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장애인들과 '다함께 차차차'··· 경성대 최승준 교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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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장애인들과 '다함께 차차차'··· 경성대 최승준 교수를 만나다
  • 취재기자 조재민
  • 승인 2020.08.17 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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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사회 상생‧협력 지원 사업 2년 연속 선정
학생들에게 실무 경험과 양질의 교육 제공 ‘일석이조’
찾아가는 서비스 제공... ‘소외받는 계층 없도록 노력’
시빅뉴스가 ‘다함께 차차차’를 운영하는 경성대 스포츠건강학과 교수 최승준 씨를 만났다(사진: 취재기자 조재민).
시빅뉴스가 ‘다함께 차차차’를 운영하는 경성대 스포츠건강학과 최승준 교수를 만났다(사진: 취재기자 조재민).

“우리 모두 똑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단,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다를 뿐이죠.”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 키가 큰 사람, 키가 작은 사람, 얼굴에 점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비정상, 즉 정상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그저 개인이 가진 다양한 속성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지난 7년간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발달장애인 힐링 프로그램 ‘다함께 차차차’를 운영하는 경성대 스포츠건강학과 최승준 교수다.

‘다함께 차차차’는 부산시 16개구 장애인을 대상으로 스포츠건강학과 재학생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운영되는 무상체육교실로, 2014년에 시작돼 올해 7년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약 500여 명의 장애인이 참여했다. 경성대의 '다함게 차차차' 프로그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이 진행하는 ‘2020 지역사회 상생‧협력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되어 지속적인 지원을 받게 됐다.

7년째 이어지고 있는 '다함께 차차차'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최승준 교수는 체육학을 공부하면서 자원봉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쏟았다. 그래서 다른 체육 분야들 중에서 특히 장애인 체육 활동을 지칭하는 ‘특수체육’에 대해 흥미가 생겼다. 그러던 중 부산에서는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체육교실 시스템이 제대로 이뤄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때마침 특수체육 분야에서 10년간 근무했던 지인이 있어, '다함께 차차차' 같은 체육교실을 준비하게 됐다. 최 교수는 “처음에는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다른 장애인과 달리 발달장애인들은 복지가 특히 열악했다”고 말했다.

경성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역사회 상생‧협력 지원사업에 선정돼 2년 연속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사진: 최승준 교수 제공).
경성대의 '다함께 차차차' 프로그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지역사회 상생‧협력 지원사업에 선정됐다(사진: 최승준 교수 제공).

'다함께 차차차'는 메인 교사와 보조교사가 함께 장애학생들을 가르친다. 메인 교사는 경성대 체육학과 대학원생들이며 보조교사는 경성대 스포츠건강학과 학생들로, 장애학생들을 위해 수업을 직접 준비하고 가르치면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경성대가 가지고 있는 인적·물적 인프라를 이렇게 활용해 장애학생들에게는 무상으로 양질의 체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최 교수는 “보통 특수학교에서 체육수업을 받을 경우 학생 10~15명 당 선생님 1~2명이 배정된다”며 “'다함께 차차차'는 보조교사가 많다 보니 학생 1~2명 당 보조교사 1명씩 맡을 수 있어 더욱 집중적인 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품 무용단 공연 사진. 3개월의 교육과정을 거쳐 빛나는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였다(사진: 최승준 교수 제공).
'다함께 차차차'에 참여한 장애 학생들 중 일부로 구성된 품 무용단 공연. 3개월의 교육과정을 거쳐 작품이 만들어졌다(사진: 최승준 교수 제공).

작년 크리스마스 날에는 '다함께 차차차'에 참여한 학생들 중 일부로 구성된 장애인 무용단 ‘품(品)’이 첫 정기공연을 성황리에 진행했다. '다함께 차차차' 학생들의 합창 무대인 ‘서랍 속에서의 시작’으로 무대를 열어 품 무용단과 ADD댄스컴퍼니들의 협업으로 진행된 ‘세상 밖으로’와 다양한 영상과 무대를 활용한 ‘모두가 친구가 될 수 있지’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당시 정기공연은 품 단원과 학부모들, 관객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던져주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공연계가 마비돼 추후 공연은 어려웠다. 이번 13기 무용단은 코로나19로 힘든 만큼 꾸준히 연습을 진행하고 있어 오는 크리스마스에는 제2회 정기공연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12주 신체활동 프로그램 중 플로어볼(하키를 변형한 구기 경기) 종목 선수 선발전도 예정돼 있다. 선수는 체력테스트 및 인지 수준 평가를 통해 선발한다. 주 2회 플로어볼 수업을 실시하며 연말에는 선수단을 구성해 대회 출전까지 진행한다. 최승준 교수는 플로어볼이 종목으로 선정된 이유에 대해 “모두가 단합할 수 있고,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단체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계획됐던 경기가 모두 연기돼, 차선책으로 친선경기를 계획 중이다. 최승준 교수는 “지역마다 팀이 있어 외부 경쟁 팀과 친선경기로 대체 한다”며 “이런 경기로 인해 소속감을 느끼고, 에너지를 발산하는 게 장애학생들에게 뜻깊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함께 차차차의 로고. 바람개비의 한 짝마다 각 장애인의 특성을 나타낸다. 바람이 불어야 돌아가는 바람개비처럼, 다함께 차차차가 바람과 같은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는 의미를 나타낸다(사진: 취재기자 조재민).
'다함께 차차차'의 로고. 바람개비의 한 짝마다 각 장애인의 특성을 나타낸다. 바람이 불어야 돌아가는 바람개비처럼, '다함께 차차차'가 바람과 같은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는 의미를 나타낸다(사진: 취재기자 조재민).

이외에도 미취학아동은 감각통합체육, 중증 장애인은 트램펄린, 경증장애인은 플로어볼로 분반 수업을 통해 진행한다. 종목을 정할 때는 장애학생들의 특성에 따라 선정했다. 특히 트램펄린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합한 신체활동이라고 판단했다. 뛸 수 있는 범위가 정해져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거리를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경성대 내방이 어려운 저소득층, 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범 사업으로 진행한다. 메인 교사와 보조교사들이 직접 방문해 학생의 신체활동 체육 및 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날씨가 선선해지는 11월 중에는 경성대 건학 기념관 운동장에서 ‘미니올림픽’을 진행한다. 미니 올림픽은 장애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즐길 수 있는 게임과 신체 활동으로 구성된 체육대회다. 이외에도 보디페인팅 체험부스, 에어바운스(공기를 주입해 뛰어놀 수 있도록 한 놀이기구) 등이 준비돼 있다.

최 교수는 “야외활동을 하기 좋은 날씨에 모두가 뛰어놀 수 있는 미니 올림픽은 즐겁고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하나의 피크닉 같은 축제로, 많은 분들이 찾아와서 즐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 교수는 마지막으로 “보조교사, 참여 학생들, 학부모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모두 열심히 노력해 줬기 때문에 '다 함께 차차차'가 13기를 맞을 수 있었다"며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모두 박수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 함께 차차차 같은 플랫폼이 모범이 돼 전국적으로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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