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가을 축제도 ‘비대면’으로··· 학생들 위한 축제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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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가을 축제도 ‘비대면’으로··· 학생들 위한 축제 맞나?
  • 부산시 해운대구 조재민
  • 승인 2020.09.19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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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축제에 연예인 초청··· 학생들, “차라리 등록금 돌려달라”
타성적인 연예인 공연 대신 학생 참여형 축제 콘텐츠 기획 아쉬워
부실한 비대면 수업, 등록금 반환 거부 탓··· 학교는 학생과 소통해야

선선한 날씨와 청명한 하늘. 대학생활의 꽃이라 불리는 가을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잦아들 틈이 보이지 않자, 2학기 개강을 맞이해 학내 행사로 북적거려야 할 대학가는 조용한 모습이다.

부산의 한 대학 에브리타임. 온라인 축제 진행을 중단하고, 등록금 반환에 보태 달라는 글이 인기 게시글로 등록됐다(사진: 에브리타임 캡처).
한 대학 에브리타임. 온라인 축제 진행을 중단하고, 등록금 반환에 보태 달라는 글이 인기 게시글로 올라와 있다(사진: 에브리타임 캡처).

전국 대학교의 가을축제가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비대면 축제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맞게 화면으로라도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학교를 볼 수 있어서 좋다는 의견과 굳이 온라인으로 축제를 열 필요가 있냐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특히 ‘코로나 학번’으로 불리는 20학번들은 올해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새내기 생활을 누려보지 못했다. 이들은 비대면 축제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수업으로 입학 후 등교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부실한 온라인 강의만 들어온 신입생들에게 비대면 축제는 무의미한 행사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일부 대학에서는 연예인을 부르는 ‘소모성 행사’로 축제를 진행해 비난을 받고 있다. 이 비용은 모두 학생들의 등록금과 학생회비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비대면 강의로 수업의 질이 낮아졌음에도 등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하나 마나한 행사에 비용을 쓴다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의견이다. ‘연예인 부를 돈으로 차라리 등록금을 돌려달라’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일부 학생들은 온라인 축제를 원한 학생이 몇이나 되는지,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어봤는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표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대면 축제에 대해 올라온 게시글. 이 글은 100명이 넘는 학생들의 공감을 받고 인기 게시글로 등록됐다(사진: 에브리타임 캡처).
비대면 축제에 대해 올라온 게시글. 이 글은 100명이 넘는 학생들의 공감을 받고 인기 게시글로 등록됐다(사진: 에브리타임 캡처).

한 대학 에브리타임에는 ‘학생들 의견 한 번도 묻지 않고 축제를 진행한 총학생회는 읽어라’는 글이 인기 게시글로 등록됐다. 작성자는 “축제 시작하기 몇 주 전부터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지속적으로 공지를 해줬다면 이렇게까지 화나진 않았을 것”이라며 “총학생회는 이번 기회로 많은 것을 느끼고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처럼 비대면 축제에 대한 학생들의 반감이 커진 이유는 해당 학교 총학생회의 비민주성, 소통의 부재가 근본적 원인이다. 나는 총학생회가 나서서 비대면 축제에 대해 학생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했다면 이토록 반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대면 축제에 대한 반감은 지난 학기부터 이어온 부실한 비대면 수업의 영향도 일부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축제를 진행하기에 앞서 학교는 학생과 소통해야 한다. ‘대학 축제=연예인 초청 무대’라는 정형화된 틀을 깨야 한다는 것이다. 유명 연예인을 섭외하는 기존의 대면 행사와는 다르게, ‘학생 참여 중심’으로 진행하는 등 학생들이 원하는 축제 콘텐츠는 무엇인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그래야 비대면 축제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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