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부모 찬스’? 딸에게 A+ 주고 대학원 합격까지··· 연세대 교수의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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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부모 찬스’? 딸에게 A+ 주고 대학원 합격까지··· 연세대 교수의 비리
  • 취재기자 조재민
  • 승인 2020.07.1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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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개교 이래 첫 감사... 학사·회계 비리 무더기 적발
사립대 각종 비리 비일비재··· 2021년까지 종합감사 진행
교육부는 연세대학교와 홍익대학교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14일 공개했다(사진: 더팩트 제공).
교육부는 연세대학교와 홍익대학교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14일 공개했다(사진: 더팩트 제공).

딸에게 자신의 강의를 수강하라고 한 뒤 최고 성적(A+ 학점)을 부여한 연세대 교수가 교육부 감사에서 적발됐다.

교육부는 연세대학교와 홍익대학교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지난 14일 공개했다. 두 학교가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은 것은 개교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연세대의 한 교수는 2017년 2학기 회계 관련 강의를 담당하면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던 대학생 딸에게 수강을 권유하고 최고 성적(A+ 학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딸과 함께 사는 자택에서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정답지를 작성했다. 또 성적 산출자료도 따로 보관하지 않는 등 감사를 피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대학원 입학전형 과정에서 평가위원 교수 6명이 주임교수와 사전 협의, 정량평가에서 9위였던 동료 교수의 딸을 서류심사 5위로 끌어올려 구술시험 기회를 부여한 것도 적발됐다.

평가위원 교수들은 서류심사를 1, 2위로 통과한 다른 지원자 2명의 구술시험 점수를 각각 47점, 63점으로 부당하게 낮게 평가했다. 이후 동료교수 딸에게 구술시험 점수 100점 만점을 줬다. 결국 동료교수 딸은 ‘부모 찬스’로 서류심사를 통과하고, 대학원 신입생으로 최종 합격했다.

교육부는 자녀에게 학점을 부당하게 부여한 교수와 대학원 신입생 부당 선발에 관여한 교수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 해임, 파면, 정직 등에 해당하는 중징계 처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연세대는 회계비리도 대거 적발됐다. 연세대 내 주요 보직을 맡은 교수들은 별도의 증빙 없이 총 10억 5180만 원을 법인카드로 사용했다.

연세대 부속병원 소속 교수 등은 유흥주점, 단란 주점에서 45차례에 걸쳐 1669만 원, 골프장에서 2억 563만 원을 법인카드로 부당하게 사용했다. 연세대는 이번 종합감사에서 총 86건을 지적받아 26명이 중징계를 받게 됐다.

사립학교법 위반,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 등으로 8건이 고발됐다. 또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4건이 수사 의뢰되는 등 다른 대학 종합감사 때보다 많은 사항이 적발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세대가 지적사항이 많은 것은 종합감사를 받은 것이 개교 이래 처음이기 때문”이라며 “그간 다른 학교는 종합감사는 받지 않더라도 회계감사라도 받았지만, 연세대는 회계감사도 받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교육부는 홍익대와 학교법인 홍익학원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도 발표했다.

홍익대 교수 4명은 학술연구진흥비를 신청하기 위해 제자의 학위논문 요약본을 학술지에 게재하고, 연구성과물로 제출한 뒤 1600만 원을 부당하게 수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또 학교법인 홍익학원은 토지 49필지에 부과된 재산세 6억 2000만 원을 법인회계로 내야 함에도 학생들의 등록금 등으로 조성한 교비회계에서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시설물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교내 사고 위험이 있는 홍익대는 옹벽 등 63개 시설을 재해 취약시설로 지정하지 않고 정기 점검도 하지 않았다. 일부 건물의 외벽 표면이 벗겨져 벽돌 낙하 우려가 있는데도 보수 등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처럼 국내 사립대학들의 비리는 비일비재하다. 앞서 지난달 세종대 종합감사에서도 학교 법인 임원이 업무추진비 2000여만 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퇴직자에게 ‘황금 열쇠’를 지급하는 등 각종 비리와 부조리가 드러나 학생들의 원성을 샀다.

장학금 지급에서도 비리 사실이 드러났다. 세종대는 성적 기준에 미달한 학생에게도 성적 우수 장학금을 지급했다. 학생 28명에게 지급한 학생지원비 1300만 원을 장학금으로 처리한 것이다. 이는 대학 평가 등에 반영되는 장학금 지급 실적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편 이번 종합감사는 지난해 6월 주요 16개 사립대 종합 감사계획에 따른 것이다. 1, 2호 타깃이 연세대와 홍익대였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 학생 수 6000명 이상, 개교 이래 한 번도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경희대 등 16개 사립대에 대해 2021년까지 종합감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교육부는 7월 13일부터 24일까지 서강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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