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턴'으로 불리는 인턴... 사회 경력쌓기 '바늘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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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턴'으로 불리는 인턴... 사회 경력쌓기 '바늘구멍'
  • 취재기자 박지혜
  • 승인 2020.09.1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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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 어학점수, 자격증 외에도 필수 요소로 자리 잡는 ‘인턴’
구직자 중 절반 이상 “금턴 아닌, ‘흙턴’이라도 구하고 싶다”

요즘 취준생들 사이에서 인턴은 ‘금턴’으로 통한다. 금턴은 인턴 기회가 ‘금(金)’보다 귀하다는 뜻으로,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청년들의 애환을 말해주는 신조어다.

학점, 어학점수, 각종 자격증 같은 기본 스펙 외에도 실무경험을 쌓기 위해 취준생과 대학생들의 ‘인턴십’에 지원이 증가하고 있다. 인턴은 기업 규모가 크든 작든, 현장에서 실무경험을 쌓으며 직무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고, 이후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남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하나의 스펙 요소라 나름 인기가 있다. 

이예진(22, 충남 천안시) 씨는 “인턴은 미리 사회생활도 접할 수 있고, 여러 가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생각도 정리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도 대학으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기업으로부터 월급을 받는 IPP(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를 통해 인턴을 경험하고 있다. IPP란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으로 대학 학기 중 직접 현장에서 실습을 하며 실무를 배우는 제도이다. 올해 1학기 학교에서 장기현장실습을 한 김하연(22, 부산시 북구) 씨는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서 경험을 쌓고 스펙을 쌓기에 인턴 경험은 중요하다”고 경험을 털어놨다.

인턴 자리가 인기를 끌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나, 실제 일자리를 구하기는 어렵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경제 상황이 침체 되면서 기업들은 공개채용(공채) 선발 인원을 줄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기업의 74%가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이 없다고 한다. 2020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체험형 청년인턴 부산 지역의 경쟁률은 29.8:1에 달했다.

취준생들은 '금턴'이 아닌 ‘흙턴’이라도 인턴 자리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구직자 1056명을 대상으로 ‘흙턴 지원 의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54.5%가 ‘흙턴이라도 지원하고 싶다’고 답했다. 흙턴이라도 지원하고 싶은 이유로는 ‘취업에 도움이 되는 스펙이어서’(43.8%,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다음으로 ‘회사와 업무를 체험해 볼 수 있어서’(43.7%), ‘사회 경험이 될 것 같아서’(43.7%), ‘다른 스펙을 쌓기 어려워서’(11%), '인맥 형성을 위해서'(10.8%) 등의 이유를 들었다.

구직자들은 인턴을 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 실무경험을 쌓고 싶다거나 직무를 체험, 탐색해보고 싶다는 의견을 드러냈다(도표: 사람인 제공).
구직자들은 인턴을 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 실무경험을 쌓고 싶다거나 직무를 체험, 탐색해보고 싶다는 의견을 드러냈다(도표: 사람인 제공).

정규직이 보장되지 않고 불안정한 인턴 자리가 왜 이렇게 경쟁이 치열할까. 이는 취준생 등의 불안심리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인턴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까닭도 있다. 인턴 자리 경쟁률이 높아서 단순히 '금턴’이라 불린다는 것만이 아니라, 기업들이 현장 체험과 경험을 그만큼 중요시한다는 반증인 것이다.

하지만 대학 졸업 이후 사회로 나아가는 대학생들에게 경력자, 경험 우대자를 뽑는 현실은 가혹하기만 하다. 학점, 어학성적, 자격증 같은 개인의 노력과는 별개로 경험, 경력 같은 또 다른 요인이 앞길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정(22, 경북 구미시) 씨는 “자격증이나 학점은 내가 어떻게든 노력으로 이뤄낼 수 있지만, 경력이나 경험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요즘 기업들은 한 번이라도 현장 실무나 업무 경험이 있는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요즘 기업들은 한 번이라도 현장 실무나 업무 경험이 있는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전문가들은 "기업은 경력자를 우대하기보다 인턴십의 목적인 지원자들에게 직무 경험과 적성 탐색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인턴을 보는 사회적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인턴을 두 번 경험한 김 모(28, 부산시 사하구) 씨는 “인턴을 지원할 때, 대부분 취준생들은 쉬운 일, 편한 일, 큰 기업만 찾아다니는 것 같다. 정규직 전환, 복지 좋은 곳, 대기업 등을 따지지 않고 본격적 사회생활에 앞서 소중한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면 좀 더 편한 마음가짐으로 인턴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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