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실검 챌린지’-오프라인 ‘거리 시위’··· 민심 들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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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실검 챌린지’-오프라인 ‘거리 시위’··· 민심 들끓는다
  • 취재기자 조재민
  • 승인 2020.08.0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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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 저항, 실검 챌린지에 거리집회
‘불공정 정규직화 멈춰라’ '인국공' 집회
‘성추행 의혹’, 거리에서 ‘독서 시위’도
지난 29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민주당 독재당'이라는 검색어가 자리했다(사진: 온라인 카페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캡처).
지난 7월 29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민주당 독재당'이라는 검색어가 떴다(사진: 온라인 카페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캡처).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인국공' 정규직화 과정의 불공정, 박원순 성추행 의혹 등을 둘러싼 민심이 들끓고 있다. 온라인에선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실검 챌린지'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 도심에선 부동산정책에 반발하는 거리시위, '인국공'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가두시위, 성폭력 의혹에 반발하는 노상 독서시위까지 벌어지고 았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나라가 니꺼냐’, ‘문재인을 파면한다’ 등 특정 검색어를 노출시키는 이른바 `실검 챌린지`를 한 달째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검색어 순위에 올리기 위해 요령을 안내하는 등 인터넷 여론형성에 바쁘다.

‘6·17 부동산 대책 반대 인터넷 모임’의 한 회원은 네이버 카페에서 지난 7월 24일 ‘나라가 니꺼냐’를 네이버 실검으로 올리기 위해 글을 올렸다. 회원은 “집권 3년 만에 나라 말아먹은 문재인! 이 나라 니꺼냐! 국민 세금 등골 뽑아 돈잔치, 빚잔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무능하고 부도덕한 독재자"라고 했다.

29일에는 `민주당 독재당`을 실시간 검색어에 띄운다고 예고했다. 전날부터 29일 오후까지 이들이 올린 `문재인을 파면한다`는 문구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있었다.

네이버 카페 `6·17 규제 소급 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회원들은 이번 실검 챌린지를 주도하고 있다. 해당 카페에는 지난 7월 27일 오후 "28일 화요일 낮 2~4시 `문재인을 파면한다` 실검 챌린지"라는 제목의 공지가 올랐다.

이들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주문한 것과 같이 문재인을 파면한다고 주장하며, 당시 헌재의 파면이유를 패러디해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실검 챌린지로 검색어를 상위권에 올리기 위해 회원들이 어떻게 작업을 하면 되는지 요령을 안내했다. `띄어쓰기에 유의해야 한다` `키보드를 이용해 직접 입력해야 한다` `와이파이를 끄고 비행기 모드로, IP를 바꿔가며 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 실검 챌린지를 위한 주의사항도 공유했다.

카페 회원들은 "국민을 대표해 행정부를 감시하라는 더불어민주당은 과연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라며, `민주당 독재당`이라는 문구를 선정했다. "국민의 대표이기는커녕, 독재자 문재인의 하수인, 부역자가 되어 국민 탄압의 앞잡이질을 하는 것이 민주당의 역할이란 말인가"라고 항변한다.

이 단체는 그간 실검 챌린지를 통해 ▲김현미 장관 거짓말 ▲6.17위헌 서민 피눈물 ▲문재인 지지철회 ▲소급 위헌 적폐 정부 ▲조세저항 국민운동 ▲임대차 3법 소급 반대 ▲못 살겠다 세금폭탄 ▲3040 문재인에 속았다 등의 키워드를 차례로 실검에 올렸다.

하지만 이런 실검 챌린지는 자발적인 검색이 아니라, 인위적인 검색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법으로 여론을 왜곡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한편 실검 챌린지와 함께, 거리시위, 촛불집회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임대차 3법에 항의하는 집주인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TV뉴스 보도를 종합하면, 6·17 규제 소급 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진위원회, 임대차3법 반대모임 등 3개 단체는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파크원 빌딩 앞에서 부동산 대책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25일에 이은 두 번째 전 국민 조세저항 집회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발열 체크 후 참석 명부를 작성한 뒤 피켓 등을 배분 받아 구호 행렬에 동참했다. 단체 구호자들이 단상 위로 올라오자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사유재산 강탈 정부 △민주 없는 독재정부 △사유재산 보장하라 △법인도 사람이다 △사유재산 강탈 정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참석자들은 임대차 3법은 과도한 사유재산 침해이며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임대차보호법은 '임대차 3법' 중 하나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1일 인국공 노조가 보안검색요원 등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공정문화제'를 개최했다(사진: 더팩트 제공).
지난 1일 인국공 노조가 보안검색요원 등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공정문화제'를 개최했다(사진: 더팩트 제공).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의 보안검색요원 등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이들도 지난 1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 모였다.

한국노총 산하 인국공 노조가 개최한 ‘투명하고 공정한 정규직 전환 촉구 문화제’(공정문화제)애는 인국공 직원 800명을 포함, 취업 준비생, 대학생 등 2000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누구는 직고용 누구는 실직자 원칙 없는 정규직화 중단하라’, ‘불공정한 전환 절차 청년들은 분노한다’, ‘정규직 전환 채용 비리 엄벌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회사 측의 일방적인 정규직화 추진을 비판했다.

그간 대규모 반정부 집회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단핵 무효’를 외치는 보수단체의 5060 세대가 주도했다면, 최근 부동산 대책 반발, 인국공 사태 규탄 집회는 ‘공정’에 대한 가치의 반발로 3040 청년층이 주도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지난달 26일 서울 동대문구 외대앞역 광장에서 독서 시위가 열렸다. 사진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행 사건 항소심 공판준비기일에 맞춰 열린 기자회견(사진: 더팩트 제공).
지난달 26일 서울 동대문구 외대앞역 광장에서 독서 시위가 열렸다. 사진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사건 당시 항소심 공판준비기일에 맞춰 열린 기자회견(사진: 더팩트 제공).

지난달 26일 서울 동대문구 외대앞역 광장에선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전 수행 비서이자 성폭력 피해자인 김지은 씨가 쓴 책을 읽는 ‘독서 시위’가 열렸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전 비서 성추행 사건에 맞서, 서울 동대문구의 지역 시민단체 ‘도꼬마리’가 주관한 행사다.

아스팔트 위 돗자리에서 30분간 책 <김지은입니다>를 읽은 이들은 “박원순·오거돈·안희정 등 권력형 성범죄 사건에 답답하고 화가 나서 왔다”며 “성인지 감수성이 낮은 기성세대를 비판하고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와 연대를 표출하기 위해서 왔다”고 했다.

“내가 김지은이다”라고 주장하는 20·30대가 많아진 이유는 정·관계·법조계에 포진한 ‘86세대’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이 여러 차례 드러났기 때문이다.

취업 준비 중인 여성 김 모(26) 씨는 “대통령이 안희정 전 지사 모친상에 조화를 보내고, 성폭행 가해자 장례식에 공인들이 단체로 추모하는 모습에 분통이 터졌다”고 했다.

계속되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등 잇단 부정적 이슈에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어 여당 지지율도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현시점에서 민심을 잡지 못하면 조기 레임덕(정치 지도자의 집권 말기에 나타나는 지도력 공백 현상)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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