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노벨' 불법 스캔해 공공연히 '도둑질'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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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불법 스캔해 공공연히 '도둑질' 영업
  • 취재기자 정혜리
  • 승인 2016.05.0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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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벚꽃도서관', 유료회원제 운영..."서버 해외에 있다" 소비자 현혹
▲ 불법 사이트의 메인 화면(사진: 홈페이지 캡쳐).

정식 출간된 도서를 불법 스캔해서 인터넷에 올려 공유하는 사이트가 나타났다. 이 사이트는 불법 스캔한 책으로 유료회원제를 운영하고 있기까지 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이 불법 책 스캔 사이트에서 취급하는 도서의 장르는 바로 ‘라이트 노벨.’ 라이트 노벨은 일본의 서브컬처에서 태어난 소설 종류의 하나로 영어 단어 Light와 Novel을 조합한 단어다. 현재는 영어권에서도 일본의 독자적 소설 장르를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연애, SF, 판타지,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를 포함해 가볍게 읽히는 소설을 뜻한다.

라이트 노벨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표지 및 삽화에 애니메이션 풍의 일러스트를 많이 사용하는 소설이다. 주로 중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를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는데, 요즘은 30대까지 넓게 팬층을 넓혀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대형 만화 출판사 3사와 장르 문학 출판을 전문으로 하는 출판사들이 주도한다. 라이트 노벨은 꾸준하게 인기가 높아지더니, 일본 수입 소설 외에 우리나라에서 만들어낸 한국산 라이트 노벨이 출간되고 있으며, 대형서점에는 라이트 노벨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을 정도다.

▲ 불법 사이트는 홈페이지 첫화면에서 이용방법이 소개되고 있다(사진: 홈페이지 캡쳐).

그런데 이런 라이트 노벨의 인기를 타고 정식 출판된 작품을 불법 스캔해 사이트에 올려 놓는 행위가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불법 사이트의 이름은 ‘벚꽃 도서관’이다. 이 사이트는 홈페이지 첫머리에 “벚꽃 도서관은 현존하는 라이트 노벨을 전부 스캔하여 저장하는 것을 목표로 개설된 자료실”이라며 도서 불법 스캔을 공공연히 알리고 있다. 또 “2007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에 발매된 라이트 노벨을 전부 스캔화하는 것이 진행 중이며, 절판되어 구하지 못하는 도서들까지 전부 찾아내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스캔화시켜 보존하고 있다”고 내세우고 있다. 나아가 이 사이트는 “벚꽃 도서관은 국내에 발매된 라이트 노벨만을 취급합니다. 발매되지 않는 원서를 번역하는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마치 국내에서 출간된 도서를 스캔 후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는 불법이 아닌 듯한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이 불법 사이트가 더욱더 큰 문제인 이유는 유료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료회원제는 회원들이 기본 1만 원을 포인트로 충전하고 그 포인트로 도서 스캔본을 다운로드하는 시스템이다. 출간된 도서의 저작권은 출판사에 있는데 이 사이트 운영자는 자신의 소유가 아닌 남의 것을 훔쳐다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사이트는 공지사항을 통해 “서버가 해외에 위치해 경찰 수사가 불가능하며 폐쇄 처리도 되지 않는다”라며 이용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 이 사이트는 "닫힐 염려는 없나요?" 라는 Q&A를 홈페이지 첫화면에 입력해 놓았다. 그 답으로 이 사이트는 서버가 해외에 있어 수사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사진: 홈페이지 캡쳐).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네티즌들은 다 함께 분노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동인계의 소라넷인가”라며 불법사이트를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라이트 노벨 출판사들끼리 연합해서라도 '조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평소 라이트 노벨을 즐겨 보는 김호연(21, 서울시 양천구) 씨는 “라이트 노벨을 사랑한다면 사서 봐야한다. 다른 책에 비해서 가격도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라이트 노벨 도서는 6,000~7,000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소설가 지망생 정지윤(33,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우리나라는 저작권 인식이 너무 낮은 것 같다”며 “불법 스캔은 엄연한 도둑질”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네티즌들은 불법 사이트 존재를 각 출판사에 알리는 운동도 진행 중이다. 라이트 노벨 전문 브랜드 시드노벨을 운영하는 디앤씨미디어는 “불법 사이트의 존재를 알고 있다.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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