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캣맘 논쟁..."불쌍하고 안타깝다" vs "개체수 늘어나고 환경 지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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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캣맘 논쟁..."불쌍하고 안타깝다" vs "개체수 늘어나고 환경 지저분"
  • 취재기자 김민지
  • 승인 2020.07.07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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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맘들, "뼈만 앙상한 길고양이 불쌍해서 돕기 시작"
캣맘 동조하고 응원하는 시민들도 의외로 많아
반대 주민, "캣맘 활동으로 길고양이 개체수 증가는 문제"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주인이 없는 길고양이와 그런 길고양이를 보살펴주는 ‘캣맘’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부산시 사상구 모라동 또한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모라동 주민들은 길고양이의 개체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늘 다니는 길목에서 길고양이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 대학생 이수빈(21, 부산시 사상구) 씨는 “예전에는 동네를 다니면 많아도 길고양이를 두, 세 마리밖에 못 만났는데 최근에는 하루에 다섯 마리나 만난 적도 있어 새삼 길고양이 수가 많이 늘어난 걸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길고양이 캣맘 활동을 두고 찬반 논쟁이 뜨겁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길고양이 캣맘 활동을 두고 찬반 논쟁이 뜨겁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길고양이가 늘어나자, 이들을 보살펴주는 캣맘들도 여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캣맘들이 매일 길고양이의 밥을 챙겨주거나 보금자리를 마련해주는 모습을 주민들은 쉽게 접할 수 있다. 주민 이아영(21, 부산시 사상구) 씨는 “캣맘들은 하루에도 한두 번 정도는 사료와 물을 갈아주고 보금자리마저 신경을 쓰고 있어서 대단한 정성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캣맘들은 왜 어떻게 길고양이들을 보살피게 되었을까? 한 캣맘은 제대로 밥을 먹지 못해 뼈가 보일 정도로 말랐거나 비 올 때 보금자리가 없어 흠뻑 젖은 채로 돌아다니는 길고양이의 모습이 안쓰러워 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 캣맘으로 활동 중인 최은영(48) 씨는 “길고양이들을 돌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고 뿌듯함을 많이 느끼기도 한다. 내가 이 동네를 이사 가기 전까지는 계속 고양이들을 돌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캣맘의 활동을 보고 덩달아서 길고양이를 보살펴주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한다. 회사원 김모 씨는 “원래 고양이를 좋아했지만 도와주거나 보살펴 줄 방법을 몰라서 아무 것도 못 했는데, 캣맘이 길고양이들을 도와주는 것을 보고 지금은 나도 간단한 간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캣맘의 활동을 누구나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김희식(52, 부산시 사상구) 씨에 따르면, 길고양이에게 간식이나 밥을 준 후에 생긴 쓰레기를 제대로 치우지 않고 가는 사람이 꽤 많다고 한다. 김 씨는 “동네 길거리나 화단에 길고양이 간식이나 밥을 준 후에 생긴 쓰레기가 많다.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은 괜찮지만, 고양이들이 모이고 동네가 지저분해지는 것이 문제"라고 전했다.

캣맘들이 길고양이를 보살펴줌으로써 개체 수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주민들도 많다. 길거리에 나돌아다니는 길고양이들의 배설물이나 한밤에 울면서 잠을 깨우는 행위 등이 개체 수 조절이 되지 않아 생긴 일이라는 것. 주민 이 모 씨는 “길고양이 개체 수가 너무 늘어나 감당하기 힘들다. 캣맘들이 개체수 증가에 대한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길고양이만 돌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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