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일부 교회 등 감염집단에 대한 과도한 비난·혐오감은 코로나 방역에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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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일부 교회 등 감염집단에 대한 과도한 비난·혐오감은 코로나 방역에 역행
  • 부산시 해운대구 정혜원
  • 승인 2020.09.1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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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집회발 '노인포비아' 확산 심각
일부 교회에 대해서도 혐오감 증폭
전문가들, "비난을 가장한 비판은 방역에 도움 안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풀어졌던 방역 분위기가 다시 강력해졌다. 잠잠해지던 코로나19가 여러 곳으로 확산하자, 일부 사람들이 특정 집단과 사람들에 대해 분노와 혐오감을 표출하는 사례가 늘었다.

지난 8월, 코로나19의 재확산이 발생한 후, 광화문 집회에 대한 분노는‘노인 포비아’로 발전했다. 최근, 고령층 확진이 증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고령층을 비난하며 희화화한 용어들을 사용한 댓글들이 달렸다. 이처럼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노인들의 모습을 본 일부 네티즌들은 노인에 대한 혐오감으로 표출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집단감염된 집단들이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코로나 바이러스에 집단감염된 집단들이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부산의 한 교회에선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교회가 더 조심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붙였다. 방역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 일부 교회의 행동과 광화문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씨의 행동을 보며, 교회와 기독교를 향한 비난과 혐오감을 표출하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에 이 교회는 이런 메시지를 내건 것 같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기독교에 대해 비난하는 의견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기독교를 믿는 교인들까지 비난의 대상이 되곤 한다. 이렇듯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특정 집단과 구성원에게 비판을 가장한 비난과 혐오감을 표출하는 일부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특정 집단과 그 집단에 속한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비판을 가장한 비난이나 혐오감은 질병 방역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지난 5월,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났을 때, 일부 사람들이 가진 젊은 층과 동성애 집단을 향한 편견과 부정적인 시각은 확진자들과 밀접 접촉한 사람들이 자진 검사하기를 버겁게 만들었다. 이처럼 비판을 가장한 비난과 해당 집단에 대한 혐오감은 방역을 방해하는 요소일 뿐이다.

질병에 대한 공포감으로 집단에 대한 혐오감을 표출하는 행위는 사회 구조적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대구에서 신천지 교회의 집단감염이 일어났을 때, 어떤 직장에서는 신천지 신도라는 것이 알려진 사람이 부당하게 해고당하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특정 집단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과 혐오감은 혐오에 의한 피해자를 만든다. 결국, 우리 사회가 집단에 속한 사람을 비난하고 혐오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으며, 코로나19로 생겨난 특정 집단을 향한 무분별한 비난과 혐오감은 사회 구성원 간의 불신을 심화시키는 새로운 갈등 요소로 발전할 수 있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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