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흡연 공해가 도를 넘었다...흡연자들 "차라리 흡연부스 마련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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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흡연 공해가 도를 넘었다...흡연자들 "차라리 흡연부스 마련해 달라"
  • 취재기자 조영준
  • 승인 2020.07.0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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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흡연자들, 길거리 흡연 냄새 피해 돌아가기 일쑤
흡연자들, "비흡연자들 괴롭힐 의도 없다" 토로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주부 최미정(42, 부산시 동래구) 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 근처 골목길로 지나가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바로 길거리 흡연 때문이다. 최 씨는 “아이들 손을 잡고 구석진 골목길로 지나가면 흡연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금연이라고 표시가 되어있는데도 왜 그곳에서 흡연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산시 동래구 안락동 일대에는 다양한 학군, 도시고속도로, 아파트, 주택가들이 위치해있다. 아파트와 주택가들 사이에 수많은 골목길이 존재하지만 별도의 흡연공간이 없어 많은 흡연자들이 길거리에서 흡연한다.

길거리 흡연으로 인해 도보로 등하교하는 안락동 지역 학생들은 불쾌감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주택가 사이의 골목길로 등교하면 학교에 빨리 도착할 수 있지만, 골목에서 흡연하는 사람들로 인해 일부러 골목을 피해 먼 길로 학교를 가는 학생들도 있다. 중학생 조정희(16, 부산시 동래구) 양은 “담배냄새를 정말 싫어하는 편인데 등굣길에 담배 피는 사람을 만나면 옷에 담배냄새가 배는 것 같고 정말 불쾌하다”고 말했다.

길거리 흡연이 비흡연자들에게는 고역이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길거리 흡연이 비흡연자들에게는 고역이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불쾌감을 느끼는 건 비흡연자인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주부 김미숙(50, 부산시 동래구) 씨는 근처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나 안락동 인근에서 모임을 할 때 길거리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난다. 김 씨는 “걷는 것을 좋아해서 멀지 않는 거리는 걸어가는 편인데 길거리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심지어 학생처럼 보이는 아이들도 삼삼오오 모여서 흡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흡연자들은 비흡연자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마땅히 흡연할 장소가 없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학생 최재우(24, 부산시 동래구) 씨는 “사람들이 잘 지나다니지 않는 곳에서 흡연하려고 노력하지만 담배 한 개비를 피기 위해 집에서 멀리 가는 것은 힘든 것 같다. 아파트 단지 근처에 작은 흡연부스라도 설치해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며 흡연자들도 비흡연자와의 갈등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비흡연자들을 의식해서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흡연하는 직장인 조경종(53, 부산시 동래구) 씨는 흡연자들을 위한 별도의 흡연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조 씨는 “하루아침에 흡연자들이 금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흡연자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설치하면 좋을 것 같다. 비흡연자들은 길거리에서 담배연기를 안 맡을 수 있고 흡연자들은 비흡연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조금은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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