’가 가장 많았고, ‘친구들도 가지고 있어서 소외당하기 싫다’, ‘유명인이 사용하는 거 보고 예뻐서’라는 답변들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주변 친구에게 물어보니, “처음에는 사고 싶은 욕구가 없었는데 SNS나 거리에서 명품을 보면 예쁘다는 생각이 들고, 가지고 있으면 멋이 나서 어깨에 힘을 줄 수 있으므로 샀다”고 말했다. 그리고 구매는 부모님이 해주신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를 바탕으로 볼 때, 올바른 경제 관념이 형성되지 않은 대학생들이나 청소년들의 명품 구매, 모방 소비는 명백한 문제이며 있어서는 안될 사고방식이다.

명품을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부자가 명품을 산다면 아무 마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명품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부모님께 사달라고 조르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 나 자신을 꼭 맞출 필요는 없다. 이미 명품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해서 따라갈 것이 아니라, 자기 주체적으로 구입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명품을 구매하기 전 남의 시선을 배제하고도 진정으로 필요해서 사는 것인지, 아니면 내 과시욕이 명품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한 번 더 신중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사람 자체가 올바른 인격과 인간성을 지닌 명품이 된다면, 그 사람이 꼭 명품을 지니지 않아도 빛나 보이지 않을까?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