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손에 스마트폰이 아닌 레고를 쥐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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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손에 스마트폰이 아닌 레고를 쥐어주세요
  • 취재기자 김민정
  • 승인 2016.05.10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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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공작 전문점 블록스쿨 80여 곳 성업중...집중력, 창의력 향상에 도움

“선생님! 저 이거 할래요~.”

부산 남구 용호동의 아파트 단지 상가에 어린이들이 북적거리는 곳이 있다. 그곳에서 한 아이가 레고 장난감 중 하나인 '닌자고'를 가지고 뭔가를 만드는데 열중하고 있다. 닌자고는 오랫동안 애니메이션 방송에 등장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 아이의 옆에는 또 다른 아이가 완성한 레고를 가지고 놀고 있다.

여기는 바로 블록스쿨(block school). 레고를 기본으로 아이의 나이와 수준에 맞게 단계별로 블록 쌓기를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창의력, 집중력, 공간 지각능력을 키워 나가는 공간이다. 영유아기에 레고를 통해 오감을 자극하면 두뇌 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블록스쿨은 2011년 등장해 유아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현재 전국 80여 지점이 성업 중이다. 시간당 이용료는 5,000원으로 이용 시간 동안 원하는 레고를 마음껏 조립할 수 있다. 레고의 종류에는 닌자고, 크리에이터, 호빗, 스타워즈, 시티, 반지의 제왕, 캐슬, 킹덤, 갤럭시 스쿼드, 키마, 프렌즈, 듀플로, 히어로팩토리 등이 있다. 난이도는 레고에 따라 6세~12세, 7~12세, 8세~14세로 구분 돼 있다.

6세 아이를 3개월 째 블록스쿨에 보내고 있는 김민희(36) 씨는 “아이가 집중력이 다른 아이들보다 떨어져 걱정이 많았는데, 블록스쿨에 다니고 나서는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 왔을 때 아이가 어려운 것부터 하다가 잘 안되니 화를 내기도 했는데 쉬운 것을 가지고 완성품을 내고 칭찬을 받더니 그때부터 열심히 하더라”고 덧붙인다. 블록스쿨 부산 LG 메트로시티 점의 원장인 테로시마 히로미(38) 씨도 “원생 중에는 6시간 동안 엄청난 집중력으로 쉬지 않고 대형 레고를 완성시키기도 해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히로미씨는 결혼 후 한국에서 아이를 돌보며 할 수 있는 부업을 찾다가 고향인 일본 고베에 있는 블록스쿨 지점을 떠올리고 한국에서 이 일을 시작했다.

▲ 블록스쿨에서 아이들이 설명서를 보며 레고를 만들고 있다(사진: 블록스쿨 제공).

블록스쿨을 매일 다니고 있는 김재현(8) 어린이는 “만들기 어려운 레고를 다 만들고 나면 뿌듯해요. 나중에 엄마가 데리러 오면 자랑을 하는데, 그때마다 칭찬을 해주셔서 더 어려운 레고에 도전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 완성된 펄러비즈들이 전시되어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민정).

블록스쿨에서는 '펄러비즈'도 함께 운영되고 있다. 펄러비즈란, 원통형 비즈를 판에 원하는 모양으로 꽂은 다음에 다림질로 녹여서 완성하는 공예 활동이다. 그림 도안만 있으면 겨울왕국의 안나와 엘사, 미니언, 토토로 등 다양한 만화 주인공들을 비즈로 만들 수 있다. 비즈는 성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으며, 레고와 같이 집중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비즈의 가격은 크기에 따라 1000원에서 3000원까지 한다. 윤나경(9) 어린이는 “비즈는 다 만들면 집에 가져갈 수도 있고, 열쇠고리로도 만들어 주셔서 가방에 매달 수 있어 좋아요. 엄마는 쓸데없다고 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래도 계속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최근엔 이런 아이들을 위한 블록스쿨의 열기를 이어받아 레고 마니아나 키덜트 등 성인들을 주 타겟으로한 국내 최초 무제한 세계 블록 대여 전문점 ‘블럭팡’이 지난 3월 경기도 광주에 오픈했다. 블록팡은 하루 1,000원, 한 달 2만 9,000원에 400개의 블록과 보드게임을 무제한으로 대여한다. 이런 블록 사업은 어린 나이에 지나치게 학업을 강요받는 어린이는 물론 힘든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어른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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