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뱉는다? 보여주기식 먹방 논란··· 유튜버는 진심어린 해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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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뱉는다? 보여주기식 먹방 논란··· 유튜버는 진심어린 해명 필요
  • 부산시 해운대구 조재민
  • 승인 2020.09.14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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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만 명 넘는 구독자 보유한 유튜버 문복희, 뒷광고 논란 이어 ‘먹뱉’ 의혹
각종 의혹 벗어나려면 진솔하게 해명, 사과해야··· ‘미디어 리터리시’ 필요한 시점

인간 생활의 세 가지 요소인 의식주(衣食住). 그중에서도 나는 식(食)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식사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먹고 살기 위해’ 직업을 구하고 돈을 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혼자 밥을 먹는 시간이 많다. ‘먹방’을 처음 보게 된 계기도 누군가와 식사를 같이한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오늘날 먹방을 마음 편히 볼 수 없다. 국내 유튜버들이 뒷광고(경제적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상품을 홍보하는 행위)로 논란이 돼 줄줄이 사과문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유튜버들은 ‘씹뱉’(음식물을 씹다가 삼키지 않고 뱉는 행위) 논란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구독자 450만 명이 넘는 인기 먹방 유튜버 문복희가 뒷광고 논란에 이어 ‘보여주기 식 먹방’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사진: 문복희 유튜버 캡처).
구독자 450만 명이 넘는 인기 먹방 유튜버 문복희가 뒷광고 논란에 이어 ‘보여주기 식 먹방’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사진: 문복희 유튜버 캡처).

첫 동영상을 게시한 지 1년여 만에 45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먹방 유튜버 ‘문복희’가 그중 한 명이다. 그녀는 출중한 외모와 더불어 평균 성인 식사량을 뛰어넘는 위대(胃大)한 먹방을 보였다. 깔끔한 편집, 식욕을 자극하는 음향 등 먹방 유튜버의 인기 요소를 모두 갖춰 큰 인기를 끌었다.

문복희가 뒷광고 논란으로 이미지가 하락한 뒤, 구독자들은 끊임없이 그녀에게 다른 의혹들을 제기하고 있다. 먼저 음식을 실제로 먹지 않고 뱉는 방식으로 음식량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이들은 문복희의 먹방을 보면, 음식을 씹기만 할 뿐 삼키는 장면은 편집됐다고 말한다. 또 음식물을 삼키지 않았는데 삼키는 효과음이 들리는 등 엉성한 편집이 과도하게 들어간 ‘보여주기식 먹방’이라고 주장한다. 그녀가 올린 영상에는 “아직도 제대로 된 해명을 하지 않고 영상을 업로드하는 유튜버가 있다니 믿기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편집을 하면 누가 저만큼 못먹겠냐”는 댓글이 달려있다.

문복희는 “음식을 먹는 중에 음식물이 입 주변에 묻거나 지저분해 보이는 장면으로 시청자분들께 불편함을 드릴까 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컷편집이 들어간 이유를 설명했다. 그녀는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 영상 후반부에 빨리감기한 무편집 영상도 삽입했다.

하지만 무편집 영상에도 편집점(편집된 영상을 이은 부분)이 발견돼 논란이 됐다. 지난달 23일 올라온 ‘안녕하세요 문복희입니다’ 영상에는 총 3회 촬영분이 무편집으로 담겨있었다. 영상에는 음식이 촉촉해 보이지 않는다며 물을 붓는 제작진의 모습이 나왔다. 소속사가 없다고 밝힌 문복희에게 제작진이 있다는 것과, 1인 크리에이터답게 혼자 촬영 및 편집을 할 줄 알았던 구독자들에게 이 사실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해명한다고 올린 영상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어버린 것이다.

유튜브에 ‘문복희 먹뱉’을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들. 자극적인 제목과 썸네일이 이목을 끈다(사진: 유튜브 캡처).
유튜브에 ‘문복희 먹뱉’을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들. 자극적인 제목과 썸네일이 이목을 끈다(사진: 유튜브 캡처).

문복희가 ‘보여주기식 먹방’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이용해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유튜버도 나타났다. 조회수를 얻기 위해 먹고 먹히는 유튜브의 먹이사슬을 보면서 나는 환멸을 느꼈다.

유튜브에는 ‘문복희 먹뱉’을 검색하기만 해도 ‘먹뱉 증거 발견 영상’, ‘문복희가 정말 음식을 다 먹었을까?’ 등의 영상이 나온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한 유튜버에 대해 계속해서 해명을 요구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일종의 돈벌이 수단이 된 것이다. 마치 먹잇감을 발견한 사냥꾼처럼, 문복희를 향한 논란을 재생산해 수익을 창출하는 유튜버들이 생겨났다. 문복희가 먹뱉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와 해명을 하지 않았더라도, 조회수를 얻기 위해 의혹 제기 수준을 넘은 자극적인 영상 제목과 썸네일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유튜버가 뒷광고 및 먹뱉 의혹에서 벗어나려면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구독자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할 것이고, 계속해서 해명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일어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저 문자로 적어낸 사과문이 아닌, 먹뱉 의혹을 받는 해당 영상에 대해 자세하게 해명을 해야 한다. 그리고 유튜버가 먹뱉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이상, 2차 가공을 하면서 단정 짓거나 혐오 및 악플을 다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가면 갈수록 커지는 요즘, 나는 미디어 리터리시(미디어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 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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