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여름 시작’... 장마 끝나고 폭염주의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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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여름 시작’... 장마 끝나고 폭염주의보 찾아왔다
  • 취재기자 조재민
  • 승인 2020.07.3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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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장맛비 열흘은 더 올 예정··· 뒤엔 폭염 찾아와
올여름 ‘폭염·열대야’ 일수 평년보다 2배 많을 것
경남지역에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될 전망이다(사진: 취재기자 조재민).
경남지역에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될 전망이다(사진: 취재기자 조재민).

한 달여 장마가 끝난 30일 부산은 구름이 조금 낀 가운데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토요일인 8월 1일에도 부산은 낮 최고기온이 30도, 일요일인 2일은 29도까지 올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부산은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22.8도를 기록했고, 낮 최고기온은 전날보다 2~3도 가량 높은 30도까지 올랐다. 부산은 기습폭염에 해운대 해수욕장과 송정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피서객 맞이 준비를 서둘렀다.

경남지역에도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통영·거제·남해·고성을 제외한 도내 14개 시군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폭염주의보는 체감온도가 이틀 연속 33도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할 때 내려진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부산 지역 장마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북태평양고기압 등 주변 기압계의 큰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장마철이 지난 후에도 소나기나 기압골에 의한 비는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30일 대전지역에 200㎜가 넘는 폭우를 쏟아 낸 독한 장마가 내달 10일까지 중부지방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역대 가장 긴 장마 덕에 땅이 식어 8월 폭염은 예상과 달리 평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부지방과 달리 제주도는 28일 사실상 장마철이 종료됐고, 남부지방은 31일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부·울·경 지역의 이번 장마철 강수량은 30일 오후 5시 30분까지 670.1㎜로,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많은 기록이었다. 제주의 경우 6월 10일 장마가 시작돼 28일까지 49일을 기록해, 1998년 장마의 47일을 넘어섰다. 이로써 올해 장마는 역대 가장 긴 장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부지방의 경우 내달 11일까지 장맛비가 올 경우 49일로, 역대 1위인 2013년과 같아진다. 장마 기간이 길어지면서 7월의 평균기온(22.5도)은 평년(1981~2010년 30년 평균)보다 2도 낮은 수준으로, 1973년 이래 48년 가운데 45위이다. 최근 5년 기준 7월 평균기온 평균은 25.6도였다.

올 7월의 기온이 선선하고 장마철이 길어진 것은 북극의 이상고온 현상과 대기의 교통체증이라 불리는 ‘블로킹 현상’으로 한반도 주변에 찬 공기가 정체됐기 때문이다. 또 북극 고온 현상으로 우랄산맥과 중국 동북부에 고압대가 발달해 동서로 흐르는 제트기류(하늘 위에 흐르는 공기의 흐름)가 약해지면서 찬 공기가 남하해 우리나라 주변에 머무른 것이다.

이 찬 공기에 막혀 북태평양 고기압이 쉽게 북상하지 못하면서 장마 기간이 길어졌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이에 따라 8~9월 폭염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을 이날 내놓았다. 기상청은 애초 지난 5월 여름철(6~8월) 예보에서 올해 폭염일수는 20~25일, 열대야 일수는 12~17일로 평년보다 2배 이상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폭염이 예상보다 약해진 것은 장마 기간이 길어지면서 땅에 복사에너지가 쌓일 기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여름 폭염을 일으키는 두 주역인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이 늦어졌다.

기상청은 “7월 하순부터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 티베트 고기압이 중국 지역의 오랜 강수로 지면 가열이 억제돼 확장되지 못했다”며 “엘니뇨(난류가 흘러드는 현상), 라니냐(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저수온 현상) 등 해역 수온의 중립 상태가 지속돼 서태평양 대류 활동이 지연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북쪽 확장도 억제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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