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더 좁아진 취업문...지방대생, 블라인드 면접·지역균형인재 법안에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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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더 좁아진 취업문...지방대생, 블라인드 면접·지역균형인재 법안에 희망
  • 취재기자 구도연
  • 승인 2020.07.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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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학원, 취업 활동 스펙, 수도권에 집중돼 지방은 상대적 불리해
정부가 블라인드 면접 요구하지만 지방대 취업 증가 효과는 미미
지방대생들, 공정한 공무원시험과 지역균형인재 육성 법안에 기대

최근 지방대생들은 코로나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운 취업 문제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직 학벌 중심적인 관념이 남아있는 대한민국에서 지방대생이라는 것은 코로나로 경기가 어려워진 취업 전선에서 더 큰 취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지방대생들은 수도권 학생들에 비해 취업에서 불리하다고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지방대생들은 수도권 학생들에 비해 취업에서 불리하다고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국내 지방대에 재학 중인 정 모 씨는 취업할 순간이 점점 다가오자 기대감보다는 불안감이 가득하다. 정 씨는 “주변에 좋은 조건으로 직장을 구한 지인들을 보면 대부분은 수도권에서 대학을 나왔다. 그들을 보면 지방대를 다니는 나만 점점 뒤처진다는 생각이 든다”고 불안한 마음을 보였다. 부산 지역 전문대학에 재학 중인 박다연(21, 부산시 북구) 씨는 취업을 코앞에 두고 있다. 박 씨는 “그렇지 않아도 취업 자체의 두려움도 있는데, 면접 시 내 학력이 무시당하거나 지방대라는 이유로 같은 조건을 가졌더라도 수도권 대학을 나온 다른 사람이 합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점점 나를 불안하게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취업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런 지역 불균형에 대한 대책으로 2017년 7월 모든 공공기관에 블라인드 채용 도입을 의무화했다. 채용 과정에서 학력, 출신 지역, 성별 등을 가림으로써 공정한 경쟁을 통해 차별을 최소화하기 위함이었으나, 고용노동부의 현황 분석 결과, 블라인드 채용 도입 이후 대졸 입사자 7101명 중 비수도권 출신은 55.6%(3974명)로, 도입 이전인 55.7%(5594명 중 3226명)보다 소폭 하락했다.

왜 입사자의 정보 공개를 최소화하였음에도 지방대생의 취업률이 더 하락했을까? 일부에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취업 준비 환경 격차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공모전 등과 같은 대외활동이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취업 관련 학원들도 수도권 주변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수도권 학생들의 취업 준비 기회가 더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것.

이런 불리한 현실 속에서 처음부터 취업을 포기하고 창업이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지방대생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산 지역 사립대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자윤(21, 부산 북구) 씨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휴학을 고민하고 있다. 김 씨는 “지방대생이라는 위험 요소를 감수하고 취업 준비를 하는 것보다 출신 지역이나 학벌을 따지지 않는 공무원 준비를 조금이라도 일찍 하는 것이 더 가능성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민주당 도종환 국회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자신의 1호 법안으로 지방대학과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도 의원은 이번 개정안이 국가균형발전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에 대한 소식을 들은 지방대생 강 모 씨는 “이 법이 통과되면 지방대생도 조금은 안심하고 취업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할 수만 있다면 대외활동 관련 법안도 고민해봐 줬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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