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 회센터 찾을 땐 부산 사투리를 써라”
상태바
“광안리 회센터 찾을 땐 부산 사투리를 써라”
  • 취재기자 이하림
  • 승인 2016.05.10 18:4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세 모르는 외지 관광객들에 턱없는 바가지 일쑤...'관광 부산' 이미지 먹칠
▲ 광안리 해수욕장 주변의 한 회센터 내부(사진: 취재기자 이하림).

연휴를 맞아 친구들과 부산을 찾은 강나은(28, 서울시) 씨는 부산의 인기 관광지인 광안리에서 회를 먹기 위해 광안리 해수욕장에 근처의 회센터를 찾아갔다. 직접 횟감을 구입해 횟집에서 먹는 거라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회의 가격은 터무니없이 비쌌다. 회 중에서도 가장 저렴하다고 알려진 우럭과 광어가 1.5kg에 4만원이나 했다. 강 씨는 “아무리 관광지라고 해도 너무 비싸다. 횟감을 사서 회센터에 있는 횟집에서 1인당 5,000원씩 초장값을 내고 먹었는데 밑반찬도 형편 없고 매운탕도 따로 돈을 받았다. 일반 횟집에서 먹었으면 이 가격에 배터지게 먹었을 것이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따듯해진 날씨로 광안리를 찾는 사람이 많지만 회센터의 일부 상인들이 시세를 잘 모르는 젊은층과 관광객을 상대로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잦다는 원성이 일고 있다. 이같은 바가지 상혼으로 부산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씌운다는 지적도 많다. 유명 여행 커뮤니티 등에서는 광안리 회센터의 바가지요금 피해 사례가 계속해서 올라오는가 하면, 회를 살 때 부산사투리를 사용해야 한다는 바가지 예방팁(?)까지 퍼지고 있다.

광안리에 위치한 회센터들은 1층에서 회를 직접 구입해 건물에 있는 횟집에서 초장값만 내고 회를 먹을 수 있다. 직접 회를 사기 때문에 저렴할 것이라 생각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정확한 가격표시 없이 부르는 게 값이어서 생선값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시세보다 비싸게 부르는 상인의 농간에 바가지를 쓰는 것. 그렇지 않다해도 횟집에서 1인당 초장값을 따로 받기 때문에 일반 횟집에서 먹는 가격과 차이가 거의 없다.

처음 부른 가격과 달리 막상 결제할 때 가격을 올리는 수법도 있다. 남천동에 사는 배지원(30) 씨는 광안리 회센터에서 해산물을 구입하려다 바가지를 썼다. 개불, 해삼, 멍게 등 해산물을 섞어서 1만원어치면 2명이서 먹을 수 있다는 말에 구입을 결정했고, 손질이 끝난 해산물을 결제하려고 할 때 주인에게서 2만원을 내라는 어이없는 말을 들었다. 배 씨가 따지자 상인은 “소라랑 낙지는 만원으론 조금밖에 못 넣어요. 섞어 달래서 다 손질해 버렸는데 그냥 2만원어치 사가요. 1만원어치면 멍게만 잔뜩 들어가”라고 뻔뻔히 말했고, 배 씨는 승강이 끝에 하는 수 없이 2만원을 지불했다.

광안리 해수욕장 주변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53) 씨는 회센터에서 회를 사 먹으려면 생선의 시세를 잘 알고 가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 씨는 “젊은 사람들이나 관광객들은 시세도 잘 모르고 흥정도 잘 안하니까 처음부터 비싸게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모르면 그대로 당하는 거다. 잘 아는 사람이랑 같이 가든지, 아니면 가격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상인과의 가격 흥정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씨는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말고 흥정을 해야 한다. 흥정을 못하면 그냥 일반 횟집 가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이같은 이유로 광안리에 회를 먹으러 자주 가는 사람들은 회센터에 있는 횟집에 가지 않고, 회만 떠서 포장해 먹는다. 대학생 김민석(25) 씨는 광안리 회센터에서 비싸게 회를 먹은 뒤로는 회를 떠 포장해 근처 수변공원이나 집으로 가져간다. 김 씨는 “활어 판매장에서 싸게 사더라도 회센터 내의 횟집에서 먹으면 비싼 초장값에 비해 나오는 밑반찬이 부실해 차라리 포장해간다”며 “횟집에서 먹고 싶을 때는 근처 일반 횟집으로 가면 서비스가 낫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모고 2017-11-12 21:27:55
광고 개그치 마니뜨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