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위력 속 성추행, 안희정·오거돈 사건 때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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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위력 속 성추행, 안희정·오거돈 사건 때도 지속”
  • 취재기자 조재민
  • 승인 2020.07.1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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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고소인 측 13일 기자회견 주장... 진실규명 요구
한국성폭력상담소, “위력 의한 비서 성추행 사건” 규정
오늘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한국 여성의 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A씨측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 여성의 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건 내용을 밝히며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혐의로 고소한 서울시 직원 A 씨 측은 “지난 4년간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고 주장했다. A 씨 측은 13일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 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A 씨 측을 대리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본 사건은 박원순 시장의 위력에 의한 비서 성추행 사건”이라고 명시하며 “피해자는 오랜 고민 끝에 고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시간 외에도 전형적인 위력에 의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음란한 문자 발송 등 수위가 점점 심각해졌다”고 주장했다. 또 “부서 변경을 요청했으나 박 시장이 승인을 하지 않아 불가했다”고 설명했다.

A 씨가 곧바로 고소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이 소장은, “A 씨가 서울시 내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박원순 시장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단순 실수로 넘어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가 부서를 옮긴 뒤에도 성폭력 피해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국여성의전화·한국성폭력상담소는 “수사와 재판을 제대로 거쳐서 가해자는 응당한 처벌 받고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려 했으나 모종의 경로로 수사상황이 시장에게 전달됐고, 피 고소인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피해자는 온오프라인 2차 피해로 더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박 시장은) 어떠한 형태로도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어야 함에도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김으로써, 피해자의 책임은 종결된 것 아니냐는 일방적 해석이 엄청난 심리적 압박으로 가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 장례위원회는 "고인 관련 오늘 기자회견을 재고해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장례절차가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기자회견이 열릴 경우 유족 등이 느낄 심적 부담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장례위는 "오늘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세상의 모든 것에 작별을 고하는 중"이라며 "부디 생이별의 고통을 겪고 있는 유족들이 온전히 눈물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아래는 고소인 A 씨의 입장문 전문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련했습니다.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맞습니다. 처음 그때 저는 소리 질렀어야 하고, 울부짖었어야 하고, 신고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그랬다면 지금의 제가 자책하지 않을 수 있을까, 수없이 후회했습니다. 긴 침묵의 시간, 홀로 많이 힘들고 아팠습니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습니다.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습니다. 힘들다고 울부짖고 싶었습니다. 용서하고 싶었습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습니다. 죽음, 두 글자는 제가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에도 입에 담지 못한 단어입니다.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실망스럽습니다. 아직도 믿고 싶지 않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50만명이 넘는 국민들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제가 그때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한번 느끼고 숨이 막히도록 합니다. 진실의 왜곡과 추측이 난무한 세상을 향해 두렵고 무거운 마음으로 펜을 들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하지만 저는 사람입니다. 저는 살아있는 사람입니다. 저와 제 가족의 고통의 일상과 안전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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