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차량운전자, “보행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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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차량운전자, “보행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 취재기자 조재민
  • 승인 2020.08.24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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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속도 5030’ 시행 100일... 사고 사망자 38% 감소
부산경찰청 분석

부산의 차량운전자에게 보행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안전속도 5030’ 계획에 따라 보행자 안전을 강화한 결과다. 부산경찰청은 이 제도 시행 100일을 맞아 그 성과를 분석했다.

부산은 차량의 도로 주행속도를 하향함으로써 교통사고 발생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그림; Pixabay 이미지).
부산은 차량의 도로 주행속도를 하향함으로써 교통사고 발생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부산시·부산경찰청은 교통문화 선진화와 보행자 안전강화를 위해, 지난 해 11월 ‘부산 안전속도 5030’ 계획을 선포했다. 전국 처음이다.

‘안전속도 5030’은 시내 주요도로(물류·자동차전용·국도 제외)는 시속 50km, 그 외 이면도로는 시속 30km로 속도를 제한하는 정책이다. OECD 대부분 국가에서 오래전부터 이미 시행해오고 있다.

경찰은 ‘안전속도 5030’의 목적이 시민의 안전 확보에 있는 만큼, 다양한 홍보와 함께 과속 차량에 대해 계도장을 지속적으로 발부해 왔다. 6개월 계도기간 동안 적발 건수는 총 27만 6772건, 무인단속 카메라 1대당 일평균 6.76대를 적발했다.

계도기간을 끝내고, 5월 12일부터 제도를 시행했다. 지난 100일 동안 중대사고 발생확률이 낮아지고, 교통사고 사망자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 감소했다. 보행 사망자는 43% 감소했다.

사고 발생 때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71km 이상 단속 차량은 정책 시행 전 카메라 대당 하루 1.67건이었으나, 시행 후 0.53건으로 낮아졌다. 대형사고의 발생확률이 그만큼 낮아진 것이다.

전년 같은 기간(2019년 5∼8월) 사고통계에서도 교통사고 사망자가 40명에서 25명으로 38% 감소했다. ‘속도를 줄이면 안전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특히, 보행 중 사망자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 감소했다. 속도하향 정책이 교통약자인 보행자에 대한 안전확보에 효과가 컸던 것이다.

부산지역 교통사고 발생(2020.5.12∼8.19 대 전년 동기간) 비교자료. 차량 주행속도를 낮춰 교통사고 발생량을 줄인 것이다(표;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지역 교통사고 발생(2020.5.12∼8.19 대 전년 동기간) 비교자료. 차량 주행속도를 낮춰 교통사고 발생량을 줄인 것이다(표: 부산경찰청 제공).

5.12부터 본격적인 단속을 시작, 100일간 단속 건수는 대당 일평균 1.62건, ‘안전속도 5030’ 시행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계도기간(6개월) 대당 일평균 6.76건에 비하면, 단속률이 대폭 낮아졌다. 시행 후 전체 단속건수도 점차 감소추세로 나타나 속도 하향을 알고 준수하는 시민이 늘어났음을 말해 준다.

최근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전국 운전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안전속도 5030’ 인지도 조사에서도, 부산의 인지도는 95.8%로, 전국 평균인 68.1%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 제도를 시행하며 우려했던 차량정체는 미미했다. 부산 중추도로인 중앙대로의 속도는 시행 전 평균 시속 28.2km에서 시행 후 27.8km로 나타났다.

평일의 경우, 시행 전 26.6km에서 25.9km로 0.7km/h 감소했고, 차량 흐름이 비교적 원활한 휴일의 경우, 시행 전 30.1km에서 29.7km로 0.4km 감소했다.

이 제도는 2021년 4월 17일부터, 전국 모든 도시에서 시행할 계획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시설개선도 중요하지만, 구조적으로 어려운 교통여건 속에서도 전업 운전자를 포함한 많은 시민들이 이해하고 동참하는 과정이 중요했다’고 귀띔했다.

부산시·부산경찰청은 ‘속도를 낮추면 사람이 보이고,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추는 운전문화’를 정착시켜 ‘안전한 도시 부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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