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요리, 독서 등 새로운 취미 활동 '이색 경험'
SNS 등에도 방구석 취미, 다이소 집콕템 등 인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대학생들의 여가생활 형태가 변해가고 있다. 야외에서 즐기던 여가활동을 실내에서 대체할 방법을 찾거나 새로운 취미활동을 찾는 형태다. PC방, 노래방, 실내집단운동 등 12개 업종에 집합제한 명령이 떨어진 까닭이다.
대학생 주혜진(23, 부산시 남구) 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집은 ‘잠만 자는’ 공간과 다름 없었다”고 말했다. 주 씨는 학교와 알바가 끝나면 독서실에 가거나 친구를 만나고, 막차를 타고 집에 와서 바로 잠을 청한다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고 주 씨에게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주 씨는 “친구와 함께 인터넷에서 1만 4200원을 지불하고 오일 파스텔을 샀다”며 “꽃처럼 간단한 그림을 주로 그렸고, 같이 그린 친구는 블로그에 이를 게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선옥 소설가의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김초엽 소설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박완서 작가의 <기나긴 하루> 등 읽고 싶던 책을 무더기로 사서 읽었다”고 말했다.
최근 SNS에는 집에서 즐기는 취미생활에 대한 게시물이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탓이다. 주 씨는 “집에서 휴대폰을 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SNS에 추천되는 요리나 게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 씨는 “친구들과 만나는 것은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가 힘들다. 못 만난 지 오래된 친구들이 그립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학생 박채환(23, 부산시 남구) 씨는 원래 집에서 여가를 보내길 좋아하면서도 1주일에 2회 정도는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며 식사하기를 즐겼다. 그러나 박 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제외하고 집을 나서지 않는다”며 “친구들을 만날 땐 주로 집으로 초대하며 들어오자마자 손씻기를 강요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A(24, 부산시 금정구) 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1주일에 4~5회 외출을 즐겼다. 노래방을 가거나 아이쇼핑을 하며 여가생활을 즐기던 A 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출을 1주일에 1회로 줄였다. A 씨는 “노래방을 가는 대신 버스킹 크루를 하는 친구들이 한 달에 20만 원씩 지불하고 다니던 연습실에 따라가서 노래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소 부산대학교 NC백화점이나 근처의 편집샵들을 다녔는데 인터넷 쇼핑으로 대체하게 됐다”며 원래 즐기던 여가생활을 대체할 방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9월 10일부로 부산시의 고위험시설 중 PC방, 노래방 등 일부 업종이 영업을 재개했다. 평소 노래방을 가는 것을 가장 좋아하던 주 씨는 “노래방을 가는 대신 블루투스 마이크를 살 계획이었는데 노래방이 영업을 재개해서 돈이 굳었다”며 “너무 자주는 가지 않고 주 1회 정도만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 씨도 “PC방이 영업을 재개해서 기쁘다. 주 1~2회 2시간 정도만 PC방에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채환 씨는 “오히려 사람들이 ‘이때다’ 싶어서 더 많이 몰려들 것 같다”며 여전히 고위험시설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여가생활을 즐기는 데에도 여러 가지 제한사항이 생기고 있다. 영업을 재개한 PC방도 좌석을 띄워 앉고 노래방도 1인 1개실을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확진자 증가 추이로 봤을 때 대학생들이 원래의 여가생활을 되찾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