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시국 상소' 청원 글... 게시판에서 읽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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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시국 상소' 청원 글... 게시판에서 읽을 수 없다?
  • 취재기자 김범준
  • 승인 2020.08.27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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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 ‘진인 조은산, 과한 징세 등 ‘시무 7조’ 상소 형태 올려
청원인, “조정의 대신, 관료, 의원들 민심 못 읽는다" 질타
일각, "靑이 제대로 노출되지 않도록 처리했다" 의혹 제기

‘진인 조은산’이라 밝힌 청원인이 ‘상소문’ 형식으로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시무 7조’ 게시글이 화제를 낳고 있다. 이 ‘상소문’은 오늘날 국가운영의 문제점과 민심 등을 지목하고 있다.

'진인 조은산' 이라고 밝힌 청원인의 상소문이 화제를 몰고 있다(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진인 조은산'이 쓴 상소문 형태의 청와대 청원 글이 화제를 낳고 있다(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하지만 이 글은 검색으로 조회가 불가능하고, 추천 순으로 게시글을 소개한 페이지에서도 찾을 수 없다. 인터넷 브라우저에 청원글의 주소를 직접 입력해야만 볼 수 있다. 청와대가 상소문 형식의 청원글을 제대로 노출되지 않도록 처리했다는 의혹이 나온 이유다.

청와대가 국민청원을 숨기는 경우는 ‘중복 게시’, ‘욕설 및 비속어 사용’, ‘개인정보, 허위사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포함된 경우다. 하지만 해당 청원글에는 숨길 만한 이유가 없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청와대가 일부러 안보이도록 처리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토론방 게시판에는 ‘시무 7조 상소문은 왜 숨겼습니까’라거나, ‘숨길 거 다 숨기면 국민청원 의미가 없다’는 비판 댓글도 올랐다.

이 상소문은 27일 오후 기준, 8만 1000명의 동의을 얻고 있다.

상소문에는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청원인은 “어느 대신은 집값이 11억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현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으며, 어느 대신은 수도 한양이 천박하니 세종으로 천도를 해야 한다는 해괴한 말로 백성들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고, 본직이 법무부장관인지 국토부장관인지 아직도 감을 못잡은 어느 대신은 전월세 시세를 자신이 정하겠다며 여기저기 칼춤을 추어 미천한 백성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과연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우려는 자들은 일터에 나앉은 백성들인가? 아니면 궁궐과 의회에 모여 앉은 대신들인가?”라며 “역사를 되짚어 살펴보건데, 과연 이 나라를 도탄지고에 빠트렸던 자들은 우매한 백성들이었나 아니면 제 이득에 눈먼 탐관오리들과 무능력한 조정의 대신들이었나”라며 관료들과 국회의원들을 비판했다.

청원인이 제시한 시무 7조에는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스스로 먼저 일신 하시옵소서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상소문은 문재인 정부의 관료들이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정책과 탁상공론을 거듭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상당수 네티즌들이 동의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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